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고초려(三顧草慮)는 후한말 유비가 융중에 기거하던 제갈량을 얻기 위하여 몸소 제갈량의 초가집으로 세 번이나 찾아갔던 일화로 삼국지에 관련된 고사이다. 삼고초려(三顧草慮)의 의미는 ‘유능한 사람을 대할 때는 그만큼의 정성이 필요하다’라는 뜻으로, 당시 유비는 26세인 제갈량보다 20세가 많은 50세 정도로 당시 벼슬과 직위로 보아 조조의 맞수로 중국 전역에 이름을 떨쳤던 인물이었다. 어쩌면 격이 맞지 않은 제갈량에게 왜 유비는 그토록 정성을 쏟았을까?최근에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있었지만 내 머릿속에 남는 기억으로는 뽑는 과정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벚꽃이 피고 지고 있다. 저렇게 무심하게 피고 지는 벚꽃은, 나에게는 슬픔과 행복감을 동시에 던져 주는 꽃이었다. 봄이 깊어질수록 벚꽃이 흐드러진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벚꽃 덩어리들이 더욱 화사하다. 그래서 하얗고 덩어리진 탐스러운 벚꽃은 솜사탕처럼 달콤해 보이고, 내 어렸을 적 기억 저편의 벚꽃은, 눈물이 똑똑 떨어지는 슬픈 꽃망울이기도 하다.어렸을 적, 내게 다가온 벚꽃은 군서 구림리 벚꽃이 처음일 것이다. 봄기운이 서서히 밀려드는 봄날, 학교가 끝나면 또래 친구들과 구림으로 벚꽃 구경을 가고는 했다. 그때는 벚
사람마다 복 받기를 원한다. 너나 나나 복을 받아보겠다고 꿈을 꾸고, 비나리를 하고, 심지어 부족한 돈을 쪼개어 복권도 산다. 자신만 복을 받기 민망한지 연초면 복 많이 받으라고 덕담을 건넨다. 복이란, 삶에서 누리는 큰 행운과 오붓한 행복이다. 모든 복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인간의 힘을 초월한 천운에 의해 저절로 돌아가는 길흉화복의 운수로 이해되고 있다. 다시 말해, 불가항력 적인 어떤 힘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한 번쯤은 복에 대해 궁리해 봐야 한다. 복이 눈도 코도 없는 줄 아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은
구약성경의 창세기에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출산하세요. 인구를 늘리세요. 땅에 가득차고 땅을 충만시키세요”사람은 모든 생물의 지배자라고 구약성서에 기록되어 있다. 창조라는 초능력은 인간이 자연 속에서 부자유를 극복하고 자신과 세계와의 관계 즉 생태계를 인류를 위해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인류는 여기에 의문을 갖지 안했다. 인류는 수 만 년에 걸쳐서 대량의 도구를 발명해서 100년 단위로 보더라도 극적으로 불가능을 가능케 하고 지금까지 인지하지 못했던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되었다. 지금 인류는 지구의 모든 장소와 언제나
남자들은 오랜 친구들과 술 한잔하게 되면 빠짐없이 군대 이야기를 한다. 군번을 대조해 가며 서로 선임이라고 우기는 일도 있고, 본인이 군 생활할 때 최고였다고 무용담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장군이 되면 달라지는 것이 100개 이상이라고 아는 척하기도 한다.군 생활을 통해서만 느끼는 달콤한 추억 속에 얽힌 특별한 숫자 이야기를 꺼내어 본다.대한민국 군인의 군번 1번은 누구일까? 창군 당시에는 장교들만 군번이 있었다. 장교 군번은 5자리로 1000*인데 과연 10001번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초대 육군참모총장의 사위인 이형근 대장이다. 본
경칩이 지나면서 부쩍 날씨가 포근해졌다. 해도 성큼 길어져서 벌써 나른해진다. 춘곤증은 아니지만, 뱃속이 허전해진 건 사실이다. 자연 입맛이 떨어지고 권태롭기도 하다. 마트에 나가 채소와 나물 코너를 기웃거려 본다.봄철 미각을 자극하는 냉이, 달래, 씀바귀, 소루쟁이, 참나물, 미나리, 취나물, 유채 나물들이 먹음직스럽지만, 도대체 이 나물들이 산이나 들에서 나는 나물인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된 나물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 등장하는 나물들이 생각난다. ‘정월령(正月令)’에는 ‘엄파와 미나리를 두엄에 곁들이면
학파농장은 내가 사는 곳에 있는 대단위 농장이다. 정확히는 1934년 7월 무송(撫松) 현준호(玄俊鎬)가 부친인 현기봉의 호에서 따온 학파(鶴坡)에 농장을 붙어 합명회사 형태로 설립등기를 마친 법인 명칭이다. 그러나 나는 영암군 군서면과 서호면 사이에서 내 눈 앞에 광활하게 펼쳐지는 논을 학파농장이라 이해하고 있다. 내 유년 시절이었던 절대빈곤의 시절, 만일 학파농장이 없었더라면 어찌 되었을까. 학파농장을 돛단배 삼아 지랄 같은 세월의 강을 건너는 민초들은 아마 강물에 휩쓸려 부초 신세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전쟁으로 피
지역발전을 위하고 고향사랑기부제도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지자체 공무원의 의식개혁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필수적인 사항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자체의 노력과 창의력이 시험받는 제도 임에 틀림없다. 창의력을 발휘한 지자체는 세수만이 아니라 답례품으로 지역산업이 활성화되고 지역 특산품의 인지도가 확대되면서 인구도 증가할 것이다. 일본의 아와(阿波)시가 그 대표적 사례이다.특산품 인증제도 정착도쿠시마 시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아와시는 역사와 문화자원이 풍부해 연간 12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필자는 아와시의 경사지 농업시스템이 2018년
영화관람객 천3백만 명을 돌파한 ‘서울의 봄’ 영화를 작년 연말에 보았다. 옆에서 관람하시던 연세가 지긋하신 할머니는 사뭇 노여움이 가득 찬 한숨을 내쉰다. 영화를 본 나의 머릿속에는 80년대 전후하여 지내온 초급장교 시절이 떠올라 만감이 교차하였다. 장교로서의 첫걸음은 격랑의 80년을 전후에 시작되었다.특별한 외출, 특이한 경험첫 번째 사연은 1979년 10월의 이야기다. 조용하던 태릉 육사 교정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일국의 대통령이자, 000 생도의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였다는 뉴스가 나왔기 때문이다.하루 지나니 영결
슬프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가고 있다.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들이 신기루처럼 홀연히 사라지고 이제는 내 곁에 없다는 사실이 슬픔과 두려움으로 변해 스멀스멀 뇌리를 점령한다.작년 시월 거름에 하나밖에 없던 처남이 세상을 떠났다. 이곳저곳으로 전이된 암을 6년여 견뎌냈는데도, 첨단을 달리는 로봇 수술을 여러 번 했음에도, 절실하게 간구하고 기원하며 하느님께 매달렸지만 유명을 달리했다. 투병 중인데도 구수한 전라도 유머가 그의 입 주위를 떠나지 않았고, 항상 충만한 사랑으로 철 따라 완도김, 대봉감, 황토 고구
‘수작을 걸다’라는 말이 있다. 속셈, 또는 꿍꿍이라고 풀이할 수 있는데, ‘개수작’이니 ‘허튼수작’이니 하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수작에 걸려든 사람이 많음이 분명하다. 수작은 한자로 건넬 수(酬)에 따를 작(酌)을 쓴다. 쉽게 말해, 잔을 돌려 술을 권하는 것을 의미한다. 머리를 윤기 나게 빗어 내린 기녀가 비단 방석에 올라앉은 준수한 선비에게 교교한 눈빛으로 올려다보며 술잔을 건네는 모습이 눈에 보일 듯 선명하다. 지레짐작으로 흔히 쓰이는 가늠하다는 뜻의 ‘짐작’이란 말도 술에서 나왔다. 도자기 병에 담겨있는 술의 양을 알지
흙은 인류의 가장 중요한 생존터전이다. 지표면으로부터 깊이 30cm의 흙을 표토 흙이라고 한다. 이런 흙의 오염방지는 인구 증가를 어떻게 둔화시킬 것인가와 상통하는 필수사항이다. 흙의 생태계 오염방지는 폭발적 인구증가를 어떻게 둔화시킬 수 있는가의 방법과 일치한다. 흙의 생태계가 인간의 최후, 최대의 생존터전임을 정치·경제·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최우선적인 현실 과제로 협력하여 다뤄야 한다. 이는 대기나 물에 대해서는 각각 호흡이나 음료로서 인간이 항상 직접 접하고 있는 반면 토양과 인간과의 접점은 그 곳에서 생산된 식량이나 그 위
고향 떠나 객지 생활한 지 50여 년이 지난 갑진년 새해 눈 내리는 날 미끄러운 길 걸으니 태어났던 영암 고향 생각이 새삼 떠오른다. 요즘 거울을 볼 때마다 지나온 세월 속에 하얀 이슬이 대부분 차지한 머릿수를 보고 나도 6학년 졸업반이 되어 가는구나 하고 느낄 때가 많다. 뒤늦게 찾아온 영암신문의 낭주골 코너 속에 그동안 묻어온 고향에 향수를 담을 수 있어 나에게는 갑진년 새해에 제일 큰 선물이 될 것 같다.필자에게는 고향 영암의 추억 속에 말 못하고 살아온 얽힌 사연들이 참 많다. 아마 살아온 인생의 길이 다양하고 특이하기 때문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청룡의 해. 갑진(甲辰)은 푸른 용으로 육십갑자의 41번째 푸른색의 갑(甲)과 용을 의미하는 진(辰)이 만나 청룡을 의미한다. 더욱 청룡은 동쪽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봄을 상징하고, 물을 다스려 모든 생명의 탄생을 관장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니 꿈과 희망을 갖고 도전해 볼 만도 하다 하겠다.새해 첫날, 해맞이하려 아파트 옥상을 올라갔지만, 해는 빠꼼이가 되어 얼굴도 보이지 않았다. 흐릿한 구름과 한강 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시야를 가려 감질나게 한다. 첫날부터 꽝이다. 그래도 구름 사이 언뜻언뜻 비치는 햇살을
유년시절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월출산 천황봉에서 둥둥 떠오를 때 내 가슴은 마구 쿵쾅거렸다. 특히 보름달이 서호강에 잠기고 월출산이 하늘에 그 묵직한 실루엣을 남길 때는 내 가슴은 더욱 쿵쾅 질을 했다. 그 장엄함과 처연하리만치 아름다웠던 아시내 초저녁의 감흥은 언제나 나를 유년시절로 이끈다. 지금도 60여 년 전처럼 월출산 천황봉에 보름달이 떠오르건만 내 가슴은 그 옛날처럼 쿵쾅거리질 않는다. 월출산 달은 옛 달이지만 고희를 넘긴 내 가슴은 옛 가슴이 아니다. 나보다 한 세대 위인 아시내 사람 백암 이환의는 나처럼 쿵쾅 질을 견디
고향마을을 가보면 마을이 사라질 위기다. 그래도 될까? 수천 년 동안 선조들이 피땀 흘려 삶의 터전으로 만들고 나라의 기초가 되었던 마을이 없어질 위기에 처해 있다. 필자의 고향 학산면 광암 마을을 보면 한 마을의 사정이기는 하나 매우 심각하다. 41호가 거주하는 마을에 65세 이상 인구가 60%를 넘고 초등학생은 한 명도 없다. 노인 홀로 사는 독거노인 세대가 10여 호가 된다. 농사를 지으면서 사는 농가는 2호뿐이다. 10년 정도 지나면 폐촌이 될까 염려되는 지경이다. 만약에 마을이 폐촌이 된다면 5만 평 정도의 논밭은 어떻게
눈발이 흩날리고 한해가 지나니 마음이 쓸쓸하다. 지난 달 초순에 한국전쟁 전후로 희생된 민간인들의 전남합동추모제를 영암군유족회에서 주최했다. 마음을 모아 정성껏 제찬을 마련하여 500여 명의 유족들과 함께 제사를 지냈다. 그 후로 영암군유족회의 합동 추모제도 모셨다. 억울하게 먼저 이승을 떠난 1천300여 명의 영령들을 위무하고 천상에서 영면하시기를 기원했다.사람은 태어나면 한 번 죽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겠지만 전쟁으로 인해서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고, 공권력에 의해 하루아침에 영문도 모르고 죽임을 당했다. 아무리 이해하고 또
간(肝) 이식 수술 후 9년째이다. 40여 년 전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났다는 통보 이후로, 해마다 두 번씩 받은 간 검사에서 별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는 의사의 말에 안주하곤 했던 게 한 해 두 해, 그러다가 30여 년의 세월이 흘러갔다. 그 후 더 많은 욕심과 활동으로 내 몸을 혹사한 게 화근이 되었던지, 교사 시절 어느 날 출근하는 도중에 거의 의식을 잃고 차에서 내려 도로변에서 몇 시간 동안을 누워있다가 다시 버스를 탄 적이 있었다. 그날 오후 더 견디지 못하고 병원에 가니 간이 크게 상했다며 바로 입원시켰다
날로 심각해진 돌봄 문제가족이 아프거나 돌봄이 필요한 상황이 닥치면 온 가족이 달려들어 무상의 돌봄 노동력을 제공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로 인해 가족들 간에 심각한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 우리 사회의 돌봄 수요는 급격한 증가 추세에 있다. 2025년에는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6%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고,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한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후기노령기인 75세에 진입하는 2030년부터는 의료를 포함한 요양 및 돌봄 수요의 폭발적 증가가 예상된다.현재 지역사회에서 제공하는 노인 안부확인(
탈(MASK)은 한자로 면(面)·면구(面具)·가면(假面)·대면(代面)·가두(假痘)·가수(假首) 등이라 하고, 우리말로는 탈·탈박·탈바가지 등으로 불러왔다. 영어 표기는 일반적으로 ‘마스크(MASk)’라고 통용되고 있다.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민족 문화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탈들을 보면서 탈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말의 탈은 그 어원이 정확하지 않지만‘ 탈 나다’의 말에서처럼 ‘사고’‘병’이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아 무언가 꺼림칙한 느낌이 든다. 그 예로 음식을 잘못 먹어 배가 아플 때나 다친 곳이 덧나고, 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