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벚꽃 백 리 길[156]
■ 구림마을(65)

2017년 12월 15일, 구림마을 죽림정 입구에 세워진 이순신 장군 어록 기념비. 이순신 장군 어록비는 국보 제76호 이순신 장군 서간첩에 있는 ‘약무호남 시무국가. 즉 만약에 호남이 없으면 그대로 나라가 없어지는 것’이라는 뜻의 어록을 전남도가 1억3천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해 화강석으로 건립했다.
2017년 12월 15일, 구림마을 죽림정 입구에 세워진 이순신 장군 어록 기념비. 이순신 장군 어록비는 국보 제76호 이순신 장군 서간첩에 있는 ‘약무호남 시무국가. 즉 만약에 호남이 없으면 그대로 나라가 없어지는 것’이라는 뜻의 어록을 전남도가 1억3천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해 화강석으로 건립했다.

이순신 장군의 친필 서신 전문 

1. 1585년 정월 13일 감역공 현건에게 보낸 서신 (같은 해 1월 사복시 주부가 되었다가 이어 함경도 조산보의 만호가 되었다.)
“격식을 갖추지 않고 말씀드립니다. 죄인(罪人:부친상을 당한 자신을 말함)이 오랫동안 몸이 쇠약하여 눈이 잘 보이지 아니해서 모든 인사를 끊고 편지까지도 전폐를 해버렸는데 하물며 거리가 천 리나 떨어져 있으니 소식도 들을 수가 없고 한 가지도 하는 일 없이 단지 마음속으로 애통할 뿐인데 뜻밖에 하인이 와서 위문편지를 받아 보니 말씀 뜻이 직접 서로 만나 본 것 같아서 내 마음에 그 얼마나 위로가 되고 흡족 하겠습니까?  그리고 또 안부도 잘 살폈습니다.”
乙酉(1585)년 正月 十三日 죄인 이순신

2. 1587 감역공 현건에게 보낸 서신 (함경도에서 녹둔도 둔정관을 겸하며 여진족과 싸우다가 병사 이일의 모함으로 파직되고 백의종군을 하던 때이다.)
“정양(靜養: 부모가 안 계신 사람에게 쓰는 말) 체후가 더욱 건강하시다니 기쁨을 말로 형언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부의(賻儀)로 보내주신 여러 가지 물건은 너무나 과도하게 도와주시니 감덕(感德)한 마음 참으로 간절하고 또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순신은 미련하고 완막한 인간이 굳이 목숨만 붙어서 천지에 울부짖으며 단지 피눈물 나는 애통(哀痛)만 할 뿐입니다. 장지는 좀 가까운 곳이 되어서 정리(情理)에 좀 맞으니 이제 죽어서도 한은 없겠습니다만 남쪽으로 바라보면 아득해서 호소(號訴)할 길이 없으니 이 인생이 앞으로 어느 때나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고 생각할수록 애절하옵니다. 병중에 어렵게 이 편지를 씁니다. 격식은 갖추지 못하고 오직 존체 보중하시어 내 기대에 맞도록 해주시기를 바라옵고 황미(荒迷)하여 이만 줄입니다.” 
                                           현 감역 좌전  

3. 1589년 9월 19일 정읍원님 현정랑 (현덕승)에게 보낸 편지 ( 같은 해 2월 전라도 순찰사 이광의 군관이 되었다가 12월 정읍 현감에 임명되었다.)
“남쪽으로 내려온 뒤로 오랫동안 소식이 끊겼으니 우러러 사모하는 마음 더욱 간절합니다. 백로가 지나고 상강이 지나서 국화가 시드는 계절에 정양하는 체후 잘 보증하신지요? 구구히 기원합니다. 척하는 날마다 공무로 잠시도 쉴 겨를이 없으니 스스로 불쌍히 여깁니다마는 어떻겠습니까? 이곳 정읍으로 부임한 후로 그 즉시 안후를 살피려고 하였으나 직장에 있는 사람이라 동분서주하다가 이제야 겨우 문안 편지를 올린 것이 도리어 부끄럽습니다. 
 집사께서는 앉아서 맑은 복을 누리시는지라 아마도 속된 관리의 상례라고 꾸짖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습습니다. 하가성 종씨가 관아에 왔기에 귀담아 들어보고 편지를 뜯어보니 위로가 좀 됩니다. 여기서 길이 멀지 않고 가까우니 혹시 이곳으로 왕림하여 묵은 회포를 풀어봅시다. 자리를 정해놓고 기다리겠습니다. 곧 뵙기로 하고 이만 줄입니다.”           
己丑(1589)년 九月 十九日 戚下 李舜臣 배수
玄正郞(正五品 벼슬)宅 入納(입납) 井邑宰(정읍원님) 上候狀(상후상)

4. 1591년 현지평 현덕승에게 보낸 서신
( 같은 해 2월 전라좌도수군절도사에 임명되어 진도로 부임하였다.) 
“현정랑 여탑(여관방) 즉납 
잠깐 동안 소식이 막혀서 막막하던 중 객지에 안후가 막중하신지요. 앙축하옵고 즐겁게 지내시고 돌아갈 줄 모르시나요. 산이 높아 하늘이 멀지 아니하고 물이 맑아 신선을 금방 만날 듯하다 하시니 참으로 느껍습니다. 화류의 계절 봄철이나 흥국의 계절 가을철이나 간에 어느 때가 가장 구경하기가 좋습니까? 
 나와 같은 속된 관리는 그저 분주하기만 하여 동반해서 구경할 길이 없으니 지난번 나에게 신선과는 연분이 없다고 조롱하던 그 말씀이 참으로 정확한 판단이었습니다. 과연 우습습니다. 아까 관보를 보니 이 동네 윤 영감이 이조정랑으로 되었으니 다행입니다. 좌석이 조용치 못해서 이만 줄입니다.”
 <계속>                   글/사진 김창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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