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국립공원 박람회’가 지난 11월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영암종합운동장 일원에서 열렸다. 영암군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이번 박람회는 당초의 우려대로 낙제점 수준이었다는 평가다. 무려 8억에 가까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도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 모을만한 내용도 없었던 ‘속빈 강정’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방문객 숫자는 3만5천 명이었다고 주최 측은 밝혔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강진군이 지난 4월 6일부터 14일까지 9일간 군동면 남미륵사 일원에서 개최한 강진 서부해당화 봄꽃축제에 다녀간 17만여 명의 관광객이 몰린 것에 비하면 턱없는 수준이다. 특히 서부해당화축제는 올해 첫 행사였지만 행사장 주변에는 연일 개장 전 아침 일찍부터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고 수도권과 충청·영남권 등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또 지난 5월 섬진강기차마을 일원에서 펼쳐진 곡성군의 세계장미축제는 올해 24만여 명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며 입장료 수입만 10억3천900만 원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처럼 꽃축제만 갖고도 영암군보다 군세가 약한 지자체들이 해마다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15억 이상들인 영암군의 대표축제 왕인문화축제와도 비교가 된다 할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최초의 월출산국립공원 박람회가 왜 영암에서, 도대체 무엇 때문에 개최하는 것인지 근본적인 ‘물음’이 제기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10%대인 영암군이 군비만 8억 가까이 투입해서 고작 사흘간의 행사 기간 얻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리고 민선 군수의 공약사업이라 한다면 행사 준비 과정에서 최소한 군민들과도 공감대를 이뤄 지역관광 활성화 및 연계사업 등에 대해 서로 의견을 공유하고 협력을 이끌어 냈어야 했다. 더구나 숙박시설과 먹거리가 여전히 부족한 지역 실정은 차지하더라도 전국적으로 집중되는 축제의 시기를 맞아 ‘월출산국립공원 박람회’가 관광객의 발길을 영암으로 돌리기에는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에서 지속 여부가 관건이다.
결국, 전문 산악인을 대상으로 한 등반대회와 전국 국립공원 홍보 차원의 행사에 머문 ‘월출산국립공원 박람회’는 반드시 재고돼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