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16~25일 11개 읍·면 설명회
‘RE100 영암, 햇빛연금 실현’ 의지
농민단체 반발, 상생 해법 모색 필요

영암군이 전 군민을 대상으로 하는 에너지 기본소득 지급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16일부터 순회 주민공청회를 시작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과 농민단체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정책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사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과 대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관련기사 4면>

농업 기반 훼손에 대한 우려

삼호읍·미암면 간척지 등 대규모 재생에너지 집적화 단지가 들어설 예정인 지역은 현재 농업 생산의 중심지다. 농민회 측은 “농지와 어장이 태양광·풍력단지로 전환되면 농어민의 생계가 직접적으로 위협받는다”고 지적한다.

또 발전사업 수익을 군민 전체에게 분배한다는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실제 피해를 감수하는 인근 주민과 그렇지 않은 군민 간의 수익 배분 형평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리고 대규모 태양광 패널 설치와 풍력 발전기 건설이 지역 경관 훼손, 생태계 교란, 소음 문제 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소통 강화, 상생 방안 급선무
이에 대한 대안 및 해결책으로 △피해 보상 및 참여 확대 △농업·에너지 병행 모델 도입 △소통 강화와 주민자치기구 설치 등이 제시되고 있다. 

농민·어민 등 사업지 인근 주민에게는 에너지 기본소득 외에 별도의 보상금·참여 배당제를 마련해 형평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태양광 패널 아래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영농형 태양광’ 등 농업과 에너지 생산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해 농지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공청회를 단순한 설명회로 그치지 않고, 주민 의견을 실제 정책에 반영하는 주민협의체를 상설 운영해 갈등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영암군 농민회 측은 “지역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며 강하게 반대 입장을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갈등 해소를 위해 투명한 수익 공개, 주민 우선 참여 제도, 장기적 농업보전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국, ‘햇빛연금’으로 불리는 영암군의 에너지 기본소득 정책은 미래 친환경 전환의 상징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농업 기반과 지역 생태를 지키면서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상생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가능성이 담보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햇빛연금 실현 주민공청회 
한편 영암군은 ‘RE100 영암, 햇빛연금 실현’을 목표로 16~25일 11개 읍·면을 찾아가 △신재생에너지 허브-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 △해상풍력 기자재 특화단지 △에너지자립 그린시티를 조성하는 에너지 대전환 청사진을 제시한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 발전사업 등으로 얻는 수익금을 군민에게 나누는 내용을 설명한다. 

정책 발표와 함께 ‘에너지 기본소득 로드맵 연구 용역’에 들어간 영암군은 삼호읍·미암면 간척지에 1천190MW, 영암호 일대에 427MW 규모의 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이번 공청회에서 주민에게 설명한다.

영암군의 최종 목표는 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 지정 수익으로 전체 군민에게 해마다 에너지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발전사업 참여 주민에게는 배당금까지 지급할 계획이다. 

동시에 가칭 ‘에너지 전환 기금’도 마련해 취약계층에게 에너지 복지를 제공하고,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직업전환 교육 등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에너지 기본소득 추진 방향·방안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주민참여제도 △개발이익 공유 방안 등을 안내해 이해도를 높이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키로 했다.

특히, 간척 농지를 태양광 발전 집적화단지로 개발할 경우, 영농 활동 중단에 따른 임차농 등 농민 피해 최소화 및 상생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영암군은 주민공청회의 의견을 반영해 다음 달 ‘에너지 기본소득 로드맵’을 수립하고, 11월 중 영암군 에너지 대전환 공청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각 읍·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리는 주민공청회는 ▲덕진면 16일 오전 10시 ▲금정면 16일 오후 3시 ▲영암읍 18일 오전 10시 ▲신북면 19일 오전 10시 ▲학산면 22일 오전 10시 ▲서호면 22일 오후 2시 ▲군서면 23일 오후 3시 ▲미암면 24일 오전 10시 ▲삼호읍 24일 오후 3시 ▲도포면 25일 오전 10시 ▲시종면 25일 오후 2시.

전학준 영암군 지역순환경제과장은 “균형발전 모델 창출, 지역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 등 굵직한 정책이 에너지 기본소득을 포함해 군민의 이익과 직결되도록 로드맵을 만들어 성공적 정책을 시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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