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의 고향사랑기부 건수가 1년 6개월 만에 1만 건을 돌파했다고 한다. 군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일부터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된 이후 이달 11일 기준 영암군의 누적 기부건수가 1만122건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서 출향인들의 동참행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음은 물론이다. 올해도 군민의 날과 면민의 날을 계기로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살고 있는 출향인사들의 고향 사랑하는 정성이 남다르게 느껴진다. 영암군은 출향인들의 적극적인 성원에 힘입어 지난해 전국 기초지자체 중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고향사랑기부제가 소멸위기에 있는 우리 농촌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실제, 영암군은 지난 2월 첫 사업으로 노인들의 근육 손실 예방을 위한 맞춤형 운동교실 ‘엉덩이 기억상실증 회복 프로그램’을 시작한데 이어 지난 4월부터는 두 번째 사업으로 ‘엄니 극장 가시게’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18일 덕진면을 시작으로 5월까지 매주 수·목·금요일 오전 65세 이상 어르신 1만5천여 명을 대상으로 영화관 ‘기찬시네마’에 초청해 영화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농촌에 살면서 좀처럼 극장 영화를 보기 힘든 노인들에게 영화관 나들이를 해주고, 영암군에서 하나뿐인 영화관 ‘기찬시네마’를 활성화한다는 취지여서 일거양득의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런데 올해 고향사랑기부제 출발이 썩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에 모아진 기부금이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1분기 전국 212개 지방자치단체에서 고향기부제를 통해 거둔 기부금은 모두 59억6천만 원이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87억3천600만 원)에 비해 31.8%나 감소한 금액이다. 기부 건수도 6만3천470건에서 4만4천294건으로 30.2%가 줄었다. 제도 시행 2년째를 맞아 국민들의 참여가 확산되면서 기부금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외의 성적표가 나온 것이다. 이는 정부의 각종 규제가 기부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우승희 군수는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 국회를 방문해 민간플랫폼 도입, 기부 주체 법인·단체 확장 등을 담은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해 국회의원들의 공감을 얻었다고 한다. 우 군수의 적극적인 행보에 박수를 보내며, 소멸위기에 직면한 농촌 등 지방을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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