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가까이 허허벌판으로 버려진 영암·해남 기업도시가 최근 해남 구성지구를 중심으로 대규모 프로젝트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달 24일 해남 산이면 솔라시도 홍보관에서 재생에너지 100(RE100) 전용산업용지 160만여㎡(50만평)에 1GW(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집적화단지를 조성하는 '솔라시도 데이터센터파크' 투자·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데이터센터파크는 40㎿급 데이터센터를 기준으로 25개 동을 조성하는 초대형 민관협력 프로젝트로 2037년까지 데이터센터와 기반시설 구축에 10조원 내외의 민간자본이 투자될 예정이라고 한다.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는 2022년 말 기준 1천762㎿(147개)에서 2032년에는 7만7684㎿(1,224개)로 급성장이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해남 구성지구에 들어설 사업은 공사단계에서부터 14조5천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6만8천명 이상의 간접 고용효과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 1GW 운영 시 5천명 이상의 직접고용을 비롯한 1만6천명의 고용유발, 연간 3조2천억원 이상의 생산과 부가가치 유발효과 발생도 예상되고 있다. 완공 후에는 약 3천750억원, 본격 운영되면 매년 약 200억원의 지방세 수입이 예상돼 지방재정 여건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라고 한다.

또 해남 구성지구에는 환경부에서 총사업비 450억원을 투입하는 탄소중립(녹색융합)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됐다. 2028년 준공을 목표로 3만4천㎡ 면적에 조성될 클러스터 내에는 R&D(연구개발) 시설과 실증 테스트베드, 시험·인증센터, 기업지원시설 등이 들어선다. 그런가 하면, 2020년 태양광 발전소를 중심으로 한 국내 최대 규모의 재생에너지산업단지, 2021년 18홀 규모의 골프장(솔라시도CC) 개장, 올해 개장 예정인 복합문화공간 ‘산이 정원’ 등은 그동안 잠자던 해남 기업도시 조성에 새로운 전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영암 기업도시의 핵심인 삼호지구는 지난 2019년 골프장(사우스링스) 45홀이 개장되고, 현재 18홀이 추가로 공사 중이며, 인근 삼포지구도 자동차 관련 업종 몇 군데가 입주해 있을 뿐 별다른 진척이 없다. 20년 가까이 허송세월만 하던 영암·해남 기업도시 조성사업이 이제는 한쪽으로 기울어져 개발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주거여건 조성을 위해 종합병원과 외국어학교 유치 등 해남군의 발빠른 대응에 반해 전남도의 처분만 바라볼 뿐 뒷짐만 쥐고 있는 영암군의 느긋한 행정이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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