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추억의 영화관, 영원히 사라져
역리 군더리 방죽은 군민의 체육공간으로

     백룡이 승천한 백년동 마을
▲ 역리2구 - 영암공원에서 바라본 역리 2구마을. 가운데 농협길이 보인다.
영암읍의 관문인 역리는 덕진면에 있던 영보역이 이곳으로 이전되어 역촌, 역몰, 영보역이라고 불렀다. 현재는 역리1구(백년동), 역리2구(관무정), 역리3구(역몰,말무덤,장서동), 역리4구(영신아파트)로 나뉘어 있다. 새로 단장한 KT&G 건물 주위에 있는 동네가 역리1구에 속한다. 망호리로 넘어가는 부근마을을 백년동이라고 부른다. 이곳은 흥미로운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마을뒤 작은 연못 옆에 있는 굴속에 이무기 한 쌍이 살고 있었다. 이무기들은 많은 흉액을 가져와 마을사람들을 괴롭혀왔다. 그래서 명절이면 이무기가 살고 있는 연못가에 와서, 마을대표가 제관이 되어 제를 올리고 무사를 빌었다. 어느 해 정월 초사흘 초저녁 무렵, 갑자기 사방이 어두워지고 바람은 세차게 불고 폭우가 쏟아지고 뇌성이 울리고 벼락이 치더니 갑자기 조용해졌다. 잠시 후 오색의 영롱한 서기가 하늘로 뻗치더니 바위가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한 쌍의 용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었다. 그 후 마을의 흉액은 사라지고 풍년이 계속되었다”고 전해진다. 백룡이 승천했다고 해서 붙여진 백룡동은 언제부터인가 백년동으로 불리고 있다.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군더리 방죽
KT&G 앞 길 아랫마을로 영암농협, A마트, 영암종합운동장 등이 속한 지역이 역리 2구이다. KT&G 건너편 농협길 옆에 역리1,2구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마을회관을 짓고 있다. 주민 김씨(54)는 “이곳은 여태 마을회관이 없어 주민들이 불편해 했는데 이제사 숙원사업이 해결되었구만이라. 그란디 꼭 기쁜 것만은 아니요. 회관을 남자와 여자가 반씩 나누어서 사용한다는데 더구나 1,2구 주민의 공동회관이라고 하니 비좁아서 창고로나 쓸 것 같소”하며 속상해 한다.

영암군청 건너편 지금의 중원식당자리에는 공회당이 있었는데 이 공회당에서는 영화상영도 했다. 60년대 중반 쯤 지금의 영암농협 자리에 새로 극장이 생겼는데 때로는 노래자랑도 하고 지역행사를 치르기도 했다. 그런데 70년대에 TV보급이 확대되면서 경영난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던 극장은 결국 문을 닫고 말았다. 이후로 영암에는 영화관이 없다. 영암농협 앞길 서쪽으로 30m쯤 우측에 문헌상의 관무정(觀武亭)길이 나온다. ‘갈무정길’이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아마 ‘관무정’이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이 길을 통해서 관무정으로 출입했다고 보여진다. 관무정은 현재의 A마트 자리에 있었는데 옆에는 객사(客舍)도 있었다. 군인들이 훈련했던 곳이 아닌가 추측된다. 지금은 모두 없어지고 이름만 남아 있을 뿐이다.

A마트를 지나 길 건너 동쪽에는 새롭게 단장된 영암종합운동장이 있다. 운동장에는 인조잔디가 깔린 축구장이 있고, 가장에는 트랙이 그려져 있어 육상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동쪽입구에는 체육회관도 지어졌다. 서쪽에는 전천후 게이트볼장이 설치되어 있고 입구에는 영암공설운동장 상징조형물이 군민들을 반긴다. 그러나 이곳은 60년대 무렵까지 저수지였다. 여름이면 아이들이 몰려와 수영도 하고 잠자리도 잡았다. 특별히 왕 잠자리가 많았는데 암컷은 오동추, 수컷은 초고리라고 불렀다. 잠자리를 잡으려고 수초를 살피기도 하고 막대기에 실을 묶어 끝에 암잠자리(오동추)를 묶어서 ‘빠뽀빠뽀’하며 흔들어 대면 영락없이 숫잠자리가 오동추의 꼬리를 물어서 잡을 수 있었다. 이곳은 더 멀리 조선시대에는 군인들이 말에게 물을 먹이던 곳이었다. 한때는 군더리 방죽으로 불렸다. /영암읍=최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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