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이 추진하는 친환경 수소여객선 건조사업은 단순한 운송수단 개발을 넘어 지역의 미래 전략을 상징하는 과제다. 2027년을 목표로 지역소멸대응기금 40억 원을 투입하는 이번 사업은 지역산업의 체질 개선과 관광 패러다임 전환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지방소멸 위기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영암군의 시도는 미래산업 중심지로 재도약하기 위한 적극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대불국가산단의 친환경 선박기업들이 직접 참여한다는 점은 지역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국산 기술로 개발되는 100kW급 수소연료전지와 무탄소 추진 시스템은 대한민국 친환경 선박기술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탄소 배출 없는 선박이 영산강을 따라 역사문화 공간을 잇게 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과거 마한 시대의 뱃길을 되살려 관광자원과 지역 정체성을 결합하는 시도는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의 좋은 사례가 된다.

영산강 수변 생태체험과 연계한 관광 콘텐츠는 지역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지역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여객선 건조 과정에 대학생과 청년 기술인을 참여시키는 정책은 인재 육성과 지역 정착을 유도하는 다층적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지역의 기술이 지역의 미래 일자리를 만든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올해 진행되는 개념 설계와 위험성 평가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조립과 시운전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 과정이 순조롭게 추진된다면 영암군은 친환경 조선산업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기술 안전성 확보, 지속적인 재정 지원, 관광 인프라 확충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지역 주민과 전문가, 지자체가 함께 협력해 균형 잡힌 발전 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소여객선이 단순한 사업으로 끝나지 않고 미래 세대를 위한 자산이 되기 위해서는 체계적 운영과 꾸준한 평가가 필수적이다.

영암군이 이번 사업을 통해 산업·관광·문화가 결합된 새로운 성장 모델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내길 기대한다. 이 수소여객선이 영산강의 옛 뱃길뿐 아니라 지역의 새로운 미래까지 열어젖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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