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문화관광재단 출범 이후 각종 축제 크게 늘어나
올해 23건…지난 2년간 15건, 32억 사용 2배 넘어
홍보 부족·주민들 무관심…외지 관광객 드문 ‘동네잔치’
재정여건 갈수록 악화…성과 없는 축제 예산만 축내
영암군이 올해 추진한 축제 및 축제성 행사가 무려 23건에 67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2년 6건, 9억3천만 원, 2023년 9건, 22억7천만 원 등 최근 2년 동안 총 15건, 32억 원을 투입한데 비해 예산 부문에서만 2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축제·행사의 이 같은 양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관광객 등 참석 인원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나 실질적 성과는 크게 미흡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축제의 무분별한 양적 증가보다 질적 개선과 재정 운영의 효율화를 우선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영암군의회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주요 축제행사는 2022년 6건, 9억2천700만 원, 2023년 9건, 22억7천200만 원, 그리고 올해 23건, 66억8천700만 원의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 7월 영암문화관광재단이 출범하면서 지역축제가 크게 늘었으며, 예산 또한 급격히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올해 축제행사에 참석한 인원은 왕인문화축제 16만 명, 마한축제는 2천 명, 국립공원월출산박람회 3만 명, 삼호읍 달빛축제 300명, 영암읍 달빛축제 500명, 학산면 달빛축제 500명, 반려동물축제 2천 명, 들녘음악회 300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참석 인원은 주최 측의 추산으로 군의회는 산출근거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월출산국립공원박람회의 경우, 체험 부스, 전시관, 푸드코트 등에 중복으로 방문한 인원이 대부분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각각 산출한 뒤 합산하여 총 방문객수로 책정한 것은 허위 집계라며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정확한 평가를 통해 미흡한 사항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이들 축제행사에 소요된 예산은 최대 16억 원에서 최소 1천500만 원이 투입됐으나 홍보 부족으로 대부분의 주민들은 무슨 행사가 개최된 지도 모르는 무관심 속에 외지 관광객은 극히 드물어 ‘동네잔치’에 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각종 축제행사에 대한 종합적 검토와 평가를 통해 예산 절감과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영암군의회는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축제·행사의 홍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사·중복되는 소규모 행사가 많다고 지적하고 축제의 효율성을 위해 경제성이 있고 지역 특색을 살린 의미 있는 지역 행사·축제는 지속 발전시키되, 유사·중복 성격의 낭비성 지역 행사·축제는 일몰제를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전직 공무원 출신의 한 주민은 “축제와 행사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문화적 가치 창출을 위해 필요하지만, 목적과 효과가 불분명하면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가뜩이나 재정 악화로 지방이전 재원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축제행사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와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영암군은 2023년 7월 기존의 영암문화재단을 재단법인 영암문화관광재단으로 출범시켜 기존 시설 관리업무 외에 관광기획·스토리텔링·마케팅, 문화기획 등의 기능을 추가하여 ‘영암관광’ 인구를 늘리는 데 주안점을 두고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영암군이 올해 영암문화관광재단에 출연한 예산은 22억6천500만 원, 축제 및 행사 보조금 약 24억1천만 원 등 재단에 투입한 군비만 총 46억8천200만 원에 달해 예산만 축내고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영암문화관광재단의 수익금은 공모사업 1억4천만 원, 입장료 수익 및 부대시설 임대료 등 6억 9천200만 원으로 자체 수입이 전체 예산의 13%에 불과한 데 반해 나머지 87%가 군민 혈세로 충당되고 있다.
더구나 영암문화관광재단은 대표이사 1명을 비롯 경영기획팀, 관광마케팅팀, 지역문화사업팀, 축제도시팀, 시설관리팀 등 5개 팀으로 정규직 12명, 기간제 10명 등 총 26명의 재단 직원 인건비가 약 14억8천만 원으로 총예산의 26%를 차지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