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문화축제’에 이어 ‘김창조 가야금 전국대회’가 똑같은 주제로 주최 측만 바뀌어 각각 두 번씩이나 갖게 되는 웃지 못할 일이 영암군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국산조학회(이사장 양승희)는 이달 23~24일 서울 서초문화예술회관에서 ‘K-Seoul 김창조 가야금 전국대회’를 개최했다. 올해로 12번째 맞는 김창조 가야금 전국대회는 영암읍 회문리가 고향인 김창조 선생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고, 우리 민족이 즐겨왔던 가야금 예술을 보존하고 계승발전을 목적으로 그동안 영암군과 (사)김창조산조보존회 주최로 해마다 열리고 있다.
그런데, 올해는 ‘김창조 가야금산조’ 전승·보전사업을 둘러싸고 영암군과 전수자 양승희 씨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서울과 영암, 두 곳에서 각각 열리게 됨으로써 문화예술계는 물론 지역주민들로부터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전수자 양 씨는 이번 행사를 서울시 민간국악 행사지원 사업으로 추진하면서 ‘가야금산조 창시자 서울에서 새 역사의 꽃을 피우다’라는 표어를 내세웠다. 앞으로도 계속 행사를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읽힌다.
반면 영암군은 올해 김창조 가야금 전국대회를 오는 10월 또는 11월 가야금산조기념관에서 영암군 주최로 개최할 예정이다. 전수자 양 씨와 갈등을 빚으면서 올해부터 ‘김창조 가야금 전국대회’를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나주시와 영암군이 해마다 각자 개최해오던 마한축제에 이어 벌어지고 있는 또 다른 해프닝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속된 말로, 돈벌이(?)도 안되고 요식행위에 그치는 행사에 왜 유독 영암군만 이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일까? 마한축제는 그나마 ‘마한문화’의 선점(?)을 위한 지자체 간 경쟁으로 벌어지고 있는 사안이지만 ‘김창조 가야금 전국대회’는 초등학생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경연대회’라는 점에서 ‘따로따로 행사’는 두고두고 입살에 오를 것이다.
특히 ‘산조’라는 독특한 음악 장르를 개척한 김창조 선생의 업적을 앞으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통해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나서야 할 전수자와 행정기관이 사사로운 감정에 전국적인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것은 결국 군민들의 피해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할 길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