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올해 들어 소설책 3권을 탐독했다. 우리나라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주요소설이다. 먼저 소설 '소년이온다'를 읽었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내용으로 하는 소설이다. 지난 3월초 영암신문 '낭주골'에 이 소설을 독후감을 칼럼으로 썼다. 서울을 비롯한 광주와 고향 영암에서 많은 독자들이 격려하는 전화와 문자를 받기도 했다. 이 달에는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게 한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소설 '채식주의자'를, 이어서 3번째 5월에는 제주도의 아픈 역사인 4.3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를 칼럼으로 쓸 예정이다.
이 소설 '채식주의자'는 2010년부터 일본·중국·프랑스 등 여러나라에서 꾸준히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2015년 문학의 명문 출판사 포르토벨로가 영어판을 내어 영국· 프랑스 서점에서 소설분야 톱10에서 1위로 올라 국제적으로 화제가 되었다. 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해 한국문학의 입지를 한 단계 확장시켰다. 이 소설은 탄탄하고 정교하며 충격적인 작품으로 독자들의 마음과 꿈에 오래 머물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이 소설이 미국 문학계의 파문을 일으키면서 독자들과 공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영국의 가디언 신문은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산문과 믿을 수 없을 만큼 폭력적인 조합이 충격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2018년 스페인에서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받는 등 전 세계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 소설은 국내에서도 현재까지 100만부 가까이 판매되었다. 이 소설은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주인공 '영혜'가 어느 날부터 육식을 거부하며 가족들과 갈등을 빚기 시작하는 장편소설이다. 이 소설의 제1부 '채식주의자'는 '영혜'가 평범하고 순종한 아내로 살아오다가 어느 날 갑자기 육식을 거부하고 채식을 선언한다. 그녀는 밤마다 악몽을 꾼다. 꿈속에서 잔인한 장면과 피가 넘치는 고기를 목격해 강한 혐오감을 느낀다. 꿈을 꾸면서 입안 가득히 고기가 들어 있는 가운데 피가 흐르는 혐오감으로 육식을 더욱 거부하게 된다. '영혜' 남편에게 큰 충격을 준다. 그녀의 행동은 온 가족의 불만이 커지고 '영혜'의 친정부모도 딸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친정아버지가 딸에게 육식을 강제로 입에 넣어 먹도록 시도했다. 그러나 딸은 큰 충격을 받고 자신의 팔에 자해를 해 온 가족이 놀란다. 이 사건 후 '영혜'는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남편은 아내의 극단적 변화에 당황해 아내를 전혀 돌보지 않는다.
이 소설 제2부 '몽고반점'은 '영혜'의 언니 '인혜'의 남편이 비디오 아티스트로 '영혜'의 몸에 남아있는 '몽고반점'에 관심을 갖고 예술적 영감을 받는다. 처제와 예술작품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그녀의 몸에 꽃무늬를 그려 촬영하는 작업을 제안한다. 두 사람은 함께 예술작업을 하면서 서로 몸매에 매료되어 촬영 중 육체적 관계를 맺는다. 결국 형부와 언니의 결혼생활이 파국으로 가져왔다. 곧 예술적 열망은 결국 자신과 가족을 망가트리고 '영혜'는 다시 정신병원에 간다. 이 소설 제3부는 나무불꽃은 '영혜'가 정신병원에 입원해서 식사를 거부하고 나무가 되고 싶다고 한다. 자신을 나무라고 믿어 물과 햇빛만으로 살아가려고 한다. '영혜'는 계속 식사를 거부하면서 나무가 되고 싶다고 한다. 그녀는 이제 육체적 고통과 사회의 억압, 가부장적인 폭력에서 벗어나 그녀만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이 소설 '채식주의자'는 '영혜'의 육식 거부를 통해 인간의 본성과 욕망, 억압 그리고 사회적 규범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영혜'의 채식주의는 식습관 변화가 아니라 그녀가 사회 억압에서 벗어나려 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인간관계 갈등과 폭력성을 조명한다. 그녀의 선택은 사회와 가족을 혼란에 빠뜨리고 그녀가 속해 있는 세계가 억압적이고 비인간적이라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다. '영혜'는 자신이 나무가 되려고 하는 비현실적인 집착을 통해 인간으로서 본능과 욕망을 초월하려고 하는 집념이 강하게 돋보인다. 그녀는 사회의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꿈꾼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모든 관계와 연결을 끊어 버린다. 따라서 타인과 소통을 단절시키고 자신을 스스로 고립된 존재로 만든다. 결론적으로 이 소설 '채식주의자'는 인간 내면의 폭력성, 욕망 그리고 사회적 억압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담고 있다. 따라서 '영혜'의 변화를 통해 인간본성과 자유,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소설 '채식주의자'는 단순한 채식 이야기가 아닌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인간존재의 본질적 질문들을 다중에게 던지는 작품이다. 이 관점들은 서로가 연결되어 있고 이를 통해 작품의 깊이와 복잡성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소설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식사를 거부하고 자신이 나무가 되어 물과 햇빛으로만 살아가는 그녀만의 새로운 세계를 살고 싶어 한다. 이 소설은 복잡한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주인공 같은 새로운 인생의 삶의 목표로 살 수 있는 꿈이 함께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