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사비 1,336억 전액 반영…내년 말 개통
광주~영암 20분대 거리…획기적인 변화 예고
광주 대형쇼핑몰 3곳 준비…지역경제 유출 심화
배후도시로 관계인구 유입 등 대응방안 마련해야
내년 공사비 1,336억 전액 반영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준공 기한이 다가오는 광주~강진 고속도로(광주~완도 고속도로 1단계) 공사비 전액 1천336억 원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광주~강진 고속도로는 그동안 예산난으로 인한 고질적인 공사 지연은 더 이상 없을 전망이어서 내년 말 준공과 함께 개통이 가시화되고 있어 영암군은 올 하반기 철도시대에 이어 고속도로 시대가 곧 열리게 된다.
또 강진~완도 고속도로(광주~완도 고속도로 2단계) 기본계획 및 설계비 80억 원이 반영돼 후속 공사도 계속 추진될 전망이다. 강진~완도 간 고속도로는 지난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으며, 2034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교통여건 변화는 영암의 공동화와 지역경제 유출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속도로 개통에 맞추어 새로운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광주의 대형쇼핑몰 3곳 개장
당초, 광주~완도 간 고속도로는 한 번에 건설하는 방향으로 추진됐으나 경제성(B/C)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단계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지난 2017년 착공한 1단계 광주~강진(51.1㎞) 구간은 8월 말 현재 공정률 82%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2026년 말 준공 예정이다.
영암군은 금정면을 통과하게 되며 금정IC, 월출산IC(휴게소 포함), 동영암IC 등 세 군데에 IC가 들어선다. 이에 따라 광주~강진 구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광주에서 강진까지 종전 1시간 20분에서 30분대로 단축되고, 영암까지는 단 20분대가 가능해 영암지역도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먼저, 공무원 등 광주에서 출퇴근하는 인구가 크게 늘면서 인구유출로 인한 기존 상권의 쇠락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광주에 대형쇼핑몰 3곳이 수년 내에 개장될 예정이어서 전남권 젊은 세대를 흡수하는 ‘블랙홀’이 될 우려를 낳고 있다.
‘더현대 광주’는 오는 2027년 개점을 목표로 전남·일신방직 공장부지에 명품브랜드, 로컬 음식 브랜드관 헬스·뷰티 전문관 등 복합쇼핑단지를 조성한다.
신세계는 정통 복합쇼핑몰인 ‘어등산 스타필드 광주’를 비롯해 콘도, 휴양, 오락시설 등을 어등산 관광단지 일원에 조성한다. 축구장 58개 크기로 ‘체류형 쇼핑 테마파크’다. 2030년 준공 목표다.
또 신세계그룹은 4조4천억 원을 들여 기존의 광주 신세계백화점을 대폭 확장하고 종합버스터미널과 주변을 개발하는 사업을 동시에 추진한다. 2028년 준공 목표다.
공동화 및 지역경제 유출 가속화 우려
이에 따라 1단계인 광주~강진 고속도로 개통이 내년 말 현실화 될 경우 광주와 20분대 거리인 군청 소재지인 영암읍의 경우 지역 공동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영암읍은 2001년 완도, 해남, 강진에서 영암을 거쳐 광주로 잇는 13번 국도가 왕복 4차로로 확장되면서 지역상권이 급격히 무너졌다. 이로 인해 최근 관계인구를 늘리기 위한 관광객 및 전지훈련 팀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음식·숙박 등 기반시설이 취약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결국, 영암은 관광자원을 많이 갖추고 있으면서도 스쳐 가는 관광에 그치고 있으며, 심지어 지역주민들마저 인근 강진 등지로 원정을 가서 식사를 하는 형편에 있다.
이에 따라 내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접근성이 좋은 광주로 영암 인구가 빠져나가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경제를 더욱 위축시키고 지역 공동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즉 교통여건의 변화는 지역주민들에게 편의성도 안겨 주고 있지만 동시에 지역경제를 위축시키고 지역소멸을 부추기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도시 접근성 향상, 새로운 전략 필요
물론, 광주~강진(완도) 간 고속도로가 생기면 광주와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어 관계인구의 증가도 기대되고 있다.
광주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담양·장성·화순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비용으로 인해 최근 수년 사이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다. 또 주말이면 가족 나들이를 즐기려는 도시민들이 크게 늘어 음식과 카페, 레저시설 등이 굉장히 활발하게 성업 중이다.
이에 따라 도시민들의 패턴에 맞춘 관광 레저시설과 지역의 관광자원과 연계한 차별화된 체험거리와 먹거리 등으로 도시 관계인구를 끌어모을 수 있다면 오히려 배후도시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운반비가 절약되고, 도시 시장의 기호변화와 수요에 대응한 채소·화훼·과수 등 근교농업의 확대로 농업소득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도시민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고속도로 진출입로의 도로망 확충과 도시계획 정비 등 광주 배후도시로의 기능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면 오히려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