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시대’ 기대 속에 대다수 주민들 소외, 외지 관광객 유입도 어려워
동부·남부권 주민들 접근성 멀어 이용 불편, 서부권도 연계교통편 안돼
목포-보성 철도 9월 개통…학산 은곡리 허허벌판에 역사만 덩그러니

영암 ‘철도 시대?’ 오는 9월 말 개통 예정인 전남 남해선 목포-보성 간 철도 시운전이 지난 10일 있었다. 원안 사진은 학산면 은곡리에 세워진 영암역 표지판과 전국 철도 노선.
영암 ‘철도 시대?’ 오는 9월 말 개통 예정인 전남 남해선 목포-보성 간 철도 시운전이 지난 10일 있었다. 원안 사진은 학산면 은곡리에 세워진 영암역 표지판과 전국 철도 노선.

목포와 보성을 연결하는 전남 남해선 철도가 오는 9월 말 개통을 앞두고 있어 영암지역에도 사상 첫 철도역이 놓여 이른바 ‘철도 시대’가 열리게 되지만 영암역의 위치가 학산면 은곡리 인근 외딴곳에 있는데다 연계된 교통편도 거의 없고 역세권 인프라도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아 외지 관광객 유입은 물론 철도 서비스를 기대했던 지역주민들에게도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목포와 보성을 연결하는 총연장 82.5㎞의 전남 남해선 철도가 오는 9월 말 정식 개통을 앞두고 지난 10일 김영록 전남지사와 관계자들이 시승한 가운데 시운전에 들어갔다.

전남 남해선은 목포 임성에서 보성까지 총연장 82.5㎞ 구간으로 첫 삽을 뜬 이후 무려 20년 이상 걸린 대규모 국가사업이다. 총사업비는 1조6천459억원에 달하며 여객과 화물 운송이 모두 가능한 복합 철도 노선이다.

목포-보성 구간에는 학산면 은곡리에 들어선 영암역을 비롯, 해남역, 강진역, 장흥역, 장동역, 신보성역 등 6개 역이 신설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철로가 없던 영암에도 이른바 ‘철도 시대’를 맞게 됐다. 기존에 광주를 경유해 2시간 16분이 소요됐던 목포-보성 구간 이동 시간이 1시간 3분으로 대폭 단축돼 지역 간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향후 순천-부산 구간까지 연결되면, 목포-부산 간 이동 시간은 2시간 24분으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그동안 철도 서비스에서 소외됐던 전남 서남권의 영암, 해남, 강진, 장흥과 인근 완도, 진도 등 도서·내륙 지역 주민도 철도를 이용해 서울·부산 등 대도시로 이동할 수 있어 교통수단 다양화 혜택은 물론 수도권 등 외지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그러나 현재 조성된 영암역이 학산면 은곡리 변방에 위치해 있어 영암 서부권을 제외한 동부와 남부권 주민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 

또 인구가 비교적 많은 서부권의 삼호읍에서도 가까운 거리이지만 영암역은 49번 지방도로만 접속이 가능해 삼호에서 진입하는 것도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바로 옆에 남해고속도로 서영암IC가 있지만 진출입로가 반대쪽에 있어 연계교통편마저 매우 어렵게 돼 있다.

현재 대중교통은 1일 6회 운행하는 106번 버스(미교, 매월리 방면) 하나뿐이고 하루 1회 운행하는 134번과 135번 버스(삼호 간이정류소, 신덕 방면)를 이용하는 경우 신덕마을에서 내려 지방도를 따라 약 10분간 걸어가야 한다.

영암군은 올해 농어촌버스 노선 전면 개편을 위한 용역이 계획 중에 있으며, 용역 결과에 따라 영암역을 지나는 노선 신설을 검토하고 있지만, 서부권을 제외한 동남부권 주민들의 이용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구나 역세권 개발을 위해 영암군은 지난 2016년부터 연구용역을 추진했으나 워낙 교통이 불편한 곳이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중단돼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역세권 개발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허허벌판에 역사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고령층이 대다수인 지역 현실을 외면한 채 역사가 무인으로 운영되고 하루 운행횟수도 왕복 8회에 불과해 실효성마저 의문시되고 있다.

당초 영암군은 학산면 독천리에 역을 두고 영암읍과 삼호읍 일대와의 환승 용이성을 높이는 한편 역명을 공모를 거쳐 영암의 대표적 관광지인 월출산의 이름을 딴 영암월출역으로 결정하고 국토부 등 관련 기관에 역사 위치 변경을 요구했으나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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