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전국 최고’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대불산단이 올해 노동자가 작업 현장에서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노동자의 무덤’이라는 또 하나의 오명을 안게 될 처지에 놓였다.

조선업 특화단지인 대불산단 내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올해만 노동부 추산 6건에 이른다. 산업재해 사망으로 규정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총 8명의 노동자가 산단에서 발생한 사고에 따라 숨진 것으로 노동계는 잠정 파악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목포지청은 급기야 지난달 23일 삼호읍 대불산단 내 선박 구조물 제작업체에서 작업자가 16톤 지게차에 깔려 사망하자 중대재해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그렇다면 ‘후진국’형 인명사고가 대불산단에 많은 이유는 무얼까. 전문가들은 하도급 등 근본적인 문제가 남아 있는 한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고된 업무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현장을 지키는데다 바쁜 건조 일정에 사업장 내 만연한 하도급으로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점, 현장에 다양한 외국인들이 근무하면서 쉽지 않은 소통 부재가 안전관리 미숙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5년간 전남지역 등록 외국인 증가율은 74.4%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특히 대불산단이 있는 영암군의 외국인노동자는 9천689명에 달하며, 대부분 대불산단 근로자로 일하고 있다. 이는 영암군 전체 인구 대비 19%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대불산단은 전라남도 서남권 경제의 핵심 거점 중 하나로, 지역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교통사고와 산재사고가 빈번하게 발생, ‘사고 많은 산업단지’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불산단이 사고 없이 안전한 산업단지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전남 서남권 경제의 진정한 축으로 기능하며 지역민과 함께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안전 인프라 확충, 산재 예방 시스템 강화, 근로 환경 개선 등 안전하고 쾌적한 삶의 터전으로 거듭나기 위한 지역사회와 협력 강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언제나 안전이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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