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신덕정 출생 ·인익스플랜 대표 ·본사 안산시 명예기자)

인간은 처음 정착생활을 어패류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바닷가나 강, 천이 있는 곳에서 했다고 한다. 물길을 이루고 있는 강이나 천은 각종 물고기는 물론, 각종 수생식물 및 파충류인 개구리나 곤충인 잠자리, 또는 철새들이 자라고 노니는 곳이다. 강이나 천은 인간은 물론, 여러 동물이나 식물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젖줄이다.

영암의 강은 예전에는 숭어·운저리 등 고기를 잡기위해 그물을 치는 개매기배나, 젓갈이나 농산물을 실어 나르는 황포돛배를 볼 수 있었던 바닷물이 드나들던 곳이요, 천은 백로가 백의자락 나부끼며 물고기사냥을 하는 곳이요, 어릴 적 물장구치며 가제·피라미를 잡으며 해가지도록 놀았던 추억의 놀이터다. 영암 기찬뜰의 중심을 가로지르고 있는 모습이 마치 거대한 용이 꿈틀거리고 있는 것 같은 영산강과, 별빛을 머금고 달빛을 안으며 영암천·망호천·덕진천·구림천·월산천 등 여러 천들이 월출산의 정기, 신기를 여기저기 적셔주며 영산강으로 흐르고 있는 별빛, 달빛천이요, 기천이다. 달빛 고장, 기의 고장의 기찬뜰에 흐르는 강이나 천에 그 지역의 특징, 즉 역사나 풍습·풍속 등 생활문화의 이미지를 담아 생태하천·녹지조성·오색폭포·산책로·휴식공간이나 문화공연 등의 ‘문화가 흐르는 강이나 천’으로 거듭나도록 하자. 자연이 만들어낸 자연그대로의 모습을 따르고 지키면서 보다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문화가 곁들어져 숨쉬는 또 하나의 감동의 물결이 졸졸 흐르도록 하자.

월출산 작은골의 계곡물이 용추폭포에 조성된 기찬랜드를 지나 망호천으로 흐르고 있다. 망호천의 시발지인 계곡위쪽의 산중턱에는 원형의 조형물을 달이 떠있는 듯 설치하고, 기찬랜드 아래의 물길에는 수중조명을 설치해 달빛, 별빛이 마치 주렁주렁 열려있는 박을 보는 양, 은하수가 흐르는 것 같이 달빛 천, 별빛 천을 연출해보자.

또한 천변에 달빛광장을 조성하여 달빛노래를 하고, 달빛 춤을 출 수 있는 수변문화공간을 만들어보자.

옛 모습을 볼 수 없는 영산강부지에 해바라기가 활짝 피었다 한다. 계절에 따라 유채꽃, 메밀꽃, 코스모스, 들국화, 쑥부쟁이 등을 심어 추억의 길, 향기의 길, 걷고 싶은 산책길을 조성해 고향의 향수를 자아내겠다고 한다.

이젠 예전에 갈대숲에서 노니는 개개비소리를 들으며 노를 젓는 뱃사공은 볼 수는 없어도 용처럼 꿈틀거리는 듯한 영산강변에 여러 식물을 심는 일은 ‘물결따라 문화가 흐르게’하는 일이요, 아름다운감동을 선사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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