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문화재 양승희 씨, 12일 군청 앞 기자 회견
영암군, “특정인의 전유물 아냐”…조목조목 반박
가야금 전승교육 파행중단 촉구
‘김창조 가야금산조’ 계승사업을 둘러싸고 영암군과 전수자 양승희 씨의 갈등이 법정 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는 가운데 12일 양 씨가 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야금 전승교육 파행 중단을 촉구했다.
양 씨는 “스승 김죽파의 유언을 지키드리려 1990년 중국과 수교전 연변에 들어가 자료 구입 등을 통해 산조 창시자가 김창조 임을 밝히고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190억 원을 지원받아 2014년 가야금산조 기념관을 완공하고 스승의 유언에 따라 영암 어린이를 상대로 전승교육을 해오던 중 2022년 우승희 군수 취임 이후 정선옥(타 계보의 전수자)을 영암 가야금 대표주자로 세우고 사설교습소를 허용하고 그것도 모자라 전승교육 중인 양승희를 내쫓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간문화재 양승희의 명예 관장실을 임의로 팻말을 제거하고 관장실에 침입, 개인 기밀서류, 물품 등 모두 처분한 뒤 두 달이 지나도록 어디에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양 씨는 이에 앞서 지난 5월 27일 우승희 군수를 상대로 목포 지검에 ‘인간문화재 양승희 국가중요사무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양 씨는 2022년 우승희 군수 취임 후 정선옥 특혜 사건으로 △취임 100일 잔치 정선옥 공연 △<종가The금> 영암군 특화사업 추진 △정선옥 사설교습소 허용(트롯트 가요센터) △트롯트가요센터에 상주단체로 선정 △군민의 날 정선옥 팀 공연 등을 제시했다.
양 씨는 가야금산조기념관 관리운영 조례안은 가야금산조 창시자 김창조, 인간문화재 김죽파, 인간문화재 양승희로 이어지는 가야금산조를 문화예술 유산으로 계승 발전시키고 가야금산조기념관의 효율적인 관리 운영을 도모하고자 제정됐다며 우승희 군수는 인간문화재 양승희의 국가중요 사무, 업무방해(무형문화재보존 및 진흥에 관한 법률, 문화유산헌장) 인간문화재 양승희 개인물품 강제 반출, 위반으로 영암군의 양승희 강제 퇴거 조치는 산조기념관 조례 제정 취지와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억지 주장·특혜 요구 임계점 넘어
이에 대해 영암군은 가야금산조 기자회견 관련 입장문을 내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군은 입장문에서 “가야금산조는 개인의 전유물이 아니다”면서 “소중한 문화유산 가야금산조 계승·발전을 위해 영암군은 그동안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영암군 예산을 투입해 계승 교육, 경연대회 개최, 산조 공연 등을 뒷받침해 왔다”고 밝혔다.
또 “영암출신 악성 김창조 선생이 창시하고 6개 유파에서 계승해 오고 있는 대한민국 전통문화의 산실로 군민 모두가 이를 자부심으로 여기고 있다”면서 “2019년을 기점으로 영암군 가야금산조 역사에 그늘이 드리워졌다. 가야금산조 계승·발전 사업들을 특정인이 주도하면서 문제가 불거졌고, 지금까지 누적돼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인사는 가야금산조 지원을 빌미로 영암군에 일련의 비상식적인 요구를 해왔다. 지역사회에 왜곡된 주장을 유포해 물의를 빚었다. 심지어 영암군민이 주인인 가야금산조기념관의 사용을 방해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영암군은 지금까지 관련 언급을 삼가왔으나 계속되는 억지 주장과 특혜 요구에 영암군의 인내도 임계점을 넘었다”며 “불필요한 오해가 없게 조용히 추진했던 가야금산조 선양사업 관행 혁신도 이제 공개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가야금산조의 비조인 김창조 선생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저변을 넓히는 교육과 공연 지원에 전력을 다하겠다”며 “특정인이 아니라, 다양한 연주자가 고루 활동하고, 온 국민이 전통악기의 가락을 즐기는 가야금산조의 진정한 본향으로 영암군이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또 양승희를 강제 퇴출시킨 후 정선옥 팀을 강사로 채용, 가야금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양 씨의 주장에 대해 가야금산조 교육은 올해부터 영암군 직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사들은 외부심사위원의 블라인드 테스트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채용했다고 덧붙였다.
인간문화재 양승희 개인물품 강제 반출, 위반 건에 대해서는 영암군은 공문 발송 등 사전 고지와 함께 양승희 선생에게 개인물품 정리를 꾸준히 요청했고, 현재 이 물품들은 가야금산조기념관 물품보관소에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명예관장직 임명과 관련해서는 2019년 제정된 조례 제7조는 명예관장에 관한 사항을 명시하고 있지만, 특정인물을 명예관장에 위촉한다는 내용은 없다고 해명했다.
김창조가야금산조 전승교육을 안하면 기념관이 소용 없고, 정선옥 제자들이 강사로 오면 문제가 발생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동안 지역사회와 크고 작은 갈등을 일으킨 특정 개인이 독점하는 전승교육을 지양하고 모든 연주자에게 열린 기념관으로 운영해 악성 김창조 선생의 업적을 재정립, 확산하코자 한다고 밝혔다.
영암 어린이들이 공연할 예정이었던 ‘UN 정전 70주년 미국 순회공연’ 취소와 관련해서도 최초 스태프 포함 39명의 항공료·숙박료·식비 등 비용 5억2천만원을 요청하고 나중에는 37명 2억9천만원으로 변경해 예산을 요구했으나 많은 예산으로 미반영됐다고 밝혔다.
영암군은 양 씨의 우승희 군수 취임 100일 잔치 정선옥 공연에 대해서도 ‘민선8기 군민소통 토크 콘서트’ 공식행사 식전 공연으로 정선옥 연주가 초청, ‘취임 100일 잔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정선옥의 <종가The금> 영암군 특화사업과 관련, 우승희 영암군수 취임 이전인 2022년 3월 14일 전라남도의 ‘남도문예 르네상스 사업’으로 선정돼 특혜 시비가 발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