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높고 푸르른 가을세상은 어수선해도월출산은 곱게 곱게 수 놓아가고신령고을에 서광이 넘치나이다 외로움과 쓸쓸함으로 가득찬 길골짜기 반딧불이 환하게 앞을 밝혀주고어둠 속 가슴팍을 다독여 위로하며처절히 사무칠 때슬픔은 저 별빛 아래로 흘러갑니다가을 까치 노래소리 들리신가요?꽃도 시간도 사람도결국 사라지고 마는 것을아름답게 피어난 꽃 한송이무지개가 있는 세상에서고독을 이겨내시고낙엽이 날리는 거리를 거닐으시며날마다 날마다 반짝이소서세상이 전쟁과 범죄로 얼룩져험악하다고 해도부디 통일 한국의 꿈이이루어지는 그 날까지우리를 이끌어 주옵소서!
아내와 함께 동유럽 여행을 떠났다. 평소 동경하던 나라들의 이색적인 풍경들은 온 정신을 빼앗길 정도였다. 예년보다는 국경을 넘을 때, 여권검열을 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그러지 않는 나라가 있었다. 오후 동안 내내 푸른 초원을 눈에 넣고 마음의 풍요를 느끼며 꿈속 같은 나라 헝가리에 입국하여 숙소에 짐을 푸니 가이드가 여권을 모았다. 일행 중에서 중절모를 쓴 노익장이 여권을 잃었다는 것이다. 모두는 깜짝 놀랐다. 가이드가 그렇게 여권 간수를 잘 하라고 귀가 닳게 말했는데 그걸 분실하다니…, 이제 여권 분실에 대한 부부간의 공방
죽은 자의 소원얼마 전에 선배의 부인 장례식장에 조문을 갔다.“선배님! 사모님 보내시고 후회되는 것이 있나요?” 핼쑥해진 선배에게 식탁에 둘러앉은 함께 간 후배 중 한 사람이 불쑥 물었다. “어찌 한두 가지겠나.” 평소 행복하게 사시는 것 같아 의아했다. “그럼 가장 후회되시는 것이 뭔가요?”난 순간적으로 헤아려보았다. ‘젊었을 적에 얄팍한 월급으로 자식들 공부시키느라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한 것일까.’ ‘아니다 선배는 유별난 애주가셨지. 그 일로 자주 가정에 불화가 있었다는 말을 자주 했으니 그 문제가 아닐까.’ 그런데 선배의
건강수명은 크게 늘지 않아 요즘 연금개혁을 해야 한다며 요란하다. 30년 후에는 국민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데 앞으로 40년 넘게 국민연금에 의존해야 하는 세대에게는 공포감을 느끼게 한다. 한국인 기대수명은 83.5세(평균 생존연수)로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이다. 기대수명은 생명을 다해 살다가 죽는 경우이다. 건강수명은 기대수명에서 투병한 기간을 제외한 나이인데 66.3세(2020년 기준)이다. 아프지 않고 살 수 있는 건강수명은 크게 늘지 않았다. 노후에 질병의 고통과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의미이다. 돈이 없는 저소득층 노인들의
한여름 길가 담장을 넘어 길가에 살짝 얼굴을 내미는 꽃 한송이가 카메라를 들이대는 마음을 일으키는 능소화의 꽃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필자가 평소 좋아하여 기르는 능소화 꽃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능소화(凌霄花)의 한문은 능(凌)은 업신여길 능, 또는 능가할 능이고, 소(霄)는 하늘소이다. 넝쿨이 하늘을 향해 높게 오르는 특성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하늘을 능가하고 하늘을 업신여기는 꽃이라는 뜻이 된다. 한번 피기 시작하면 가을까지 피고 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개화 기간 내내 활짝 핀 꽃을 한여름 오랫동안 감상할 수
한국전쟁 때, 큰삼촌이 ‘국민보도연맹’에 가입해 활동했다고 스물두 살, 꽃다운 나이에 총살당하고, 필자의 아버지도 스물여섯 살 때, 경찰에게 연행되어 억울한 죽임을 당해 집안은 풍비박산이 되었다. 정지아의 ‘아버지의 행방일지’소설을 택해 읽게 된 것은 화자도 나와 같은 처지가 아니겠는가 하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서였다. 책을 읽어가는 동안 내내 화자의 아버지처럼 ‘빨치산’ 활동이라도 하여 ‘빨갱이’라는 오명이라도 듣게 되었으면 필자는 덜 서러울 터인데 내 아버지는 너무 터무니없이 무고하게 생을 마감했기에 가슴에 응어리는 더 깊게 박혔다
웬일인지 최근으로 들어오면서부터 우리나라에도 소름이 끼치는 사건·사고들의 소식과 자주 접하게 된다. 그냥 해보고 싶어서 저질렀다는 상상할 수도 없는 강력 범죄들이, 우리의 주위에서 전혀 모르는 남이 언제든지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나는 매일 아침 6시와 저녁 8시면 아파트 근방의 산책길을 걷는다. 내 나이에 건강을 지키는 딱히 할 수 있는 운동이 보폭을 좀 넓히고 양팔을 반쯤 오므려 힘있게 전후로 저으면서 고개를 바짝 치켜들고 걷는 것밖에는 없다는 나름의 판단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제법 다리에 힘도 붙고 한결
학교통합 필요성에 모두 찬성영암읍 중·고 교육력 강화를 위한 2차 공개토론회가 지난 9월 25일 영암교육지원청에서 학부모 학생 교직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토론회 패널 대표들은 개인 의견이 아닌 교육관계자들의 사전협의와 미니 토론회를 거쳐 발표해 줄 것을 사전에 요청하였다. 토론회의 좌장은 필자가 맡고 패널로 영암여고 홍갑선 교감, 영암고는 전승윤 교감이 학교 측 대표로 참석하였다. 월출학부모연합회 김효진 회장, 영암고 양석훈, 영암여고 전유나, 영암여중 한보경, 영암중 김민준 학생들이 토론자로 참여하였다. 이번 토
백수가 과로사(過勞死)한다고 잡다한 일들로 운동할 시간이 부족하고, 막걸리를 즐겨 먹다 보니 몸무게가 늘고 행동이 둔해진다. 고희가 되니 암으로 고생하다 죽은 친구와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지인들을 보면서 건강한 삶을 위해서 노력해야 할 일을 자주 생각하게 된다. 건강히 오래 살 수 있는 비법은 무엇일까? 그래서 찾은 것이 요즈음 한창 유행하는 파크 골프이다. 시작한 지 벌써 4개월이 된다. 정말 재미있고 건강에 유익한 운동이다. 운동을 하면서 동호인들끼리 나누는 대화 주제는 ‘건강한 삶’이다. 병들지 않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부천에서 교감 첫해 여름방학 때의 일이다. 방학 때의 관리자는 별도로 근무를 교대해서 하던 때라 나는 광주 집으로 내려와 쉬었다가 일요일 저녁이면 올라가곤 했다.그런데 그날은 모처럼 지난날 나주에서 함께 근무했던 몇몇 동료들과 오랜만에 만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내다 보니 할 수 없이 다음 날 새벽 4시에 집을 나서게 되었다. 월요일 아침 8시 반까지는 학교에 도착해야 했기 때문이다. 호남선과 경부선이 만나기 미쳐 못 가서 있는 계룡휴게소를 지나면 큰 강줄기 위로 기다란 다리가 있다.강 주변이라 짙은 안개는 시야를 좁혔고 게다가
“이제 싸움은 시작이다, 청산리로 간다”2019년 개봉한 영화 ‘봉오동 전투’에서 홍범도 장군 역할을 맡은 최민식 배우는 강렬하고 깊은 눈빛 연기를 펼쳤다. 봉오동 전투는 정규군인 일본군을 물리치고 대승을 거둔 전투로 기록되고 있다. 홍범도 그는 누구인가?대한민국 국가보훈부 홈페이지에는 아래 글과 전투장면 사진, 홍범도 장군 얼굴이 실려 있다.
배날리 포구와 부춘정나 어릴 적 이맘때면, 마당에 멍석을 깔고 밤이면 유난히 극성을 부리는 모기를 퇴치하기 위하여 피워놓은 모깃불 옆에서 도란도란 세상 사는 이야기와 함께 하늘의 별을 보는 여가를 보냈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논 메기를 끝으로 모든 농사일을 마무리하고 가을의 수확기를 기다리면서 영산강 바닷물이 드나드는 덕진 강변의 썰물 시기를 기다려 낮에는 재첩을 잡고 밤이면 발동기에서 쓰다남은 폐유로 횃불을 만들어 어른들과 함께 운저리와 숭어 새끼를 맨손으로 잡던 그 시절이 그립다. 필자는 월출산이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나지막한 평
‘머리 나쁜 사람이 바둑을 잘 둘 수 없고, 머리 좋은 사람이 바둑을 잘 못 둘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바둑 랭킹은 신진서, 박정환, 최정, 김채영(남·여, 1, 2위)이다. 바둑은 인간이 만든 놀이 중에서 최고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몇 날 며칠 바둑판 앞에 앉았다가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속담까지 생겼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세계 바둑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고정관념은 틀릴 수 있다.’ 이제 고정관념에서 과감히 탈출해 기존의 프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비추는 8월, 광복절이 다가오면 1945년 8월 15일, 대한민국의 독립을 되찾은 역사적인 순간을 기리며 광복군과 보훈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지난 78년 동안 우리나라는 광복군의 힘으로 자주성을 되찾았고, 보훈의 정신을 통해 희생과 헌신의 힘으로 무장한 민족으로서의 존엄함을 지켜왔다. 이제 MZ세대로 불리는 우리는 과거의 영웅들의 헌신과 보훈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그들의 역사를 어떻게 이해하고 연결해 나가야 할지 고민해보아야 할 때이다. MZ세대는 뛰어난 기술과 정보화의 시대에 태어났다
영암여고를 지나 조금 가면 영암천이 흐르는 곳에 다리 하나 있다. 중학교 때부터 시오리 학교 길을 연결해주었던 다리다. 길도 멀었지만 어린 학생에게 책가방의 무게는 고통이었다. 당시 우리들의 최대 관심사는 자전거 하나 마련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언감생심 어렵사리 보내주신 학교만으로도 감사한 할머니에게 입도 뻥긋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손님 한 분이 자전거를 타고 오셨다. 할머니친정의 조카라 하셨다. 바퀴가 번쩍거리고 벨 소리가 경쾌한 환상의 자전거다. 며칠간 쉬었다 가신다는 사실에 가슴이 설렜다. “할머니! 내일 학교 갈
현장에서 흘리는 땀방울“센터장님! 새벽부터 비가 많이 오네요. 오늘도 폭우주의보가 발효되었고요. 전체 생활지원사 현장방문을 중단하고 전화로 전체 안부확인 하는 게 좋겠습니다.”출근 전인 7시경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총괄팀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필자가 일하는 영암지역자활센터는 사회복지사 5명, 생활지원사 87명이 독거노인 1천400여 명의 안전관리를 하고 있다. 영암을 반으로 나누어 영암읍을 중심으로 6개면은 자활센터가, 삼호읍을 중심으로 5개면은 정우사회복지법인이 노인안전을 관리한다. 영암군은 생활지원사 170여 명이 안전관리 대
우리나라 노인의 현실노인은 누구인가? 사전에는 늙을 노(老)와 사람 인(人)인 자를 써서 ‘늙은 사람’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행정적으로 65세 이상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언뜻 봤을 때 많이 나이 들어 보이면 노인이라는 칭호가 자동으로 생기며, 사회학 쪽에서는 보통 65세를 넘으면 노인으로 보지만 현실에서는 차이가 나고 있다. 과거에는 55세였고, 1990년대에는 60세였다가 2000년대에 65세로 올라갔다. 2020년을 기준으로 보면, 대한민국 65세 이상 인구는 812만5천 명으로 전체의 15.7%을 차지하고 있다.
본보 6월 9일 자 ‘소각시설 노후화, 생활폐기물 급증, 쓰레기 대란 오나’ 제하의 기사에서 영암군은 총사업비 650억을 들여 1일 60t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민간투자사업에 의해 작년 7월부터 5년간 추진할 계획이라 한다. 관내 생활폐기물이 해마다 급증하면서 현재 가동 중인 군서면 도장리 ‘그린환경자원센터’의 소각시설 용량이 한계에 부딪쳐 제때 소각하지 못한 폐기물이 적치돼 시설 확장이 시급하다는 것이다.지구 온도가 1.5℃ 상승하게 되면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 이 심각한 사태를 우리들은 간과하고 있다. 남의
교직생활 마무리를 파주의 북단 파평면에서 했다. 교장 중임까지 8년을 마치고도 기간이 남아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공모 교장에 선발되어 다시 4년을 장파리라는 작은 시골 학교에서 보냈다. 그곳은 임진강이 흐르는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민통선인데 강에서 잡는 메기와 잡어들로 요리를 하는 식당들이 많고 그 명성은 자자하다. 어느 날 강이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과 다소 허름한 건물이 제법 연륜이 있어 보이는 한 식당으로 들어갔다.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아닌듯했다. 식사가 끝나고 주문한 커피를 들고 아내분이
“요즘 행복합니까?”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글쎄요” “뭐 행복한 편이죠” “별로 행복할 일이 없어요” 대부분 주관적 기준을 척도로 답한다. 행복이란, 편안한 심리상태(Good mental states)를 의미한다. 내 삶은 괜찮다거나 편안한 마음을 행복하다고 하는 것은 주관적인 행복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국가가 국민의 행복을 관리하기 위해 과학적인 방법으로 ‘행복지수’를 측정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첫째. 삶의 만족감(Life satisfaction) 둘째. 감정 상태 셋째. 삶의 의미와 목적. 행복(Good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