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꿀벌의 날’이다. 자연 속에서 꿀벌이 묵묵히 열심히 일하는 모습은 자연과 인간의 균형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매년 반복되는 기후위기, 지구 온난화, 동식물 서식지 감소, 각종 살충제 사용 등으로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꿀벌이 사라지면 우리 인류도 식량부족을 겪을 정도로 생태계에서 매우 큰 역할을 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UN은 이날을 세계 꿀벌의 날로 정했다. 꿀벌의 소중함과 생태계에서의 중요한 역할을 인류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꿀벌은 단순히 꿀만 만드는 곤충이 아니고 꽃가루를 옮겨 식물이 열매를 맺게 해주며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주요 작물 71종의 수분 활동을 돕고 있다.
이렇게 지구 생태계와 우리의 식량안보에 없어서는 안되는 꿀벌이 세계식량정보기구(GBIF) 발표에 의하면 지난 25년간 야생 꿀벌의 25%가 감소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기 오염으로 꿀벌이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2배 길어져 생의 주기 단축에 영향을 준다는 발표도 있었다.
왜 숲과 삼림을 지켜야 하는가? 인류는 원시시대부터 삼림을 계속해서 지켜왔다. 삼림은 인류의 안전과 풍요로운 생활을 유지시켜 준다. 그런 역할은 삼림이 건강하게 울창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래서 인간의 손으로 정비하고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삼림 유지보전에는 꿀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 꿀벌이 인류의 욕심 때문에 사라지고 있다.
인류의 생활을 지켜주는 삼림의 역할은 첫 번째로 온실효과 가스 삭감 즉 숲은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효과 가스를 흡수한다. 두 번째는 자연재해 방지 즉 식물이 뿌리를 뻗으면서 토사 유출을 방지하고 낙엽 잡초 등 표토의 유출을 방지한다, 세 번째는 수자원의 저장과 정수 작용이다. 빗물을 천천히 흙속에 침투시켜 홍수와 갈수기에 강의 물흐름을 조절하고 스며드는 빗물을 정화시켜 준다.
그래서 숲을 지키는 것은 인류의 생활을 지키는 것이라는 취지에서 일본은 2024년 삼림 환경세를 도입, 성인 납세자 1인에 년 1천 엔의 세금을 부과해서 연 600억 엔을 지자체에 공급한다. 지자체는 삼림 정비와 임업 후계자 양성, 임업 아카데미 운영 등에 사용한다. 삼림은 국토의 보전, 수자원 유지, 지구 온난화 방지 등 중요한 역할이 있는데도 임업 후계자 부족 등으로 유지관리가 소홀했다.
꿀벌이 사라지는 이유는 복잡하고 다양하다. 첫째,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 엇박자 현상을 들 수 있다. 생태 엇박자 현상은 기후환경이 변하는 속도를 동식물이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외부온도에 민감한 변온동물인 꿀벌 역시 따뜻해진 날씨에 꿀을 채집하러 나갔다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둘째, 꿀벌의 먹이인 밀원(蜜源) 부족이다. 밀원식물은 벌에게 꽃가루를 많이 제공하는 꽃과 나무를 말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아카시아 나무가 주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카시아 나무 개체 수 감소와 아카시아 꽃이 피는 4, 5월을 제외하면 영양분이 부족한 설탕물에 의존하게 되어 면역력 약화로 이어지게 된다.
셋째, 꿀벌 기생충인 응애의 확산이다. 꿀벌응애는 꿀벌에 기생하며 체액을 빨아먹는 진드기로 피해를 입은 꿀벌 집단은 체중과 수명이 줄어 집단폐사로 이어진다. 마지막 이유는 농가에서 뿌리는 농약이다. 특히 요즘은 농약을 드론으로 살포하여 광범위하게 퍼져나가므로 유해곤충뿐 아니라 꿀벌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지구상에서 꿀벌이 사라지면 작물의 생산량이 줄어 식량난과 영양부족으로 한 해 140만 명 이상이 사망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꿀벌 집단폐사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로 꿀벌 실종의 원인이 다양하고 복잡한 만큼 전문가들의 진단과 대책도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이다. 사실 기후변화는 꿀벌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므로 세계적인 기후학자들이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꿀벌과 관련해서는 서식지를 보호하고 복원하기 위한 밀원식물 면적을 넓히고자 하는 노력을 들 수 있다. 아카시아 나무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꽃나무를 심어 꽃꿀과 화분 생산기반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10년 이상을 내다봐야 하는 장기 계획이기에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과학기술의 발달로 바이러스와 응애에 강한 꿀벌을 만들어내는 시도가 진행 중이고 AI 기술을 활용하여 응애 방제의 최적 시기를 알아내는 기술도 개발되었다고 한다. 또한 꿀벌은 벌통 내의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기에 벌통 안에 센서를 부착하여 최적의 생존환경을 만들기 위한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살충제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드론 방제 금지 또는 드론을 이용하더라도 꿀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방법, 생물학적 방제, 서식지 다양화 등으로 살충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우리도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꿀벌의 날 캠페인으로 월 1만원을 정기 후원하여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전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