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현 심
*사회복지법인 소림 사회복지사
*삼호읍 난전리

흰 눈이 덮일 때면 가끔씩 산토끼가 나타나 놀란 토끼 가슴이 되어 논둑을 휘돌아 오면 넓은 운동장 한 켠에 우뚝 선 큰 이층집이 우리의 보금자리입니다.
아침해가 뜨면 숟가락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하루가 시작됩니다.
시끌벅적한 식사시간, 그나마 젓가락질이 서투른 아이들은 반찬과 밥을 섞어 비빔밥을 먹지만 어느 진수성찬 못지 않은 식탁입니다.
꿀꺽꿀꺽 물 삼키는 소리도 맛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평화도 잠시∼∼
아웅다웅 때리고 싸우고 짜증내고 고집 부리는 아이들
말소리 없는 아이들도 울음소리는 유난히 큽니다.
TV와 떨어질 줄 모르는 아이
대·소변 수발이 필요한 아이
늘 맨발로 복도를 뛰는 아이
더욱 사춘기를 맞은 아이들의 복잡 미묘한 변화를 놓쳐서는 안되며 가끔씩 가출을 시도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시간들이지요.
싸우는 아이들을 말려 타이르기에 나의 수화실력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매일을 기다림으로 맞아 주고 볼이 닳도록 뽀뽀 해주고 안아주고 어미 냄새를 맡고자 나를 향해 코를 벌름거리는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보며 힘을 얻습니다.
♡사랑해, 고마워, 예뻐, 좋아♡
수도 없는 손짓 사랑의 언어들이 전해집니다.
때론 힘이 들고 지치지만 이런 아이들에게 사랑의 에너지를 충전 받습니다.
¨그래 너희들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
♡나도 정말 정말 사랑해♡
이 곳은 말소리가 없이도 대화가 넘치고 웃음소리가 없이도 늘 웃음꽃이 피어나는 우리의 보금자리입니다.
영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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