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조 가야금산조’ 전승·보전사업을 둘러싸고 영암군과 전수자 양승희 씨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전수자 양 씨는 올해 ‘제12회 김창조 가야금 전국대회’를 서울시 민간국악 행사지원 사업으로 오는 8월 23~24일 서초예술문화회관에서 ‘제12회 서초 김창조 가야금 전국대회’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시상도 문체부 장관(1천만 원), 교육부 장관(500만 원), 인간문화재 양승희상(300만 원)을 각각 마련해 시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영암군은 올해 김창조 가야금 전국대회를 오는 10월 또는 11월 가야금산조기념관에서 영암군 주최·주관으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전수자 양 씨가 먼저 선수를 치고 나선 것이다.

양 씨는 이에 대해 2022년 우승희 군수 취임 후 국가 무형유산, 가야금산조 전승교육 파행 및 양승희 명예관장 강제 축출, 2023~2024년 2년간 연속 전국대회를 못할 경우 경연대회 자체가 취소될 것을 염려하여 올해 김창조 가야금 전국대회를 서울시 민간국악 행사지원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양 씨는 앞서 사법당국에 영암군을 상대로 ‘인간문화재 국가중요사무 업무방해’로 고소한 바 있다.

양 씨는 영암에서 가야금산조가 꽃 피울 수 있었던 것은 창시자를 밝히고 가야금산조를 복원해 영암이 가야금산조의 본향(本鄕)임을 선포한 자신의 노력에서 시작된 것임에도 경연대회와 전승 교육이 중단되고 최근에는 가야금산조기념관에 마련된 자신의 명예 관장실마저 폐쇄되면서 사실상 쫓겨난 신세가 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영암군은 양 씨가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행사에 대해 문체부 등 4개 시상 기관에 대회 명칭과 장관 표창 수여 권리는 영암군에 있고, 타인과 타 지자체에서 무단 사용할 경우 법적·행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암군은 올해부터 ‘김창조 가야금 전국대회’를 군 주최·주관으로 개최한다는 계획으로 문체부에 변경 신청을 마쳤다. 

결국, 올해 개최 예정인 ‘제12회 김창조 가야금 전국대회’가 서울과 영암에서 따로 개최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염려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번 사태는 그동안 영암군과 전수자 양 씨의 누적돼온 불만이 터진 것으로, 양측의 갈등은 결국 군민들의 피해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조속한 해결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누차 강조하고자 한다. 양측의 원만한 합의로 더 이상 영암의 이미지를 먹칠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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