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철            ​​한국문인협회 영암지부장  한국사진학회 회원​​​​​​  한국미술협회 회원​  ​​​​​​영암예술원 대표 
박   철            ​​한국문인협회 영암지부장  한국사진학회 회원​​​​​​  한국미술협회 회원​  ​​​​​​영암예술원 대표 

영암의 지명 유래지에 나타난 구정봉 큰바위얼굴은 영암인의 자랑이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타고르가 노래한 ‘동방의 등불’이며, 장차 세계인이 품에 안고 살아갈 인류의 유산이다. 이는 결코 허황된 얘기가 아니다. 

월출산 구정봉 큰바위얼굴을 하늘이 세상에 선물한 지상 최고의 보물이라 하는 것처럼 영암의 큰바위얼굴은 특별하다.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다.

지난 2009년 1월 31일 11시 42분, 구정봉에 나타난 큰바위얼굴을 보는 순간 웅대한 큰바위얼굴 앞에서 하늘이 열린 듯 황홀경에 빠졌다. 월출산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그 품을 드나들며 30여 년 마음을 쏟아왔는데 “하나님께서 이렇게 길을 여시는구나” 하고 감격했다.

그 후로 나는 큰바위얼굴 열병을 앓았다. 눈 앞에 펼쳐진 월출산 큰바위얼굴 외에는 아무것도 집중할 수가 없었다. 오직 월출산의 큰바위얼굴만 주목하고 조사하고 촬영했다. 그 간의 여정 속에서 월출산 큰바위얼굴에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경이로운 광경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조사하면 조사할수록 큰바위얼굴의 영역이 영암에서 대한민국으로, 대한민국에서 세계로, 세계에서 우주로 확장되는 것을 보면서 왜 글로벌 시대인 21세기에 큰바위얼굴이 나타났는지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특히 구정봉(九井峰)이 상징하는 우리의 선조 동이(東夷)와 그 후예들이 중국과 한반도와 일본에서 펼친 고대 역사를 알아가면서 큰바위얼굴이 품은 엄청난 에너지로 가슴이 웅장해졌다.

월출산 큰바위얼굴은 바위가 아니다. 큰바위얼굴은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일깨워주는 정신이며 문화이다. 이는 분명 징조(徵兆)이다. 징조로 번역된 헬라어 ‘세메이온(σημείον)’은 자연의 일상적인 과정과는 대조적으로 구별, 지시, 표시 및 어떤 사건 등의 표시를 나타내는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징조는 계시(啓示)와 연결된다. 계시란 창조주와 피조물과의 관계, 즉 보이지 않는 큰 존재가 보이는 작은 존재에게 자신을 인식할 수 있도록 열어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이 경이로운 자연현상이 영산(靈山) 월출산에 나타난 것이다.

필자는 최근 국제관광도시 제주도에 월출산 큰바위얼굴을 홍보할 목적으로 상설 갤러리를 준비하고 있다. 성산 일출봉 주변에 오는 10월쯤 문을 열게 될 갤러리는 월출산 큰바위얼굴에 대한 16년간의 생생한 기록이 담길 예정이다.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면 월출산과 큰바위얼굴이 소재한 신령스런 그곳, 영암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할 것으로 확신한다.

제주도에 큰바위얼굴 홍보관을 짓는 일은 32년간 관광버스회사를 운영하며 관광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한 영암인의 제안을 내가 기꺼이 받아들임으로써 이루어졌다. 귀중한 큰바위얼굴이 오랫동안 방치되는 모습을 지켜본 그가 고향을 위해 뜻깊은 일을 한번 해보자고 선뜻 제안했다. 국제관광도시 제주도에서 큰바위얼굴을 홍보하자는 애향심의 발로가 작동한 것이다. 그의 이름이 박 철이다. 공교롭게도 박 철이라는 이름을 가진 두 사람이 이 일에 뛰어든 것이다. 

큰바위얼굴 갤러리는 커피박물관을 전시관으로 개조하여 사용하게 된다. 대지 2천800평에 전시장은 1층 100평, 지하 80평으로 되어있다. 이 널찍한 공간에 그동안 탐구하고 촬영한 월출산과 큰바위얼굴을 종합 정리하여 펼쳐 놓으려 한다.

제주도를 오가면서 항공기를 가득 채운 관광객들을 보았다. 글로벌 시대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의 수학여행단과 내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큰바위얼굴이 수용된다면 제주의 관광명소로 떠오름과 함께 전남과 영암의 세계화에 기여하리라 믿는다. 

큰일일수록 쉽지가 않다.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인이 주목하는 한류의 콘텐츠에 힘입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사상 최초로 제주에 개설되는 월출산 큰바위얼굴 홍보관에 우리 영암인들의 깊은 관심과 응원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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