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의 송    

 학산면 광암마을生
​​​​​​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
​​ 한·일농업농촌문화연구소 공동대표

흙은 인류의 가장 중요한 생존터전이다. 지표면으로부터 깊이 30cm의 흙을 표토 흙이라고 한다. 이런 흙의 오염방지는 인구 증가를 어떻게 둔화시킬 것인가와 상통하는 필수사항이다. 흙의 생태계 오염방지는 폭발적 인구증가를 어떻게 둔화시킬 수 있는가의 방법과 일치한다. 흙의 생태계가 인간의 최후, 최대의 생존터전임을 정치·경제·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최우선적인 현실 과제로 협력하여 다뤄야 한다. 

이는 대기나 물에 대해서는 각각 호흡이나 음료로서 인간이 항상 직접 접하고 있는 반면 토양과 인간과의 접점은 그 곳에서 생산된 식량이나 그 위에 구축된 구조물을 통한 간접적인 것에 불과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구 전체 육지의 표층을 얇게 덮는 토양은 다양한 생물에게 생존의 터전을 주고 식물 생산의 토대가 되며 인류에게는 농업생산을 통해 식량을 공급해주고 있다. 토양이 없으면 육상의 풍부한 생태계도, 인류문명도 성립할 수 없다.

세계 식량 95%가 토양에서 생산
인류에 대한 토양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72억이 넘는 세계 인구를 부양하기 위해 식량 생산의 장을 제공하고 그곳에서 재배되는 작물에 물과 양분을 공급해 준다. 수산물과 일부 작물을 제외한 세계 식량의 무려 95%가 토양을 기반으로 생산되고 있다. 이외에 토양은 물, 대기, 생물 다양성, 물질 순환과 같은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토양은 지구상의 물 보전에 중요한 장소를 제공한다. 지표에 쏟아지는 강우량의 약 60%는 증발산에 의해 대기로 돌아가지만 나머지 약 40%는 하천으로 유출되거나 토양에 침투하여 지하수로 흘러 해양에 도달한다. 이 과정에서 토양은 거대한 물 저장고 역할을 하며 생물의 생육에 불가결한 물을 공급한다. 또한 토양에 침투하는 동안 많은 오염 물질은 토양의 흡착·분해 기능에 의해 제거되어 양호한 지하수 수질을 보장한다.

표토 흙 1 ha에서 최대 88톤의 탄소를 흡수하는 점에서 보면 이는 기후변화에 대한 모범생이다. 한반도 표토 흙의 기능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26조 원의 가치가 있다. 

또한 토양의 흡착·분해 기능은 대기 중 오염 물질에 작용하여 생태계에서 이를 제거해 준다. 이 기능을 이용해 자동차 등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과 부유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기술이 실용화되고 있다. 게다가 토양은 광합성에 의해 고정된 이산화탄소(CO2)를 유기물로서 축적함으로써 대기 CO2 농도의 조절, 즉 지구 온난화의 완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는 낙엽이나 식물 고사체 등이 토양으로 환원되고 그 일부가 안정적인 부식물로 장기간 토양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 토양표층 1m에 축적되어 있는 탄소량은 약 1조4천만 톤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에서 방출되는 인간 활동으로 인한 CO2의 27년 간 방출되는 양에 해당한다.

우리의 한 손 안에 있는 토양(10g)에는 약 100만 종, 100억 개의 박테리아 세포가 포함되어 있다. 토양 속에 서식하는 동물 종의 수는 약 40만에 이르며, 이들과 균류, 식물을 포함하면 토양 속에 서식하는 생물 종의 수는 지구 전체의 약 25%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들 토양생물은 생태계의 분해자로서 탄소, 질소, 인, 유황과 같은 주요 원소의 순환을 관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인의 질병 원인 90%이상이 활성산소 때문이다. 우리 몸속의 활성산소는 맨발과 맨땅의 접지를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암이나 당뇨병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기업의 토양보전 대책
세계 각국에서 토양 열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농민이나 전문가 사이에서는 다양한 토양 열화 위협을 인식하고 토양보전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1935년에 토양보전법을 제정한 미국은 정부 주도로 토양보전에 나서고 있다. 그 후 지구 토양자원을 보장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협력의 틀인 ‘지구토양파트너십(GSP)’이 유엔식량농업기구 주도로 2011년 9월 출범했다. 

이러한 지구상의 토양 멸실과 토양 오염으로 인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 기업들도 나서고 있다. 

우리 한민족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환토관(還土觀)이 인간의 순리라고 생각했다. 또 대지를 신앙의 대상으로 섬기는 지모신관(地母神觀)을 존중하는 민족이다. 그래서 한민족은 이광수의 ‘흙’, 이무영의 ‘흙의 노예’, 박경리의 ‘토지’ 등 흙을 대상으로 한 문학작품을 남겼다. 이처럼 한민족은 자연과 환경을 지키는 지구상의 모범민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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