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을 맞아 전국에서 지역축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읍·면민의 날을 시작으로 마한문화축제, 주민주도형 마을축제, 캠핑관광 박람회, 군민의 날, 월출산 국화축제 등 전례 없는 크고 작은 행사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23개 국립공원이 모두 참여하는 ‘2024 월출산국립공원 박람회’가 11월 1일부터 3일까지 영암종합운동장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박람회는 영암의 자연환경과 월출산을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부 군민들은 과도한 예산 투입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번 월출산국립공원 박람회는 우승희 군수가 군민들에게 약속한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영암을 국립공원 중심의 관광지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 아래 추진되고 있다. 올해 초 박람회 추진을 위한 조례가 제정되었고, TF팀도 꾸려져 행사를 준비해왔다. 총 7억8천3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박람회는 6억8천300만 원이 전시 및 홍보 체험존, 대통령기 전국등산대회, 국제학술세미나 등에 사용되며, 1억 원은 ‘달빛뮤직 페스티벌’에 소요될 예정이다.
그러나 가뜩이나 어려운 군 재정 형편에 국·도비 지원도 없이 순수 군비 8억에 가까운 혈세를 3일 행사를 위해 쏟아붓는 것은 과도한 예산 낭비라는 것이다. 숙박시설과 먹거리 부족 등 관광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한 지역 실정에서 이번 박람회가 영암보다 주변 지자체에 실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행사 준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23개 국립공원 모두가 참여하는 박람회만큼 조직위원회가 가동되어 숙박 및 음식, 교통 대책과 함께 관광 활성화 및 연계사업 등에 대해 서로 의견을 공유하고 지역 주민들과도 공감대를 이뤄 협력을 이끌어내는 노력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기껏 10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두었지만, 형식적인 회의만 두 차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TF팀도 고작 1명의 직원이 맡아 하는 등 그동안 행사 준비가 얼마나 부실하게 진행돼왔는지를 짐작케 한다.
이번 행사가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만큼 철저한 준비로 그만한 성과를 내야 하지만, 농번기 주민들의 무관심 속에 전국에서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축제에 얼마만큼 경쟁력을 갖고 관광객을 유치하여 지역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