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강진 고속도로(광주-완도 고속도로 1단계) 개통이 내년 말로 다가왔다. 총사업비 1천336억 원이 정부 예산안에 전액 반영되면서 지연 없는 준공이 확실시되고 있다. 영암군 입장에서는 철도 시대에 이어 고속도로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그러나 지역사회가 맞이할 변화는 단순한 편의성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교통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인구와 소비가 광주로 빨려 들어가는 ‘빨대 효과’가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13번 국도 확장 이후 영암읍 상권이 급격히 무너진 전례는 지역민의 불안을 키운다. 더구나 광주에는 더현대, 스타필드, 신세계 확장 등 초대형 쇼핑몰이 줄줄이 들어설 예정이다. 젊은 세대와 소비력이 대거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

영암군이 현재 추진 중인 관광객과 전지훈련팀 유치도 기반시설 부족으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대로라면 고속도로 개통은 지역 공동화를 더욱 가속화시킬 위험이 크다.

그러나 위기 속에도 기회는 있다. 담양·장성·화순처럼 광주와 가까운 배후도시는 저렴한 주거비와 쾌적한 환경을 무기로 관계인구 유입에 성공하고 있다. 영암도 이 같은 성공 모델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특히 월출산 등 고유 자원을 살린 체류형 관광, 지역 먹거리와 농산물을 접목한 체험형 소비 콘텐츠는 광주 대형쇼핑몰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이다. 농업 분야에서도 근교농업을 확대해 광주권 소비자에게 신선 농산물을 공급한다면 새로운 소득원이 될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준비된 개통’이다. 단순히 도로가 뚫리는 것이 아니라, 도로를 통해 어떤 사람을 끌어오고 어떤 가치를 창출할 지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 행정과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대응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고속도로 개통은 분명히 양날의 검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지, 아니면 공동화를 재촉하는 길이 될지는 영암군의 선택과 준비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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