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읍 중‧고교 통합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8일 김대중 전라남도 교육감, 우승희 군수, 김광수 영암교육장, 박유인‧안원철 영암고, 영암여중·고 교장이 전라남도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영암읍 중·고교 통합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면서다. 이 자리에서 영암읍 중‧고등학교 통합 및 육성방안, 영암군 명문학교 육성 중장기 추진계획, 남녀공학 전환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들이 오갔다고 한다. 특히 영암군은 2018년까지 영암읍 중·고교의 남녀공학 전환을 통해 학생들의 학교 선택의 폭을 넓히고 남녀가 함께하는 다양한 교육 활동으로 교육경쟁력을 높일 계획임을 밝혔다. 이를 위해 공립인 영암중·고를 공공형 사립고로, 사립인 영암여중·고를 공립 통합중학교의 남녀공학으로 각각 전환하고 학교부지는 서로 맞교환하는 안이 제시됐다고 한다. 이 같은 방안은 기존에 걸림돌이 됐던 학교 통합유형에 대해 영암군이 영암여중·고 측의 ‘중학교 공립, 고등학교 사립’을 수용한 제안이다. 이에 따라 ‘사립고=공립 불가’ 입장을 견지해왔던 전남도교육청의 승인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전라남도교육청은 국가재산을 사학재단에 넘길 수 없다는 것이었지만 종전 입장과는 달리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라남도는 대표적인 저출산·고령화 지역으로, 학생 수 급감에 따라 학교의 통폐합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도서·농산어촌 지역의 경우 학급당 학생 수가 5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가 많아 교육의 질 확보와 행정적 비효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우리 영암지역만 하더라도 올해 새 학기 10명 미만인 학교가 초등학교의 경우 전체 16곳 중 무려 12곳에 이르고 있다. 신입생이 아예 없는 미암초등학교를 비롯 도포초(1) 금정초(2) 학산초(2) 장천초(3) 덕진초(4) 서창초(4) 신북초(5) 독천초(6) 시종초(8) 용당초(8) 구림초(9) 등 전체 학교의 75%가 10명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중학교의 경우도 시종중 3명을 비롯 금정중(4) 도포중(4) 서호중(5) 신북중(5) 구림중(7) 등 10명 미만의 학교가 전체 11곳 중 6곳으로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학교 통폐합과 남녀공학 전환은 단순히 교육시설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질 높은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이다. 학생 수 감소라는 위기 속에서도 교육의 질을 높이고 지역사회를 되살리는 대안이 무엇인지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는 점에서 전 군민의 중지를 모아야 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