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읍에 자리한 전남지역 대표 조선기업 HD현대삼호(구 현대삼호중공업)가 10여 년간의 길고 긴 침체를 벗어나 최대 호황기를 맞고 있다. 얼마 전,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HD현대삼호는 지난해 매출 7조31억 원과 영업이익 7천236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매출액 기준 역대 최대치이며, 영업이익은 3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HD현대삼호는 이 같은 우수한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해 주당 8천934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전남 서남권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HD현대삼호의 이 같은 안정적인 성장세는 그동안 침체됐던 대불산업단지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한동안 썰렁했던 원룸촌과 인근 음식점들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삼호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등 선순환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아침저녁 출퇴근 시간대면 근로자들의 오토바이 소리가 골목을 메우면서 활기가 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조선산업이 그동안의 긴 불황을 뚫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슈퍼사이클(초호황)에 진입했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전남 서남권 조선업도 재도약의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친환경 선박 전환 수요 등을 감안하면 이 같은 호황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년이 일할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인력난이 조선업 활황의 발목을 잡고 있다. 조선업계 인력난은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조선업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발생했다. 당시 자의반 타의반으로 업계를 떠난 조선업계 숙련공들이 노동 강도 대비 낮은 임금으로 돌아오질 않아 갈 길 바쁜 조선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빈자리를 외국인력으로 대체하고 있지만 대부분 미숙련공이라서 실효성이 낮다는 점이 문제다.

어쨌든, 기업이 소재한 영암은 물론 전남 서남권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HD현대삼호의 안정적인 성장세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앞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내실 있는 경영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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