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형 통합사례관리 ‘결실’

영암형 통합사례관리가 위기의 다문화가정 청소년에게 12년 만에 한국인의 권리를 찾아주었다. 

베트남에서 13년 동안 살다가 2년 7개월 전에 입국한 한국인 김나영(15, 가명) 청소년은 지난 2월 19일 군민으로 전입신고를 마쳤다.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 양은 3살 무렵, 부모의 이혼으로 외가인 베트남으로 보내졌다. 이후 베트남에서 중학교 1학년까지 마친 김 양은 3년 전인 2022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유는 더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으며 성장하길 바라는 엄마의 바람 때문이었다. 

이후 김 양은 주소지는 아버지가 살고 있는 충남에 두었지만, 생활은 어머니가 사는 영암에서 함께 했다. 아빠의 건강과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았고, 베트남 문화권에서 자라 정서적 유대도 양육권이 있는 어머니와 더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김 양이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함에도 공교육 사각지대에 놓여있었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머니와 함께여서 기초생활조차도 위협받는 처지였다.

영암군은 지난해 12월 말, 충남의 복지공무원으로부터 김 양이 영암에 살고 있는지 알아봐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주소지인 충남에 실거주하지 않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수소문 끝에 김 양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영암군은 공교육과 복지 등의 사각지대에 놓인 김 양을 통합사례관리 대상자 목록에 올렸다. 그리고 김 양과 어머니의 요구를 바탕으로 ‘교육을 받을 권리’ ‘사회보장수급권’ 등 사회적 기본권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영암교육지원청과 협의를 거쳐 김 양의 초등학교 학력 인정, 3월 중학교 1학년 입학을 도왔다. 

1개월 가량 영암의 한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김 양은 아직 담임교사와 온라인 번역기로 대화를 나누는 상황이지만, 한국어 학습을 포함해 한국 공교육의 테두리 내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영암군은 김 양에게 경제적 지원도 병행해 지난 2월, 1차 긴급 생계비를 전달한데 이어 지역사회 복지자원과 연계해 밑반찬 등 기초생활을 지원받고 있다. 최근에는 초록우산에 신청해 주거비 300만원 지원도 이끌어 냈다. 나아가 엄마와 함께 살고 싶다는 김 양의 바람대로 기초수급자 신청, 기초생활비 마련, 새 주거지 이전 등도 함께 추진해 한국인으로 살아가게 돕는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김 양이 군민으로서 한국인으로서 당당히 권리를 누리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함께 돌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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