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사는 곳은 서울 용산이다. 초접전으로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 직후부터 새 대통령의 집무실 이전 문제로 인해 온 국민의 시선이 집중된 국방부 청사로부터 버스 한 정거장 거리다.왜 하필 용산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면 남산에 올라 남쪽을 바라보면 쉽게 풀린다. 주말에 산책 삼아 남산을 종종 찾는데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시원스럽게 펼쳐진 용산 벌이 한눈에 들어온다. 만리재와 청파동을 거쳐 한강에 이르는 지리적 형세가 용을 닮았다 해서 고려 시대부터 용산(龍山)으로 불렸다는데, 풍수지리에 문외한인 필자의 눈으로도 용의 등뼈가 힘차
일찍이 ‘영암 의병’의 역사는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임진왜란 때 수많은 영암 출신들이 국난극복에 몸을 던졌는데 도포출신 양달사가 조선시대 ‘최초 의병장’의 역사를 썼다. 그리고 임진왜란을 거쳐 정유재란 때는 서호면의 전몽성·몽진 형제가 있었다. 이순신 장군의 어록 가운데 ‘약무호남시무국가’도 ‘호남 의병’의 역할을 강조한 대목인데 군서 연주현씨 문중과 오간 서찰에 최초의 기록으로 남아 영암과의 깊은 인연을 짐작케 한다.한말 때는 ‘영암 의병’의 역할이 더욱 빛을 발한다. 박평남 등 영암 의병들이 주도한 ‘호남창의소’(호남의
서남권 국제도시 조성 등 향후 추진될 영암군 종합발전계획에 관한 10대 핵심 프로젝트가 제시됐다.영암군 종합발전계획 수립용역은 급격한 사회·환경 변화와 이에 따른 제반 정부 정책 등의 여건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향후 20년 군의 미래먹거리와 성장동력 발굴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군은 지난해 4월 착수보고회를 시작으로 읍·면 순회간담회, 주민 설문조사, 실과소 순회간담회, 중간보고회, 주민설명회, 군의회 보고회 등의 절차를 거쳐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여러 차례 보완을 거쳐 이번 용역 결과를 내놨다.
2022년 3월 8일 오전 5시 30분. 눈을 뜨다. 오늘은 우리 아파트 골프 동호회 라운드 날이다. 올해는 연부킹 골프장을 잡지 못해 다달이 떠돌이 신세 동호회가 됐다. 오늘은 강화도 삼산면에 있는 유니아일랜드CC. 6시 10분. 장 회장을 픽업해 골프장으로 향하다. 아직은 어둑어둑. 그런데도 강화로 들어가는 차량이 많다. 먹고 살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게 아니겠는가. 강화 도심을 스치듯 석모도 길을 탄다. 석모대교를 건너 산길을 지나니 아침 식사 장소 ‘해명산두부촌’이 나온다. 어느새 동호인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원조 순두부 백반으
필자는 1954년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6,25동란으로 불타버린 면사무소 옆 구림국민학교에서 분교된 군서남국민학교가 신설되어 모정리에 터를 닦고 있었다. 입학식은 3월 모정리 광산김씨 문각(사권당) 마당에서 거행되었다. 신입생은 모정리, 양장리, 동호리 등 지남들녁 6개 마을 미취학자 모든 아이들이 대상이었다. 7세부터 전쟁으로 학교를 다니지 못했던 형 누나 등 서너살 차이가 있었지만 제한없이 함께 입학하여 50여 명으로 1학년 한 반을 편성했다. 교과서는 유네스코 후원으로 무상 받은 책인데 속벽지같은 얇은 회색종이에 인쇄되어 있어
엊그제 오랜 겨울 가뭄 끝에 단비가 내렸다. 따스한 봄과 함께 찾아온 단비는 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시며 가뭄의 갈증을 풀어주었다. 경북 울진에서 시작됐던 역대 최장의 산불도 멈춰서게 해주었다. 이번 산불로 산림 2만923㏊(울진 1만8천462㏊, 삼척 2천460㏊) 주택과 창고 등 시설물 총 748곳, 이재민 335명이 발생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산불은 총 10일간 진행됐으며 울진군 4개 읍·면, 삼척시 2개 읍·면이 큰 피해를 입었다. 산불을 진화하는데 소요된 시간만 총 213시간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천금 같은 단
자가 차량이 급속히 늘면서 농촌 지역에도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고 주차장을 대폭 확충할 만한 재원이나 부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가변주차제' 도입이었다. 가변주차제는 군청 소재지인 영암읍을 비롯 신북, 군서, 학산면 소재지 등에서 시행하고 있다. 가변주차제는 도로 양쪽에 일주일 간격으로 번갈아 가며 주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를 잘 활용하면 농촌지역 소도읍에선 매우 유효적절한 주차난의 해결방안이다.그럼에도 군청 소재지는 항상 고질적인 주차난에 시달리다 급기야 막대
아침에 눈을 떠보니 다용도실 바닥이 물로 흥건했다. 주방 생활하수가 다용도실 배수구로 역류한 것이다. 하기야 조짐은 욕실에서부터 왔었다. 이삼 주 전부터 배수가 시원찮았는데도 그러려니 했었다. 잠시 물이 고였다가도 한두 시간 지나면 빠졌으니 말이다. 당장 용변과 샤워가 절실한지라 세칭 ‘뚫어뻥’ 도구들로 응급조치를 취해 본다. 전과 달리 이번엔 통하지 않는다. 새삼스레 불민함을 탓하며 지인의 도움으로 설비기술자와 연락을 취했다. 그는 바빠서 오후 늦게나 방문할 수 있겠다 한다. 다급한 마음에 다른 일들을 모두 접고 그를 기다린다.
유·초·중·고 등 각급 학교가 3월 2일 일제히 등교수업으로 2022학년도 1학기를 시작한 가운데 영암지역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명대에 육박하다 최근에는 200명대를 급기야 넘어섰다. 올 연초까지는 간헐적으로 발생하다 올해 들어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대불산단을 중심으로 목포권과 근접한 탓이기도 하지만 종전처럼 개인 방역에 소홀하지 않는가 하는 의구심도 없지 않다.물론, 영암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3
영암군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아름다운 경관 조성을 위해 가로수를 심어놓고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지역 주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군서면 왕인박사유적지에 이르는 국도변에는 벚나무가 가로수로 100리 가까이 심어져 꽃이 피는 4월이면 장관을 이루며 많은 외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영암군의 대표적 관광지다.그런데 도로 양편에 심어진 일부 벚꽃나무 관리에 손길이 미치지 않아 지역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는 지적에도 수수방관, 무사안일한 행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는 것이다. 나무 데크가 설치된 군서면
“세월은 화살보다 빠르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어렸을 땐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필자가 80세를 눈앞에 둔 70대 중반이 넘어 세월의 빠름을 알 수 있었다. 필자는 산골짜기 시골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웅변대회에 나가는 것을 좋아했다. 많은 사람들 앞에 책상을 쳐가며 소리 높여 외치며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성을 받았다. 어린 나이에 신바람이 나 각종 웅변대회에 출전해 상을 받는 재미로 자주 웅변에 열중했다. 추석 명절 때마다 고향 마을에서 노래자랑 콩쿨대회가 열려 소년인데도 유행가를 불러 어른들과 경쟁에
3.1절을 앞둔 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한 야당 후보가 “한·미·일 군사동맹 체결, 유사시 일본 자위대 한반도 진입 가능할 수도 있다”라는 참담한 발언을 했다. 기본적인 역사의식이 있는 것인가?‘대한민국의 악인 열전’이란 책이 있다. 저자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근현대사의 악인들, 악랄한 자들을 절대 잊지 말라’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역사적 악인들은 일제 강점기 일본군인, 경찰 출신이거나 적극적인 친일반민족행위를 한 자들인데 해방 후 좌우 대립과 전쟁의 혼란 속에서 당당하게 반공 애국자로 둔갑하여 독립운동가를 탄압하거나 민중
영암지역 농축협이 농협중앙회 종합업적평가에서 해마다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올해도 서영암농협(조합장 김원식), 군서농협(조합장 박현규), 영암축협(조합장 이맹종) 등 3곳이 최우수 조합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또 신북농협(조합장 이기우), 금정농협(조합장 최병순) 2곳도 우수농협에 선정돼 영암지역 5곳의 농축협이 농협중앙회 종합업적평가에서 그룹별 최우수 또는 우수조합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게 된 것이다.이에 따라 영암 관내 10개 조합 중 절반인 5개 조합이 지난해 우수한 성적표를 얻어 전국 최상위권에 올랐다. 전남에서
지난해 11월 1일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됐었으나, 신종변이 오미크론의 위험성 등으로 인해 잠시 멈춘 상태다. 코로나19 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인 것이다. 최근에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예측불가능한 환경이다. 그러나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관광산업도 새로운 트렌드 변화에 따른 대응전략을 모색하여 탄력적인 운영의 묘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최근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조용한 곳을 찾아 가족과 친구 등 소단위 여행이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실제, 월출산기찬랜드에 주말이나 평일 가족, 친구 등
옛날에는 인생은 60세부터라고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인생은 80세부터라는 대화를 많이 하게 된다. 의학의 발달과 노인들의 각자 건강관리를 잘하고 있는 원인으로 수명이 연장되고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을 활발히 하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 행복을 누리고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나이가 80이면 삶을 마치고 산에 있을 나이라고 단념적으로 주고받았던 우리 노인들의 대화가 이제는 무색할 정도로 자녀들과 가족에게 짐이 되는 것을 피하려고 자기 계발과 운동, 여가를 즐기는 노인을 볼 때는 존경심과 부러움을 느끼기도 한다.부질없는 생각이고 자
정치와 외교의 무대에서 음식은 종종 의미있는 메시지를 담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정치인은 공식 오찬과 만찬에 내놓는 메뉴를 통해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진정성을 담아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하기도 하고, 상대에게 자신이 세운 원칙이나 규칙을 강제하기도 한다.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특별히 배달해온 평양냉면은 전자에 해당할 것이다. 적어도 그때만큼은 김 위원장은 평양냉면을 통해 문 대통령에 대한 존중을 표하고, 대결로 치닫던 남북관계를 화해·협력
영암군이 내년 본격 시행에 들어가는 ‘고향사랑 기부제’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실무협의체를 구성하여 3월부터 운영에 들어가는 등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고향사랑 기부제’는 누구나 거주지 외 광역이나 기초 지자체에 최대 500만원까지 기부하면 세액 공제와 더불어 기부금의 30%를 지역 특산물로 되돌려 받을 수 있다. 지난 2007년 ‘고향세’ 구상이 나온 지 14년 만에 법령으로 제정됐음에도 지방소멸 현상을 생각하면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다.전남 도내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가 15% 미만으로, 자체 수입으로 공무원 봉급도 못
영암을 중심으로 한 전남 서남부권의 주력산업인 조선업이 10여 년 만에 최대 수주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협력업체가 모여 있는 대불산단의 재도약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오랜만에 듣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지역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심신마저 위축된 상황에서 모처럼 희망에 부푼 소식은 가뭄에 단비와 같다 할 것이다.실제, 현대삼호중공업, 대한조선 등 도내 주요 조선사는 2021년 64척을 수주해 2013년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올해부터 인력 수요가 본격적
오늘 아침도 쌀알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꽁보리밥이었다. 아직 어린 동생들은 계속 할머니의 밥그릇을 힐끗거렸다. 우리는 비록 꽁보리밥이지만 할머니의 진지만은 늘 하얀 쌀밥이다. 어머니께서 솥 한쪽에 할머니의 진지만 따로 쌀로 지으시기 때문이다. 점심 무렵에 스님 한 분이 대문 앞에서 시주를 구하는 염불을 하셨다. ‘우리 먹을 것도 없는데…’, 생각하며 스님께 그냥 가시라고 대문으로 향하는데, 어머니께서 주발에 반 넘어 쌀을 담아내게 건네셨다.“스님께 드리고 와라” “아니 어머니, 우리 먹을 쌀도 없는데…” “어허, 토 달지 말고 갖다
오늘날 세계의 지도자였다고 인정받고 있는 두 사람,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자서전과 전 독일 총리 메르켈에 관한 전기가 전 세계인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이들 두 사람은 지성과 겸손을 겸비한 능력 있는 사람들이다. 그분들 덕분에 세계는 좀 더 안정적이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오바마는 세계의 대통령으로서, 메르켈은 유럽연합의 지도자로서 역할을 매우 잘했다고 세계언론들이 극찬한 바 있다.필자는 대한민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지난해 12월 7일 은퇴한 메르켈 총리에 관한 기사 내용을 중심으로 그녀의 궤적을 되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