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전기로 100% 가동하는 ‘RE100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기로 하면서 첫 대상지로 전남 서남권을 지목했다. 전남 서남권에서도 솔라시도(영암·해남 기업도시)가 유력 후보지로 떠오르면서 큰 기대를 갖게 한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세계적인 추세인 ‘RE100 정책’에 맞춰 수도권의 전력 다소비 기업을 재생에너지 생산지로 내려 보내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세계적인 기업을 이곳에 유치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별법을 제정하는 이유도 RE100 산단 조성을 위해 ‘규제 제로’의 파격적인 지원을 위해서다. 특별법이 제정되면 전기료 인하와 세제 감면은 물론 학교와 병원 등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기반시설이 제공된다.
전남 서남권 일대에는 풍부한 햇빛과 바람을 바탕으로 이미 전국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에너지 수도다. 또 대규모 해상풍력과 태양광 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여기에 송·배전망과 항만·배후단지 등 기반시설도 상대적으로 우수해 RE100 산단의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더구나 전남도는 이미 솔라시도에 대규모 투자 유치를 해놓고 있다. 미국 투자사인 퍼힐스가 15조원을 투자해 3GW 이상의 AI 컴퓨팅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키로 한 것이다. 이번 특별법 제정으로 RE100 산단이 조성되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RE100 산단은 단순한 에너지 정책을 넘어선다. 전력 생산지와 소비지를 일치시키는 '지산지소(地産地消)' 모델로 전력을 서남권에서 수도권으로 보내는데 드는 막대한 송전망 건설 비용이나 사회적 갈등을 원천 해소할 수 있는 혁신적 대안이다.
무엇보다, 치명적 국가 경쟁력 저해 요인 중 하나인 지방소멸에 대응할 실질적이고 강력한 대안으로 주목된다. 인구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에 양질의 일자리가 제공되며 청년이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균형 발전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다.
사실, 영암-해남 기업도시는 대부분 민간투자 사업으로 이뤄지다 보니 그동안 20년 넘게 기약 없이 세월만 흐르고 있다. 아무쪼록, 영암-해남 기업도시 ‘솔라시도’가 4차 산업혁명, 에너지 등 세계적 대전환의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전남 서남권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