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배근(본사 대표이사 · 발행인)
함평 나비축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있어 타 자치단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올해도 지난 1일 개막된 함평 나비축제장에는 전국에서 60여만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열기를 반영하듯 국내 방송사에서는 축제가 열리기 전부터 생중계를 위해 자리다툼을 벌일 정도였고, 신문사 취재진의 방문이 줄을 이어 올해도 대박(?)을 터뜨릴 것으로 전망들을 하고 있다. 각 자치단체마다 한두개씩의 축제를 열고 있지만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곳에 집중되면서 언론사들의 스포트라이트까지 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전국을 들썩거릴 정도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몇해전만 해도 광-목간 도로변을 승용차로 달리다보면 함평이란 곳은 기억조차 없을 정도로 스쳐 지나는 곳에 불과했던 곳이 아니던가. 샌드위치와 같은 지리적 특성과 열악한 군세 등은 전남도민들 조차 “함평이 어디에 붙어 있지?”라고 할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나비축제가 해마다 이처럼 큰 관심 속에 경쟁력 있는 축제로 발돋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민참여와 현장을 누비는 공무원들의 끊임없는 아이디어 개발이 큰 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민간단체 등 주민들은 축제기간에 교통정리, 안내봉사, 환경정화 활동 등 궂은일을 도맡아 하면서 축제 성공을 돕고 있는데 이들의 헌신적인 활동이 축제를 성공으로 이끄는 동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축제 준비에 얼굴이 새까맣게 그을려 다니는 공무원들은 열띤 토론과 벤치마킹 등을 통한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 성공 축제의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필자도 지난 1일 축제현장을 둘러보았지만 자원봉사에 나선 지역주민들과 공무원들의 친절한 태도는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관광객을 발견하고 곧장 달려와 친절을 베푸는 모습은 낯선 땅을 찿은 관광객에게 흡족한 마음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해맑은 미소와 함께 친절한 몸짓의 여자 교통요원들의 태도도 주변의 아름다운 꽃과 어우러져 진한 감동을 주었다.

여기에 지역주민들의 소득과 연계된 알찬 프로그램 기획은 지역축제가 지향하는 모델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함평천 맑은 물과 만발한 꽃, 춤추는 나비들 사이로 세워진 ‘친환경농업관’은 도시 소비자들에게 ‘청정 함평’의 이미지를 각인시켜주는 좋은 기획이었다. 친환경농업협의회가 주관한 이 행사는 회원들이 지난해 가을부터 육묘에서부터 비배관리 등을 통해 벼, 보리, 고추, 사과, 딸기, 수박 등 120여 종의 작물을 직접 재배했다고 한다. 또 수산경영인연합회가 주관한 미꾸라지 잡기 체험장과 생활개선회 회원들이 직접 만든 체험장은 그 어떤 축제에서도 볼 수 없는 진정한 주민 참여프로그램으로 어른과 어린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추억의 공간이 되고 있었다.

이밖에 보리·완두 등을 불에 그슬려 먹는다던가 토끼·닭을 잡는 가축몰이 행사는 참가자는 물론 구경꾼들에게도 먹고 보는 즐거움을 동시에 안겨주는 농업군 다운 프로그램으로 친밀감을 더해주었다.

지방자치단체로서는 보기 드물게 지역축제를 세계축제로 발전(2008년 세계 나비·곤충엑스포 개최)시켜나가는 함평군의 사례를 보면서 지역축제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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