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산단 내 중소형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핵심시설인 공동 진수장의 ‘플로팅 도크’가 지난 5월 보유 업체와의 임대 기간 종료 이후 해외 업체에 매각되면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무려 100억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 조성된 공동 진수장(육상에서 만든 배를 최초로 물에 띄우는 시설)이 6년 만에 ‘절름발이’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대불산단은 국가산단으로 그동안 조선산업의 중심지로 전남 서남권 경제의 한 축을 떠받쳐 왔다. 그러나 지난 2015년부터 지속된 조선산업 불황은 지역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주었다. 대불산단 내 조선업체는 도산과 폐업이 속출했고, 근로자들은 실직으로 고통을 받았다.

다행히, 최근 수년 사이 침체기를 벗어나 다시 호황기를 맞고 있다. 그런데 조선기업들이 선박 블록 조립 뿐만 아니라 진수장을 통해 중소형 선박 건조도 가능한 필수 시설을 사용할 수 없어 선박 건조에 차질을 빚고 수주 협상도 사실상 어렵게 됐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당초 공동 진수장은 전남도가 2018년 서남권 중소 조선해양기업의 숙원을 내세워 정부에 국비 60억 원을 요구해 도비 39억 원과 영암 군비 16억 원을 포함, 총 120억 원을 투입해 조성됐다. 전남도와 영암군 등은 당시 대형선박 블록 조립 등에 치중해온 전남 서남권 중소조선기업들의 저부가가치의 노동집약적 산업구조를 바꾸는 한편, 대기업 중심 산업구조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인 시설이라는 점을 내세워 국비 지원을 이끌어 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연간 10억 원 규모의 막대한 운영비 지원이 끊기면서 민간으로부터 임대 운영해오던 공동 진수장 내 플로팅 도크가 해외로 매각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물론 공동 진수장이 완공된 이후 2021년 12척, 2022년 8척, 2023년 4척 등 선박 건조가 감소세를 보여 당초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당초 공동 진수장 조성 취지가 조선업체들의 사업 다각화를 지원하고 수주 경쟁력을 갖추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국·도비는 물론 영암 군비까지 들여 추진했다는 점에서 ‘플로팅 도크’ 운영을 6년 만에 중단한 것은 너무 성급하다는 판단이다.

아무쪼록, 전남 서남부권 경제의 핵심이자 영암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대불산단이 지역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서남권 조선업의 전진기지로 거듭나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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