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순철 / 군서면 모정리 출생 / (주)금호 서울지점장 /  현대그룹 통합물류팀 이사 / (주)현대택배 택배사업본부장(전무이사)
신순철 / 군서면 모정리 출생 / (주)금호 서울지점장 /  현대그룹 통합물류팀 이사 / (주)현대택배 택배사업본부장(전무이사)

오늘날 세계의 지도자였다고 인정받고 있는 두 사람,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자서전과 전 독일 총리 메르켈에 관한 전기가 전 세계인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이들 두 사람은 지성과 겸손을 겸비한 능력 있는 사람들이다. 그분들 덕분에 세계는 좀 더 안정적이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오바마는 세계의 대통령으로서, 메르켈은 유럽연합의 지도자로서 역할을 매우 잘했다고 세계언론들이 극찬한 바 있다.

필자는 대한민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지난해 12월 7일 은퇴한 메르켈 총리에 관한 기사 내용을 중심으로 그녀의 궤적을 되새겨 보고자 한다.

메르켈은 독일의 8대 연방 총리로 당선되어 최초 여성 총리로 16년 동안 재직했다. 4년 연속 포브스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며 2015년에는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동독 출신 첫 여성 총리이고, 현직 총리가 더 이상 차기에 출마하지 않고 퇴임한 첫 사례였다는 점에서 최초가 여럿인 대단한 업적으로 칭송받는다. 후임 총리를 뽑기 위한 총선을 할 때 메르켈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은 80%까지 육박했다. 메르켈이 고금을 통털어 최고의 지지율을 누릴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첫째, 메르켈은 경청과 소통으로 여야 협치를 통한 합의를 도출해 국정을 수행했다. 메르켈 재임 시 4번의 총선 후 정부를 구성했는데 기민당과 기사당 대연정을 3번이나 달성하여 나라가 평화롭고 질서 있도록 포용력 있는 리더쉽을 발휘했다. 퓨리서치 센터에 의해 ‘세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로 선정된 바 있으며 정치적인 모든 일을 언론에 공개하고 이것이 정치 시스템을 깨끗이 하는 장치라고 여겼다. 노동조합, 사용자단체, 환경단체 등 시민단체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가 공동의 가치를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행위는 용납하지 않았다.

둘째, 메르켈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가장 빛나는 공적은 위기 대처능력이 뛰어났다는 점이다. 2008년 금융위기에서 자유시장 경제를 최대한으로 존중하고 정부 개입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10년간 경제성장, 고용률 증가, 실업률 감소 등은 그녀의 황금 치적이라고 독일언론들은 보도한 바 있다. 이 기간 국민총생산(GDP)은 2조7천953억 달러에서 4조 달러로 43% 증가했다. 대외적으로도 독일은 유럽 정치·경제의 주도적인 국가가 됐다. 

셋째, 평화·화합·정책토론으로 합의 원칙에 의해 책임 윤리를 존중하여 국정 수행을 하다 보니 국론분열이 세계에서 가장 적은 나라라고 세계가 인정했다. 그녀는 16년 동안 능력·수단·헌신과 성실로 8천만 독일을 이끌었다. 그가 16년 통치하는 동안 법적 위반과 비리는 없었고 어떤 친인척도 지도부에 임명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권위를 내세워 국민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거나 원로정치인들과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 엄마의 리더쉽으로 포용하고 타협했다.

메르켈이 재출마 포기선언을 하고 당 지도부를 떠난 후에도 후임자들의 내각 구성이 원활히 되도록 노력했으며, 그 결과 독일 국민들의 신뢰와 정치권은 더욱 성숙해졌다. 그녀가 퇴임하던 날 독일의 반응은 전례가 없었다. 독일 도시 전체가 집 발코니로 나갔고 인기 시인, 연주자들, 시민단체들도 자발적으로 6분간의 따뜻한 박수로 메르켈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퇴임후 메르켈은 다른 시민들처럼 평범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그녀는 독일 총리로 선출되기 전에도 이 아파트에 살았고 그 후에도 그녀는 여기를 떠나지 않았으며 별장, 하인, 수영장, 정원도 없다. 유럽 전체를 짊어진 독일의 첫 여성 총리인 메르켈은 독일을 최고 전성기의 경제 수준으로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 분인데도 소박한 사생활을 보여주며 마지막 순간에는 스스로 퇴임을 결정했다. 그녀는 정직했고 진실했으며 자랑하지도 않았고 꾸밈성도 없었다. 참 존경스럽고 대단한 사람이다. 우리도 근세에 보기 드문 정치지도자로서 위대한 족적을 남긴 메르켈 총리를 본받을 지도자를 모실 수는 없을까?

오는 3월 9일 치러질 대통령선거에서 선출될 대통령은 오직 국가와 국민만을 바라보고 각계각층의 지도자들이 창의적 역할을 십분발휘할 수 있도록 항상 소통하고 경청할 줄 아는 대통령이길 바란다.

우리의 문화예술과 경제 분야에서는 세계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정치는 진영논리와 편 가르기로 국민들의 반목과 대립으로 집안싸움을 일삼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새로운 대통령은 꼭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는 확실한 비전과 협치의 리더쉽으로 온 국민들이 한마음으로 통합되어 존경하고 신뢰하며 따를 수 있는 진실하고 정직한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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