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18만원대로 추락..전남 쌀 재고량 전국 최고
한우값 마리당 250만원 손해...농가들 불안감 고조
정부, 쌀값 20만원 보장도 말뿐..농도 전남 ‘벼랑끝’

사료값은 올랐는데 한우 도매 가격은 계속 떨어져 축산농가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료값은 올랐는데 한우 도매 가격은 계속 떨어져 축산농가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쌀값(80㎏)이 올 들어 처음으로 18만원대로 내려앉아 농가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우값도 최근 두당 200만원까지 폭락하면서 축산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농축산업에 기대고 사는 농도 전남 주민들의 가슴이 멍들어 가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쌀 한 가마(80㎏) 가격은 지난 15일 기준 18만9천488원으로, 지난 5일 가격(19만원)보다 0.3% 떨어졌다. 지난해 7월(18만6천106원) 이후 10개월 만에 18만원 대로 내려앉으면서 올 들어 가장 낮았다. 최근 5년 중 최고값과 최저값을 제외한 3년 평균가격인 평년가격(19만1천22원)보다도 0.8% 하락했는데, 지난해 11월(19만 9760원) 20만원선이 무너진 뒤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더욱이 매년 수확기(10~12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5월부터 오름세로 전환해야 하지만 이대로라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농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쌀 목표가격을 한 가마니(80㎏)당 20만원선으로 유지하겠다는 대통령과 정부 약속은 ‘말뿐’으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농민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지난달 기준 농협 RPC 등의 재고 물량도 18만3천 톤으로 전년(10만3천 톤)보다 8만 톤이나 많아 전남 쌀 재고 물량이 전국에서도 가장 많다. 이대로라면 농협 RPC 등은 다음 달부터 수확기를 앞두고 재고 물량을 줄이기 위해 낮은 가격이라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어서 쌀값 하락세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한우 가격도 폭락하면서 축산농가의 연쇄 도산이 우려되고 있다.

영암한우협회에 따르면 한우 비육우 두당 생산비는 평균 1천만 원에 달하지만, 한우 두당 평균 도매가격은 750만 원에 불과해 소를 1두 출하할 때마다 농가당 빚은 평균 250만 원씩 쌓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수입 곡물 가격이 상승해 사료비를 포함한 생산비는 급등하고 있지만, 고물가와 고금리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한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재고가 쌓인 탓에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암한우협회 관계자는 “한우 1천500여 두를 키우는 한 농가는 지난 한 해 약 12억 원 가량 손해를 입었다”며 “정부는 물가안정을 우선으로 별다른 대책 없이 안일하게 생각하며 방관만 하고 있어 농가의 울분은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전국한우협회도 지난 9일 낸 입장문에서 “지난 2022년 추석부터 바닥까지 떨어졌던 한우값은 바닥을 뚫고 지하까지 떨어지고 있다”며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소비가 늘어나길 기대했던 심리는 지출이 겹치며 ‘가난의 달’이 됐고, 소비위축에 적체된 도축 물량까지 늘어나 한우 가격 폭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정부의 대책을 호소했다.

한편 전남도는 지난 20일 쌀값 안정을 위해 정부에 15만 톤을 시장에서 격리시켜줄 것을 건의했다. 전남도는 이에 앞서 지난 17일 농협 전남지역본부에서 관내 농협 RPC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쌀 시장격리(15만톤 이상), RPC 정부지원 확대, 쌀소비 대책 촉구 등을 담은 ‘2023년산 쌀 수급 및 가격안정대책’을 논의한 뒤 정부에 이 같은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