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의 수괴 윤석열의 파면은 먼 남녁 하늘 영암에도 희망의 빛이 스며들게 했다. 그동안 억눌렸던 가슴은 들녘의 나풀거리는 봄꽃과 함께 청아한 설레임으로 다가온다. 비록 늦었지만 온 국민의 승리로 이끈 대통령의 탄핵은 이 나라에 민주주의가 살아 있음을 증명했다.
그동안 영암군민들도 농민회를 중심으로 윤석열 체포와 구속, 탄핵을 위한 투쟁의 맨 앞자리에서 싸워왔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내란을 일으키자 트랙터를 몰고 남태령에서 수많은 응원봉과 함께 막힌 길을 열었다. 영암 곳곳, 금남로와 전남도청 앞, 여의도와 광화문에 영암군민들의 깃발이 휘날렸다. 지난 4일 윤석열의 탄핵 심판 선고를 하던 날에도 군청 앞에서 생중계를 지켜보며 끝까지 힘을 모았다. 비록 참여는 못했지만 대다수 군민들이 마음속으로 응원을 보냈다. 면면히 이어 온 구국의 혼을 가진 우리 영암군민의 승리이기도 하다. 이 같은 영암군민들의 작지만 헌신적인 노력이 온 국민의 열망으로 모아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시키고 새로운 사회를 열게 된 것이다.
돌이켜 보면, 12・3 불법 비상계엄과 111일간의 탄핵정국은 우리 사회에 전례 없는 혼란과 불안을 초래했다. 국정은 사실상 중단되었고, 극단적 대립과 갈등이 깊어졌다. 민생은 얼어붙어 혼란 속에 경제적 고통까지 감내해야만 했다. 전 세계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급변하는 관세 정책과 인공지능 혁신에 대응하여 발 빠르게 움직이는 동안 우리는 정치적 혼란으로 인해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국가경쟁력마저 크게 약화되었다.
특히 집권 2년 11개월 동안 윤석열은 철저하게 농업을 파탄 내왔다. 물가안정이라는 명분으로 무차별적인 농산물을 수입하여 농산물가격을 폭락시켰다. 양곡관리법 개정을 거부하고 쌀값을 폭락시키면서 식량 주권과 농민생존권을 포기했다. 기후 위기 속에서 힘들게 버티고 있는 농민들을 보호하기는커녕 각종 보조금을 삭감하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혹한에도 영암 농민들이 트랙터를 몰고 남태령을 넘게 한 까닭이다. 이제, 농도 전남도민들이 살 길은 윤석열이 망쳐놓은 농업을 되살려야 할 과제가 남겨 있다. 그러기 위해선 전남을 비롯한 호남지역 국회의원들의 각고의 노력이 요구된다.
이제 혼돈의 시대가 끝난 만큼, 우리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다시 힘차게 도약해야 할 때이다. 새해, 새봄과 함께 온 군민들이 일상의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