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병 인
*금정면 출생
*광주 보화당 금은방 대표

척박한 바위 틈새에 왕성하게 뿌리를 내려 푸르름을 잃지 않은 인동초처럼 억센 생명력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金井人의 끈기와 기상은 위대한 것입니다.
한눈팔지 않고 외골수로 정직하게 살아온 게 괜히 억울하고 손해난 기분에 목청껏 고함을 치고 싶고 때로는 밤잠을 설치며 자책하고 세상을 원망해 보지만 성실하게 최선을 다했기에 여한이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전기조차 없는 인적이 끊긴 첩첩산골에 움막을 짓고 아웅다웅 시끄럽고 혼탁한 세상을 피해 육신이 무너지도록 땀 흘려 고생을 자초하며 청빈하게 여생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어느 친구의 처절한 하소연에 얼씨구 공감하며 맞장구쳤지만 엄연한 가장으로써 현실도피는 무책임하고 비굴한 행위란 걸 금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잠시 소유할 뿐인 하찮은 물욕 때문에 위선과 가면의 탈을 쓰고 항시 허둥대며 눈치껏 살아온 어리석고 후회스런 과거를 반추해보며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새롭게 정진하여 보자고 소주잔을 기울리며 거친 손목을 잡고 촉촉한 눈을 마주치며 가슴속으로 흐느꼈던 진솔한 고향친구가 미덥고 고마운 것이다.
옛말에 굶주리면 달라붙고, 배가 차면 떠나가고, 따뜻하면 몰려들고, 식어버리면 버리는 것이 인심이라지만 실은 강한 체 하면서도 모질지 못하고 약삭빠른 체 하면서도 막상 제 밥그릇조차 챙기지 못한 정 많고 순수한 향우님께 외람된 부탁입니다.
몇 년 후 우리들의 자화상을 그리며 새로운 각오로 과감하게 변신하자는 것입니다. 가정과 사회에서 평가되는 나는 누구인가?
나의 사고방식이 타당했고 합리적이었는가. 나는 무슨 목적과 희망을 가지고 힘겹게 몸부림치는가를 냉철하게 점검하고 확인하면서 자신을 추스린다는 것이 자존심이나 체면 때문에 어려울 수는 없습니다.
향우회는 과시하는 자리나 이해타산과는 상관없는 소중스런 친목모임이기에 스스로 적극 참여하여 보람과 긍지를 느끼며 상부상조의 미덕까지 공유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인 것입니다.
고향의 선후배가 아름다운 추억 속에서 친교를 나누며 정분을 나눌 수 있는 향우회에 활기찬 모습으로 참석하시어 궁금했던 근황들을 큰 목소리로 들려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