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는 2014년부터 영화관이 없는 군 단위에 도민 편의를 위해 작은 영화관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예술 향유 기회가 많지 않은 군 지역에서 먼 도시까지 가지 않고도 저렴한 비용으로 최신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2015년 장흥 정남진 시네마 개관을 시작으로 현재 11개 시군에 운영 중이다.

영암군도 지난 2022년 12월 21일 작은영화관 ‘영암 기찬시네마’가 영암읍사무소 앞에 개관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남도가 6억5천만 원을 지원하고 영암군이 19억8천만 원 등 총 26억3천만 원이 투입됐다. 이 영화관은 지상 1층 연 면적 1천89㎡, 건축면적 490.46㎡ 규모로 총 2개 상영관 93석(1관 58석․2관 35석)과 2D, 3D 등을 상영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군 단위에선 적지 않은 예산으로 최신식 설비를 구비한 것이다.

그러나 40여 년 만에 문을 연 작은영화관 ‘영암 기찬시네마’가 개관한 지 1년여 만에 폐쇄 위기에 처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위탁 운영업체가 당초 5년간의 계약 기간을 파기하고 폐업을 결정하는 바람에 영암군이 어쩔 수 없이 이달 말부터 임시 운영에 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위탁업체는 자체에서 운영하는 주력사업 부진으로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 포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는 관람객 수 부족에 의한 경영악화가 주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년간 1만9천여 명이 영화관을 찾아 월평균 관람객 수 1천595명, 1일 평균으로 따지면 고작 53명에 불과했다. 관람료는 7천 원이지만 영화 배급사에 50%(3천500원)를 내주고 나면, 나머지 수익금 30%는 영암군에 배분해야 한다.

결국, 인건비조차 감당할 수 없는 관람객 수에 매점에서 얻는 수익도 미미한 수준이어서 영화관 운영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영화관 장소도 ‘달마지 복지센터’의 뒤 자투리땅에 들어서 입지 선정에 문제가 있는데다 복지센터에 커피점이 입주해 후발 위탁업체 선정에도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 군 관계자가 기존 운영업체 몇 군데를 접촉했지만 이 같은 수익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위탁 운영을 꺼리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주민들의 문화생활 만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작은 영화관’을 영암읍에 건립했지만 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할 것이다. 

작은 영화관은 단순한 극장의 기능을 뛰어넘어 생활권 내에서 여가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문화향유 공간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여러모로 아쉬움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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