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중 재     

 덕진면 노송리 출생
​​​​​​ 전 초등학교장
 전 EBS 교육방송교재 집필위원

백수가 과로사(過勞死)한다고 잡다한 일들로 운동할 시간이 부족하고, 막걸리를 즐겨 먹다 보니 몸무게가 늘고 행동이 둔해진다. 고희가 되니 암으로 고생하다 죽은 친구와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지인들을 보면서 건강한 삶을 위해서 노력해야 할 일을 자주 생각하게 된다. 건강히 오래 살 수 있는 비법은 무엇일까? 그래서 찾은 것이 요즈음 한창 유행하는 파크 골프이다. 시작한 지 벌써 4개월이 된다. 정말 재미있고 건강에 유익한 운동이다. 운동을 하면서 동호인들끼리 나누는 대화 주제는 ‘건강한 삶’이다. 병들지 않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운동도 중요하지만 ‘어떤 음식을 즐겨 먹어야 할까?’ 하는 것이 관심거리다.

누구나 운동을 하고 땀을 많이 흘리면 갈증이 심할 것이다. 필자는 갈증을 달래고, 걸걸한 목을 추기기 위해서 옥상에서 기른 풋고추에 된장을 찍어 막걸리 한 잔을 들이킨다. 그 맛을 무엇에 비기랴, 들깻잎과 상추를 곁들인 돼지 삼겹살을 즐겨 먹기도 한다. 수년 전부터 주말농장 20여 평에서 싱싱한 채소를 길러 자급했다. 그러다가 올해는 바쁜 일이 많아 옥상에 대형 화분 60여 개에 밑거름으로 비료와 퇴비, 상토를 준비하여 청양고추, 꽈리고추, 가지, 들깨, 상추, 오이, 호박, 부추를 길러 수시로 신선한 채소를 뜯어 건강식으로 즐겨 먹는다. 

전남대 P교수는 10년 이상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돌아보며 100세 이상 장수인을 직접 만나 식습관을 살펴본 결과, 한국 특유의 장수 먹거리인 현대의 불로초(不老草)를 찾아냈다고 한다. 그 식품들이 무엇일까? 바로 들깻잎과 들기름이란다. 우리나라 장수지역인 구례, 곡성, 순창, 담양 주민들의 들깻잎 소비량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다고 한다.

들깻잎에는 해독 성분인 ‘베타카로틴’이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이 성분이 깻잎에는 100g당 9mg, 당근에는 7mg, 단호박 4mg 들어 있다고 한다. 모 대학 식품영양학과 B교수도 깻잎은 강력한 항암 채소이고, 칼슘 성분이 우유보다 두 배 높다고 했다. 동의보감에도 ‘깻잎은 성질이 따뜻하고 독이 없으며, 면역력을 높여 주는 식물이다. 기(氣)를 내려주며, 간을 보호한다. 들깨죽은 기운을 돋우고 몸을 아름답게 가꿔준다.’라고 했다.

들깨에는 오메가3가 풍부하여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고 최근 국내에서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대장암 발생을 억제한다는 보고가 있다. 한편 들기름에는 불포화지방 비율이 높아 혈관 건강에 이롭단다. 오메가3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서 동맥경화, 고지혈증, 심장병, 뇌졸중, 혈관질환을 예방하는 최고의 장수를 돕는 웰빙 식용유로 인기를 끄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가 보다.

작년에는 주말농장 구석에 상당한 면적의 들깨를 심었다. 싹이 잘 나서 퇴비를 넉넉히 뿌렸더니 잎사귀가 굉장히 넓적하고 내 키만큼 컸다. 일주일에 한 번씩 깻잎을 따다가 집에서 담근 된장에 저리고, 간장에 담가 먹으면 특별한 양념이 없어도 향과 맛이 최고였다. 

최근, 우체국에 넣었던 암 보험이 만기가 되어 갱신을 하게 되었는데 보험금이 오른다는 통보이다. 보험 컨설팅을 받아 보고 우리 가정에서 넣고 있는 보험을 정리하는데 보험금이 올라가는 이유는 나이가 들어 혈관 계통의 병이 늘고, 치매를 비롯한 암 발병률이 높기 때문이란다.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더라도 건강식품인 들깻잎을 즐겨 먹고 암, 치매, 심혈관병에 걸리지 않는 것이 상책이 아닐까, 보험금은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면 내 보험금은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니까.

운동 후에 즐겨 먹었던 막걸리도 모두 다 알고 있듯이 우리나라의 전통 농주(農酒)이지 않는가. 필자가 고향에서 농사일을 돌보던 젊은 시절, 어머니는 직접 담근 농주에 물을 섞지 않고 걸려 주셨다. 지금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몇 년 전에는 필자가 즐기는 것을 아내가 알고 누룩을 사다가 막걸리를 담가 맛을 보여 주었다. 친구들 모임에 진한 막걸리를 담아가면 나보다 막걸리를 반겼다. 지금은 고향 영암에 ‘도갓집 막걸리’를 사다 먹는데 어떤 막걸리보다 맛이 좋다. 

막걸리에는 우리 몸에 유익한 유산균 덩어리가 한 병에 요구르트 100병의 양이 포함되어 있고, 700∼800억 마리의 유산균과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대장운동을 활발하게 한다. 변비는 물론 심혈관질환 예방효과, 혈당 감소,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며 알코올성 간 경화증을 예방한다고 한다.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장수하려면 자기 고장에서 나오는 제철 농산물을 즐겨 먹는 것이 최선이라서 몸과 흙은 둘이 아닌가(身土不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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