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행사에 30여 명 대규모 사절단, 3박 4일 예정대로 출국
쌀·소값 폭락, 농업보조금 축소 등 농민들 시름 속 ‘비난’ 봇물

<속보> ‘외유성 참배’ 여론에도 불구하고 영암군이 일본에서 열리는 ‘왕인 묘전제’ 행사를 예정대로 강행, 비난을 사고 있다.

영암군은 11월 3일 일본에서 열리는 ‘왕인 묘전제’ 행사에 올해도 30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원을 3박 4일 일정으로 파견, ‘외유성 참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사상 유례없는 폭염으로 고온건조한 기상 조건이 지속되면서 전남지역에 벼멸구 발생 면적이 크게 늘어 정부에서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더구나 쌀값 및 소값 폭락으로 농업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부의 교부금 축소로 농업보조금이 대폭 축소돼 농민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또 영암군은 전남지역 지자체 중 유일하게 지방세나 지방교부세 같은 세입이 감소하거나 대규모 재난‧재해가 발생하는 등 재정 상황이 어려울 때 비상금 성격의 ‘통합재정안정화기금’도 설치하지 않아 최근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았다.

이 같은 실정에도 영암군은 올해도 4천800만 원의 예산을 책정, 군의원, 왕인박사현창협회 관계자, 공무원 등 모두 33명의 사절단을 꾸려 1일 오전 김해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떠났다.

그동안 사절단에는 군수 측근들의 민간인들이 다수 포함됐으나 올해는 테마 견학 공무원 2명등 공무원이 무려 14명이나 포함됐다.      

영암군은 일본 히라카타시와 1998년 우호 교류를 시작한 이후 20년 넘게 대규모 사절단을 꾸려 ‘왕인 묘전제’에 참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묘전제에 참석하는 두 시간여의 기념행사를 위해 해마다 3박 4일 일정으로 사절단 인원을 무려 30명 넘게 꾸리고, 올해도 기념행사 외에 나머지 일정은 오사카 왔소축제, 꽃박람회 기념공원 등 일회성 관광일정으로 짜여 있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농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쌀값과 한우값 폭락으로 농민들은 갈수록 허리가 휘는데 해마다 일본 왕인 묘전제 행사에 3박 4일 동안 30여 명이 ‘외유성 참배’에 나서는 것은 도무지 납득이 가질 않는다”며, “취임 후 혁신을 앞세우고 여론 수렴을 목적으로 소통 행보를 활발히 펼치고 있는 우승희 군수가 지역 여론에 귀를 닫고 불통 행정을 이어가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또 영암읍 내 한 주민은 “도대체 일본 묘전제가 뭐가 그리 중요한 행사라고 이 어려운 시기에 대규모 인원이 동원되어 관광일정으로 수십 년간 혈세를 낭비하는 것은 혁신을 외치고 있는 군수마저 지역 주민들을 철저히 무시한 처사다”며 “왕인문화축제 때 잠깐 참배행사만 참석하고 돌아가는 일본 사절단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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