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선이 닷새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지난 3월 27일부터는 해외에 거주·체류 중인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재외투표가 실시됐다. 그리고 이달 5~6일에는 사전투표가 시작되면서 여당의 국정안정론과 야당의 정권심판론 중에서 한쪽의 손을 들어줘야 하는 유권자의 시간이 시작됐다. 영암·무안·신안 선거구도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후보의 아성에 국민의힘 황두남, 진보당 윤부식, 한국농어민당 김팔봉, 무소속 백재욱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고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년 만에 치러져 자연스럽게 중간 평가 성격을 띠고 있는 탓에 지역 선거판은 의외로 차분하고 조용하다. 이른 아침부터 거리 인사를 통해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는 도시 선거판과는 영 딴판이다.
총선은 대한민국 향후 4년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국가적 행사다. 어떤 선량들이 선출되느냐에 따라 국가 정책이 달라지고 국민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 또한 지대하다. 중요하지 않은 선거가 있으랴마는, 특히 내년 총선의 역사적 의미는 막중하다. 경제는 더 어려워지고 민생의 고충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 2년의 시간을 국민이 어떤 평가를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현 대통령의 국정 운영 향배가 정해지고 차기 권력을 향한 여야의 역학 구도도 요동칠 공산이 크다. 그런 점에서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이 갖는 각별한 의미를 인식하고 민의를 대변하면서 나라의 미래를 열어나갈 적임자와 정당을 고르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이제 선거일까진 불과 닷새밖에 남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여야의 모습을 보면 유권자는 안중에 없는 퇴행적 행태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각 정당과 후보가 제시한 공약만 봐도 유권자들의 눈을 붙잡고 귀를 솔깃하게 하는 인기 영합적 정책이 대부분이다.
윤석열 정부의 감세 기조에 따라 세수가 크게 줄어 이공계 연구개발 예산마저 대폭 삭감한 마당에 무슨 수로 예산을 충당하고, 빚을 내 비용을 조달하더라도 어떻게 뒷감당을 하려는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정책 경쟁이 실종된 선거는 저열한 네거티브 공방으로 전개되기 십상인데 이번 총선에서도 막말과 비방으로 상대를 악마화 하고 있다. 국민 눈높이에 어긋난 후보를 걸러내는 것은 유권자에게 주어진 의무다. 자격 없는 후보를 가차 없이 걸러내고 시대 흐름에 동떨어진 정당에 회초리를 들어 정치 선진화의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유권자가 달라져야 세상이 바뀔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