농사를 짓는 농부의 손은 다양한 모양·색깔·소리·냄새·맛을 연출해내는 설치가요, 화가요, 음악가요, 요리사가 아닌가 한다. 쟁기질 해놓은 논바닥을 써레질해 모를 심는 모습에서, 두건을 쓰고 밭을 매는 아낙네에게 이랑을 열어주는 콩잎에서, 논 물꼬에서, 또는 순수 길러낸 농산물에서 모양이 생겨나고, 색깔이 묻어나고, 소리가 나오고, 냄새가 베어나고, 맛이 느껴지는 농부의 손에서 연출되는 ‘농사는 종합예술’이다. 자연스럽게 지형에 따라 구부러진 둑을 하며 황토색과 회색빛을 띄운 각양각색의 모자이크를 한 들녘에 농산물을 가꾼 농사는 비교할 수 없는 표현의 아름다움의 극치와 예술의 경지를 보여준 명작이 아닌가 한다. 우리는 늘 보면서도 항상 느끼면서도 가꾸는 사람은 물론, 경치를 봐라보는 순간의 그때뿐인 감탄만 자
기자수첩
영암신문
2009.06.15 1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