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덕진천(영암천)의 갈대밭을 소재로 한 가요 ‘숨어 우는 바람소리’가 최근 수년 동안 꺾일 줄 모르는 트로트 열풍과 함께 인기를 끌면서 30여년 만에 재조명되고 있다.
갈대밭이 보이는 언덕/통나무집 창가에/길 떠난 소녀같이/하얗게 밤을 새우네… 이렇게 시작하는 노래는 덕진면 금산마을에서 태어난 작사가 김지평 씨가 노랫말을 지은 곡으로, 1993년 가수 이정옥이 발표해 그해 MBC 신인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 트로트 가수 전유진 양이 ‘숨어 우는 바람소리’를 한 종편방송 노래 대결에서 선보인 이후 1천200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전유진 양의 맑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원곡의 감성을 더욱 풍부하게 재해석하며 덕진천의 드넓은 갈대밭과 통나무집을 배경으로 시적 감성이 풍부한 작품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로트 열풍은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에서 크게 일어난 문화적 현상 중 하나다. 트로트는 원래 20세기 초부터 이어져 온 한국 대중음악의 한 장르로, 중장년층이 주로 즐기던 음악이었지만, 최근에는 젊은 세대까지도 관심을 가지면서 전 연령층에서 사랑받고 있다.
트로트가 단순히 ‘옛날 음악’이 아니라, 세련된 편곡과 현대적인 감성을 더한 ‘뉴트로(New-tro)’ 스타일로 변신하면서 MZ세대도 즐기게 되었다. 유튜브, SNS를 통해 트로트 커버곡과 챌린지가 퍼지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바야흐로,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다. 문화는 오늘날 산업과 결합되면서 부가가치의 새로운 원천이 되고 있다. 문화기술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첨단기술로 각광받고, 문화콘텐츠산업은 미래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어느 한때 문화가 중요한 적이 없진 않았지만, 오늘날 문화는 갈수록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문화유산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잘 보존하고 관리하여 지역의 자산으로 십분 활용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