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면의 대봉감 재배면적은 650㏊로 단일면적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이다. 금정 대봉감은 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봉감보다 당도가 높고 단맛이 풍부하며 비타민C 성분이 많아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이로 인해 600여 농가에서 연간 1만2천여 톤을 생산해 20억~30억 원의 소득을 올리는 효자작목이다.

그런데 최근 수년 사이 이상기후가 계속되면서 대봉감 농가들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올해도 대봉감 50% 이상이 ‘햇볕 데임’(일소)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 봄 냉해와 잦은 비, 탄저병 등으로 수확량이 예년의 20% 수준에 머물렀던 전철을 또다시 밟고 있다. 

실제, 올해 관내 금정면 등 대봉감 재배면적 809㏊ 중 50%가 넘는 480㏊에서 햇볕 데임 피해를 봤다는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지난 8∼9월 계속된 폭염과 적은 강수량 등 이상기후로 ‘일소’로 불리는 대봉감 햇볕 데임 피해가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햇볕 데임 피해는 33도 이상의 기온에서 과실이 햇빛에 과다하게 노출돼 검게 그을리거나 변질되는 등 과실 세포가 괴사하는 현상이라고 한다. 이는 수확량과 품질 저하로 이어져 농가들의 소득에도 큰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날씨 탓으로 생산 물량이 줄게 되면 중간상인들의 포전거래도 활발해져 농가들의 피해로 이어진다고 한다. 수확까지 일손이 많아 농협수매에 응하지 않고 중간상인에 밭떼기로 헐값에 넘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농촌경제에 이중삼중의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 할 것이다.

실제, 금정농협에서는 2019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500톤 이상 수매하던 물량이 2020년 110톤, 2021년 113톤, 2023년 182톤에 그쳤다. 다만, 2022년에 911톤을 수매했지만 가격이 대폭락하여 수매대금이 겨우 10억 수준에 머물러 역대 최악의 상황을 맞기도 했다. 이로 인해 금정 지역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그런데, 농작물재해보험은 농가들에게 여전히 불리하게 설정돼 있다는 점에서 개선책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대봉감의 피해율 산정 시 가지에 달린 착과 수 6% 규정이나 낙과 수량 피해율 제외 등 일부 약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영암군은 이 같은 불합리한 농작물재해보험 규정 개선과 관수·관정시설 보조금 비율 확대 등 개선 사항을 해당 기관에 건의했다고 한다.

이상기후로 인한 우리 농업의 미래가 갈수록 걱정이다. 아무쪼록, 농업은 국가에서 보호해야 할 ‘최후의 보루’라는 점에서 정부는 물론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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