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마한문화의 대표유적인 '시종 고분군'이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 예고됐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사적 지정은 30일간의 예고기간 동안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시종 고분군은 5세기 중·후엽에서 6세기 초에 조성된 대형 고분군으로, '옥야리 장동 방대형 고분' 1기 '내동리 쌍무덤' 4기 등 총 5개의 고분이다. 당시 마한의 사회·문화적 변화를 고분의 조성과 축조기술 및 유물들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금동관 세움장식, 영산강 유역 특유의 토기, 현지화한 외래계 유물, 청자잔, 동남아시아산 유리구슬 등의 출토유물들이 이를 잘 입증해주고 있다. 마한 세력이 백제·가야·중국·왜·동남아시아 등과 독자적 정체성을 가지고 활발히 교류했음을 보여준다.

시종면 일대는 지리적으로 서해 바다와 내륙 길목에 해당하는 요충지에 있어 서해를 통해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 해양 교통로의 거점이자 내륙으로 확산시키는 관문 역할을 했던 곳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러한 지정학적 이점 덕분에 마한 소국의 하나였던 이 지역 토착세력이 독창적 문화를 창출하고 백제 중앙 세력과의 관계 속에서 독자적 세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종 옥야리 장동 방대형 고분과 내동리 쌍무덤은 1986년 전라남도 지정 기념물로 지정된 이후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전남도가 2018년부터 '마한 복원 및 정비사업'을 핵심사업으로 추진한 뒤 다양한 정책적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배경에는 본지의 끈질긴 연재 기사도 일조했다는 점에서 나름 자부심을 갖게 한다. 본지는 지난 2017년 7월 7일 창간 16주년을 맞아 ‘새로 쓰는 영산강 유역 고대사’ 연재를 시작하며 영산강을 중심으로 한 마한사를 집중 조명했다. 2023년까지 무려 6년에 걸친 특집기사를 통해 영암이 고대 마한역사의 가장 중심에 있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마한사 연구와 복원에 힘써왔다. 이후 마한의 역사와 문화를 복원하고 연구할 핵심기관인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가 2026년 삼호읍 나불리에 들어설 수 있게 됐다. 앞으로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의 차질 없는 건립과 함께 마한 문화유산 유네스코 등재작업을 통해 ‘영암 관광’의 새 전기가 마련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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