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찬랜드~대동제~용암사지 구간
‘하늘아래 첫 부처길’ 새로 명명
‘부처’ 보다는 ‘국보’ 상징성 높아

국보 제144호인 월출산 마애여래좌상과 구정봉의 큰바위얼굴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큰골 길’이 ‘하늘아래 첫 부처길’로 이름이 붙여져 33년 만에 열렸다.

마애여래좌상과 구정봉 큰바위얼굴을 최단 거리로 만나볼 수 있는 이 길은 월출산이 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영암읍 대곡제 일대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기 전까지 많은 사람들이 월출산을 오르내렸던 애환이 서린 곳이다.

새로 명명된 ‘하늘아래 첫 부처길’은 기찬랜드∼대동제∼큰골∼용암사지에 이르는 5㎞ 구간으로 왕인박사·도선국사·최지몽·김시습·정약용 등 명사들이 월출산을 오르는 길이라는 의미에서 ‘명사 탐방로’로 명명됐다가 이번에 다시 붙여진 이름이다.

영암군과 월출산국립공원은 지난 9월 23일 새 ‘하늘아래 첫 부처길’을 개통했다. 기찬랜드~대동제 구간은 영암군에서, 대동제~큰골~용암사지 구간은 월출산국립공원에서 각각 길을 열었다. 당초 2021년까지 마무리 될 계획이었지만 그동안 환경부, 산림청 등과 행정적 문제로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최근에야 개통을 맞게 됐다.

통일신라 후기 것으로 알려진 마애여래좌상은 월출산 구정봉 아래 해발 600m에 위치해 국내 국보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다. 이 같은 역사적 상징성을 반영해 영암군이 새 탐방로를 ‘하늘아래 첫 부처길’로 명명했다. 이곳 막바지에서 조금 우회해 나아가면 구정봉의 ‘월출산 큰 바위얼굴’ 등 색다른 월출산 명소도 구경할 수 있다. 월출산기찬랜드 주차장에서 출발해 용암사지까지 이르는 ‘하늘아래 첫 부처길’은 편도 2시간 남짓이면 누구나 오를 수 있는 완만한 오르막길이다. 바위가 많은 다른 산행로와는 사뭇 다른 흙길·숲길이 대부분이고, 길의 3분의2 지점까지는 계곡을 끼고 있어 색다른 월출산을 만날 수 있다.  

최근 도시민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차로 1~2시간 정도에 닿을 수 있는 완만한 걷기 길의 요건을 충족하면서도, 새로운 모습의 월출산을 경험할 수 있어 많은 등반객들이 이 길을 찾을 것으로 영암군은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하늘아래 첫 부처길’에 대한 이름과 관련, ‘부처’ 대신에 ‘국보’로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보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마애여래좌상의 역사적 상징성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부처’ 보다는 ‘국보’가 더 낫다는 지적이다.

특히 마애여래좌상을 거쳐 ‘월출산 큰바위얼굴’로 이어지는 등반로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홍보에 적극 나서 탐방객들이 월출산의 곳곳을 살필 수 있도록 세심한 후속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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