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무더위로 여름나기가 힘든 요근래 메가톤급 뉴스가 연일 터지면서 짜증을 더 해준다.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보여주는 일련의 사건들은 성실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서민들에게 삶의 의욕마저 꺾어버리고 있으니 이를 어찌할 것인가. 눈 감고, 귀 틀어막으며 살 수도 없으니 말이다. 두산그룹 ‘형제의 난’을 통해 드러난 인간의 끝없는 욕망, 안기부의 불법도청으로 불거진 정·경·언의 유착관계는 우리나라의 현 주소를 또 한번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못내 씁쓸한 마음일 뿐이다. 남달리 끈끈한 가족애로 109년 전통을 자랑하던 국내 최고(最古)의 재벌이 형제간의 재산 분쟁으로 결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집안의 재산 싸움이 재벌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은 새삼스러울 것도
세월이 갈수록 다산(丁若鏞:1762~1836)의 학문에 대한 연구작업이 활발하다. 그 중에서도 다산연구소(이사장 박석무)가 국내에서는 독보적이다. 다산연구소가 풀어쓴 ‘다산이야기’ 한 가지를 옮겨보자. 1801년 신유교옥(辛酉敎獄)에 우의정이라는 높은 정승의 지위에 올라 권력을 휘두르며 온갖 위세를 부린 서용보(徐龍輔 : 1757-1824)라는 사람과 다산과의 악연에 대한 얘기다. 이 사연을 보면 권력이 얼마나 허망하고 역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 정조의 죽음으로 벽파가 집권하자 시파이던 다산 일파들은 몰락하는데, 모든 대신이나 재판 관여자들이 다산을 석방하자고 했으나 벽파로 권력의 절정에 있던 서용보가 우기는 바람에 다산은 석방되지 못하고 멀고 먼 귀양지에서 18년을 보
전남도가 야심차게 추진해왔던 J프로젝트가 비틀거리고 있다. 아니 어쩌면 엎어질 지경에 이를지도 모를 일이다. 한달 후 ‘재심의’라는 여운을 남겨뒀지만, 아직 확신할 순 없다. “큰 판을 벌이겠다”던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은 한갓 사탕발림이었단 말인가. 전남도를 방문해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던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의 잇따른 행보도 하나의 제스처에 불과했단 말인가. 물론 환경단체의 반대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은 간다. 하지만 정부가 ‘낙후지역 개발’이라는 강력한 의지의 표출로 서남해안개발사업을 치켜들고 국무총리실에 관련기구 현판식까지 가졌던 것 아닌가. 여기에 발맞추어 전남도 역시 전남개발공사를 비롯한 실무팀을 구성, 만반의 준비태세에 들어간지 오래다. 국내외 6개 그룹 18개 투자
가까스로 수습에 나서긴 했지만, 후끈 달아오른 얼굴은 지금도 뜨겁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그곳에 몸을 숨기고 싶었던 솔직한 심정이었다. 연이어 터진 신문의 오류를 지켜보면서 지나온 20년의 세월이 부끄럽기까지 했다.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한순간의 실수는 지금도 이겨내기가 버거울 정도다. 죄스러움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있겠으며, 또한 그 창피스럽고 자존심 상한 마음을 어찌 다 드러낼 수가 있겠는가. 다행스럽게도 피해 당사자들이 나서 등을 도닥거려 주심에 겨우 추스르고 있지만, 그 부끄러움은 평생의 거울로 삼고자 한다. 아무리 변명한들 무슨 여지가 있겠는가. 더 이상의 실수 없는 일이야말로 그 분들에게 죄 닦음을 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말이다. 그렇다. 항상 이맘때면
성난 농민들이 또 길거리로 나섰다. 트랙터를 몰고나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쌀 협상’ 무효화 하고 국회비준을 반대하라는 절규가 월출산에 까지 메아리 쳤다. 앉아서 그냥 당할 수만 없다는 처절한 몸부림이 지역 국회의원 연락사무소까지 이어지고 있다. 벌써 나흘째다. 비단 이 지역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다. 전국 곳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논·밭에 심어진 작물을 갈아엎어 보기도 하지만 여전히 메아리는 온데간데 없다. “쌀농사를 그만두면 뭣하란 말이냐”고 울부짖어 보지만 누구하나 명쾌한 대답이 없다. 머리 써 밭작물에 손을 대보지만 역시 낭패다. 원인은 과잉생산이다. 이리저리 헤매도 갈 곳이 없다. 이를 두고 ‘사면초가’(四面楚歌)라 했던가. 하늘이 무심할 뿐이다. 일찍이 다산 정약용은
자민련 김종필(JP)총재의 정계은퇴 선언으로 ‘3김’ 시대가 역사적 막을 내린 것은 지난 2004년 4월 총선 직후.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호남에서 DJ계승을 외쳤고, JP는 ‘충청이여 다시 한번’을 호소했지만 유권자의 호응을 얻는 데 실패했다. 결국 영원한 2인자 JP는 은퇴의 변을 통해 “노병은 죽지 않지만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라고 했다. 3김의 종말은 한국정치의 질적인 변화를 요구한 유권자들의 반란이었다.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면서 요동치던 한국 현대사에서 3김은 강인한 생명력을 키워왔다. 워낙 거친 세파를 겪으며 오뚝이 인생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심성에 3김은 적절히 파고들었다. 이들은 지역주의의 최대 수혜자였던 셈이다. 지난 80년 ‘서울의 봄’을 맞아 서로 대립하다 전두환
조합장 선거가 미암농협을 시작으로 본격 막이 올랐다. 올해보다는 내년 초 집중적으로 이뤄질 조합장 선거는 곧바로 이어지는 지방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미쳐왔던 점에 비춰 연내에 치러지는 조합선거 분위기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과거 조합선거 행태는 향응제공, 금품매수, 흑색선전 등 온갖 불법·탈법적인 행위가 공공연하게 저질러졌음을 부인할 순 없다. 이런 탓에 후보자들의 금품매수 행위에 길들여진 조합원들은 이번에도 은근히 ‘돈봉투’를 원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위탁관리가 처음 도입됨으로써 과거와 다른 엄격한 선거관리가 기대된다. 특히 이번 조합장 선거부터 지난 17대 총선에서 등장한 거액의 신고포상금 제도가 도입될 것으로 보여 과거와는 사뭇 다른 선거문화가 예상
듣자하니 요즘 '전사모'라는 게 뜨고 있단다. 내용인즉, 2003년 10월에 만들어진 인터넷 카페 ‘전사모’(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최근 텔레비전 드라마가 화제가 되면서 회원수가 크게 늘어 지금까지 3천300여명의 회원이 가입했다고 한다. 이 카페에는 전 전 대통령의 프로필, 취임식 동영상 등 일반적인 자료도 있지만 전 전 대통령을 미화하고 찬양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더구나 ‘전사모’ 운영자는 최근 회원들에게 보내는 글에서 “전 대통령이 다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방송에서는 잘못한 부분만 비추고 그의 업적은 절대 안 비춘다”며 “많은 분들이 모여 큰 힘이 될 때, 촛불집회도 하고 그분에 대한 사면복권에도 힘쓸 것”이라고 했단다. 찬양 일변도의 글도 모자라
전남도가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J프로젝트(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건설사업)의 사업구상을 밝히고, 각계의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갖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이르면 내년 말께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이란 전망과 함께 재원조달 방식도 구체적으로 제시돼 전남도의 야심찬 청사진이 현실적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이로써 시범사업 대상지가 최종 결정이 나는 다음달 말 이후에는 사업추진이 보다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인다. 우선 문화관광부는 이달 안에 시범사업 선정기준안 마련과 기업도시위원회 발족을 마치고, 평가기준을 확정한 뒤 다음달 말까지 최종 대상지를 확정지을 계획이다. 이에 앞서 전남도는 문화관광부에 영암군 삼호읍·해남군 산이면 일대 3천만평을 대상으로 하는 J프로젝트 시범사업
몇해전 조창인의 소설 ‘가시고기’가 세상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적이 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이 소설은 이혼 후 아들을 버리고 훌쩍 떠나버린 엄마를 대신해 백혈병에 걸린 아들을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는 다움이 아빠의 사랑 얘기다. 아들 다움이의 골수이식 수술에 필요한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신장을 팔기로 한 아빠. 하지만 불행하게도 신장을 팔기 위해 병원에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아빠는 간암 말기 판정을 받게 되고, 그래서 신장을 팔 수 없게 된다. 자신이 가진 병엔 아랑곳하지도 않고 오직 다움이를 위해 결국 자신의 눈 각막을 팔아서 아들을 수술 받게 한다. 그러는 사이 아빠는 고통 속에서 점점 죽어간다. 그런 모습을 아들에게 보여주지 않으려고 아들을 엄마가 있는 프랑스로 떠나보내고 아빠는
요즘 정치드라마 ‘제5공화국’이 안방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0·26 사태 이후 12·12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전 대통령 시기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5월을 맞아 전라도 사람들에게 또 한번의 회한을 안겨주고 있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실존인물 들이 대거 등장하고, 특히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드라마를 통해 전국에 방영될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실 5.18 광주민중항쟁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고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받기 까지는 너무나 지난(至難)한 세월이 흘렀다. 피의 댓가 치고는 너무 많은 고통의 세월을 흘러 보내야 했던 것이다. 아직도 풀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긴 하지만 오늘 이만큼에 이르기까지는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폭
함평 나비축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있어 타 자치단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올해도 지난 1일 개막된 함평 나비축제장에는 전국에서 60여만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열기를 반영하듯 국내 방송사에서는 축제가 열리기 전부터 생중계를 위해 자리다툼을 벌일 정도였고, 신문사 취재진의 방문이 줄을 이어 올해도 대박(?)을 터뜨릴 것으로 전망들을 하고 있다. 각 자치단체마다 한두개씩의 축제를 열고 있지만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곳에 집중되면서 언론사들의 스포트라이트까지 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전국을 들썩거릴 정도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몇해전만 해도 광-목간 도로변을 승용차로 달리다보면 함평이란 곳은 기억조차 없을 정도로 스쳐 지나는 곳에 불과했던 곳이
가깝고도 먼 것이 이웃이다. 이웃이란 사귀기에 따라서 사촌보다 가깝기도 하고 때로는 원수보다 미워하는 사이가 된다. 맞대고 살기 때문이다. 서로의 속사정을 너무도 자세하게 알고 있는 나머지 어쩌다 다투기나 하면 조상 때부터의 험담이 쏟아져 앙숙처럼 토라지기 쉽다. 그래서 동네 혼사(婚事)는 어렵다는 말이 있다. 서로간의 흠집을 잘 알기 때문에 이것저것 가리다가 실상 어렵게 된다는 뜻이다. 선린(善隣)하면 일가(一家)와 같고 소원(疎遠)하면 불구대천의 원수로 변하는 것이 바로 ‘이웃’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웃이란 본래 서로 조심하며 다투지 말고 살아가야 옳은 것임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세계지도를 놓고 보면 일본과 우리나라도 분명한 이웃이다. 어쩔 수 없이 가장 가까이 지내야 할 숙명적인 이웃이
우리 영암에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작지만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음을 보게 된다. 지역의 장래를 걱정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대안을 찾고자 하는 작은 움직임들이 바로 그것이다. 아직까지 뚜렷한 대외활동이 엿보이고 있진 않지만 지난해는 영암지역 최초로 시민운동단체라 할 수 있는 ‘영암참여연대’가 출범했고, 얼마 전에는 ‘영암관광지킴이’ 라는 자생단체가 새로 결성돼 ‘영암관광’의 홍보맨을 자임하고 나섰다. ‘영암관광지킴이’는 우리 군의 관광정책을 홍보하고 관광자원을 발굴, 상품화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일 외에도 우리지역 주민들이 관광산업에 대한 이해를 갖도록 계도한다는 취지로 최근 힘찬 발걸음 내딛었다. 그리고 첫 행사로 지난 15일 오후 2시 영암군민회관에서 ‘영암의 보물’이라 할 수 있는 ‘월출산
“25년간 농협에 몸담아 왔지만 요즘처럼 힘들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IMF이후 최근 몇 년이 지나온 20여년 보다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농협을 찾았을 때 한 직원이 불쑥 내뱉었던 말이다. 직장생활이 무척 힘들어졌다는 하소연(?) 조의 이 말은 어찌 그 자신만의 일이겠는가. 그렇다. 쉽게 납득이 가는 대목이다. 농민들의 신음소리가 도처에서 들려오는데 그들이라고 편한 직장이 될 수 있겠는가. 오히려 지금의 그런 푸념은 어쩌면 배부른 소리일지 모른다. 전라도 말을 빌리자면, 앞으로 이보다 더 ‘배야지 따땃한 장사’는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동안 농민들을 등에 업고 편한 장사를 해왔지만 이젠 그 좋던 시절도 다 지나간 것이다. 가을이면 나락돈, 여름이면 보릿돈 갖다 쌓아놓고 농
봄기운이 충만하던 들녘에 때 아닌 눈발이 내리더니 봄을 재촉하던 발길이 주춤해졌다. 봄을 시샘하는 동장군의 마지막 호기였나 보다. 그런 탓에 벚꽃 개화시기도 다소 늦어지고 있다. 갈수록 기상이변이 심해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우리고장 영암의 최대 행사인 왕인문화축제가 하루 앞으로 바짝 다가섰다. 벚꽃 만발한 개막식을 보지 못해 아쉬움을 주고 있지만 하늘의 뜻이니 어찌하겠는가. 올해도 아름다운 국립공원 월출산 자락 왕인박사 유적지 일원에서 나흘간 펼쳐질 축제에는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행사 등이 마련돼 풍성한 잔치가 될 전망이다. 특히 요즘 독도 문제로 한.일관계가 불편한 상황에서 많은 일본인들이 대거 참여해 왕인묘에 머리숙여 향화를 올리도록 예정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관광객들의 체험행사로 왕인
부모들에게 자식 교육만큼 중요한 일이 또 있을까. 자식에 관한한 우리나라만큼 극성스러운 곳도 드물 것이다. 세월도 많이 흘러 지금은 저출산 때문에 고민하는 시대가 됐지만, 어쨌든 우리나라의 자식교육은 유별날 정도다. 이러한 국민적 정서를 굳이 무시한다손 치더라도 현실을 방기(放棄)한 지방행정도 분명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영암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곳이 삼호지역이다. 아니 영암이 아니라 전라도 군단위 치고 인구가 증가한 곳은 삼호가 유일하다. 2년전 면에서 읍으로 승격한 삼호는 인구가 영암읍 보다 1만3천여명이 많다. 10년전 6천여명에서 지금은 2만3천여 명으로 4배 정도 늘었다. 인구분포 면에서 이미 영암읍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력은 말할 것도 없다. 현대삼
시종새마을금고가 법인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시종농협의 합병에 이은 새마을금고의 이같은 운명은 지역주민들에게 적잖은 충격과 함께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음은 물론이다. 농촌주민들의 은행으로 애환을 함께 해온 서민금융기관이 부실만 떠안은 채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음을 볼 때 착잡한 마음 금할 길 없다. 우리농촌의 운명과 궤를 같이 해온 이들의 한계는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를 일이다. 시기만 조금 앞당겨졌을 뿐이라는 자위도 해본다. 급격한 농촌공동화로 예전과는 여러 면에서 판이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누적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구조조정은 더욱 가속화 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종적인 피해는 결국 지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공적자금’이 무엇인가. 국민들의
3월. 또 다른 출발점이자 제2의 시작이다. 각급 학교의 새학년이 시작되고, 마침내 봄이 열리고 있음을 알려주는 달이기 때문이다. 요근래 봄을 시샘하던 추위도 물러간 듯 월출산 넘어 햇볕이 따사롭게 느껴진다. 움트는 소리, 지표를 째고 소생하는 만물의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하지만 얼어붙은 경제는 아직도 풀릴 기미를 보이질 않으니 답답하다. 설 연휴기간에 지역구를 둘러본 여야 의원들이 가장 많이 들은 말은 "경제를 살려달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물론 국회의원이라면 그 정도의 얘기는 꼭 현지에 가서 직접 듣지 않아도 서민들의 사정을 모를 리 없고 몰라서도 안 될 일이다. 국회의원의 소속이 여당인지 야당인지, 또 지역구가 도시인지 농촌인지에 따라 들은 얘기의 내용도 다소 차이가 있고, 그것을 받아들이
사료값 폭등과 농가 부채를 견디지 못한 축산농민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우리지역 금정면에서도 최근 60대 부부가 동반자살로 추정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0일 금정면의 한 저수지에서 김모(62)씨가 숨진 채 발견됐고, 김씨의 집에서는 김씨의 아내(61)가 농약을 마신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염소 400여 마리를 길러온 이들 부부는 최근 높은 사료값과 수억대의 빚으로 고민해왔으며, 이로 인해 다툼도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식당을 함께 운영해오면서 한때 돈도 많이 번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주위에 피해만 떠안긴 채 한 많은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또 이달 3일에는 무안의 한 양돈농민이 높은 사료값과 수천만원의 빚으로 고민하다 자신의 축사에서 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