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가 소멸위기에 있는 우리 농촌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지난해 처음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 모금에 전국 기초지자체 중 2위를 차지한 영암군은 지난 2월 첫 사업으로 노인들의 근육 손실 예방을 위한 맞춤형 운동교실 ‘엉덩이 기억상실증 회복 프로그램’을 시작한데 이어 최근 두 번째 사업으로 ‘엄니 극장 가시게’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18일 덕진면을 시작으로 5월까지 매주 수·목·금요일 오전 65세 이상 어르신 1만5천여 명을 대상으로 영화관 ‘기찬시네마’에 초청해 영화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농촌에 살면서 좀처럼 극장 영화를 보기 힘든 노인들에게 영화관 나들이를 해주고, 영암군에서 하나뿐인 영화관 ‘기찬시네마’를 활성화한다는 취지여서 일거양득의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50년 만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았다는 70대 후반의 할아버지와 같이 대다수의 농촌 노인들은 일부러 영화를 보기 위해 도시까지 나가는 일이 드물다. 2년 전, 많은 예산을 들여 40년 만에 작은 영화관을 만들어 놓았지만 관람객수 저조로 폐쇄 위기에 몰리고 있는 상황은 이를 잘 반증하고 있다. 급기야, 작은 영화관 ‘기찬시네마’를 살리기 위해 영암군이 65세 이상 어르신의 영화관람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긴급 수혈에 나섰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동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버스로 영화관까지 태워주고 동네 사람들과 모처럼 나들이에 나선 노인들의 해맑은 표정에서 고향사랑기부제가 소멸위기에 있는 농촌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최근 읍·면민의 날 행사에서 이어지고 있는 출향인들의 고향을 돕기 위한 고향사랑기금 행렬은 평생 농촌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지역주민들에게 큰 위안이 되고 있다. 지난 18일 시종면민의 날 행사와 20일 금정초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기부된 모금액만도 1천780만 원에 달하고, 기부자 중 일부는 기부답례품을 장학금이나 읍·면 문예체육행사위원회 후원금 등으로 재기부하는 방식으로 고향사랑을 이어가 고향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영암군은 이달부터는 고향사랑기금 세 번째 사업으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초빙해 진료를 맡기는 ‘보건기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신설 운영’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고향사랑기금 덕에 영암지역 소아청소년이 도시까지 나가지 않고 전문의의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고향사랑기부제가 도·농 상생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은 퍽 다행스런 일이다. 앞으로도 계속 활화산처럼 타오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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