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생태관광의 문을 열다’(7)
-서천군 조류생태전시관

금강 하우게 위치한 서천군 조류생태전시관, 원내 사진은 전시관내 뮤지엄샵
금강 하우게 위치한 서천군 조류생태전시관, 원내 사진은 전시관내 뮤지엄샵
금강하구 물속에서 저어새가 주걱 모양 부리를 넣고 좌우로 저으면서 먹이를 찾고있다.

해양 생태의 보고, 갯벌

“와, 여름이다!!!” 차가운 에어컨 바람보다 얼굴에 살랑살랑 스쳐 가는 자연의 바람이 그리운 여름날. 방학을 맞은 아이들은 어서 빨리 산으로 바다로 떠날 시간만 손꼽아 기다리며 오랜만에 만나게 될 친척들과 재회를 손꼽아 기다린다. 산도 좋고, 계곡도 좋다. 그러나 ‘여름’ 하면 뭐니 뭐니 해도 푸른 바다가 최고 이번 여름은 특별히 ‘생태계의 보고’이자 살아있는 ‘자연 교과서’로 불리는 갯벌로 떠나보자.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천연 생태공원이자 천혜의 놀이터인 갯벌, 자연을 사랑하는 가장 쉬운 방법 최근 여행의 트렌드는 ‘에코투어리즘’이다. 에코투어란 환경 피해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자연을 관찰하고 이해하며 즐기는 여행 방식이나 문화를 말한다. 소중한 생명의 터전인 자연을 돌아보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거나 꾸밈없는 참 자연의 위대함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것. 에코투어로 갯벌만큼 좋은 곳도 없다.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 어디선가 짭조름한 바닷냄새가 실린 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드넓은 갯벌은 마치 도톰한 솜이불 같기도 하고, 살아 숨 쉬는 거대한 생명체 같기도 하다. 이 갯벌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물이 살고 있다. 쭈그리고 앉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갯벌의 들숨과 날숨이 또렷이 보인다. 삐죽 얼굴을 드러낸 자그마한 게 한 마리가 갯벌에서 무언가 집어 입에 넣다가 약간의 움직임에도 흠칫 놀라 서둘러 사라지고, 태양 아래 일광욕 중인 조개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자연과의 공존을 선택하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이루어져 동해, 서해, 남해가 각자의 매력을 뽐내고 각기 다른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중 우리나라 서해안의 갯벌은 세계 5대 갯벌 중 한 곳이다. 이전에는 드넓은 갯벌을 보유하였지만, 지금은 갯벌 대부분이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많이 매립되었다. 하지만 서천군은 다르게 생각하였다. 개발과 생태 보전의 갈림길 중 후자를 선택하였다. 당장 눈앞에 보여지는 개발로 얻게 되는 이익보다 자연과의 공존을 선택하였을 때 우리에게 무형의 이익이 크다고 판단하여 자연과의 공존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그로 인해 2021년 7월 31일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으며,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보성·순천 등 다섯 개 지역에 걸쳐있는 4개의 갯벌이 등재되었다.

미생물과 저서동물 등 온갖 생명체를 향해 마음껏 살아갈 수 있는 믿음직한 터전이 되어준 갯벌의 신비로운 해안지대가 품은 생명력은 자연을 정화하고 멸종위기에 처한 바닷새와 철새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특히 이곳 서천은 우리나라 중 유일하게 해안선 끝까지 매립되지 않고 자연 해안선이 남아있는 유일한 곳이며, 도요물떼새의 3분의 1이 서천을 중간기착지로 이용하고 서천에 있는 노루섬에는 저어새의 번식지로 확인되고 새로 태어난 개체와 서식지를 이용하는 저어새는 500개체 이상이 관찰되었다.

인기 많은 조류생태전시관

서천에는 금강과 갯벌로 인해 다양한 동물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특히 천연기념물로 등재되어 관리되고 있는 저어새부터 멸종위기종 2급인 알락꼬리마도요, 청다리도요, 괭이갈매기 등 다양한 물새들을 관찰을 할 수 있다. 

자연과의 공존을 선택한 서천군은 조류생태전시관을 2009년에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조류생태 전시관은 1층 코엑스 토피아, 2층 버드 필리아, 3층 엔조이 유토피아로 구성되어 있다. 조류생태전시관 1층은 관람객이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며, 다양한 체험교육 프로그램 공간이다. 뮤지엄샵에서 기념품 구매도 가능하다. 2층은 서천의 자연환경과 새들의 생활을 한눈에 보는 디오라마와 실물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는 라운지다. 이곳에서는 서천갯벌 파노라마와 새들의 생존을 위한 여정에 대한 영상물 시청도 가능하다. 3층에는 새들의 생태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놀이식 체험학습 공간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아이들의 교육 현장으로 입소문을 타 가족 단위나 유치원 초등학교 등에서 많은 방문을 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에코히어로즈의 모험이라는 프로그램이 첫선을 보이고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그 인기에 힘입어 현재는 에코히어로즈 시즌2가 진행 중이다. 참가자 본인이 히어로가 되어 8개의 임무를 전부 완료하고 지도를 완성하면 랜덤 뽑기를 통해 여러 가지 기념품도 받을 수 있다.

이곳 서천군 조류생태전시관은 충남도 서천군지역해양환경교육센터, 지역환경교육센터 지정, 환경부 생태관광지역, 자연환경해설사 기본과정 양성기관, 환경부 선정 환경교육프로그램 인증 등을 받았다. 아이들의 생태교육 현장의 장소인 조류생태전시관은 이외에도 금강 주변 생물다양성을 위한 농경지 주인과 계약하여 볍씨 일부 존치사업과 철새 먹이 주기 사업, 저어새가 번식에만 힘쓸 수 있도록 노루 섬 인근에 둥지 재료 보급과 노루섬을 준보전 무인 도서로 변경 보호조치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생태관광협의체 또한 매년 4~5회 이상 쓰레기 정화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금강하구에는 간혹 머리를 물속에 처박고 휘휘 저어 먹이를 찾고 있는 저어새를 관찰할 수 있어 관람객들 모두가 신기해한다. 이와 관련, 조류생태전시관의 한 관계자는 “금강의 물이 많이 빠진 상태에서 가끔 볼 수 있을 뿐 저어새의 먹이활동 모습은 쉽게 관찰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서천군 조류생태전시관 전홍태 주무관은 “서천군의 갯벌은 생물다양성이 높으며 특히나 생체량 효율성이 높은 생물이 많아 사계절 많은 철새의 중간휴식처로 이용되고 있다.”면서 “이런 중요한 장소가 사라진다면 멸종위기에 처한 많은 동물이 개체수가 더욱 급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노력을 할 것이며 자연과의 공존을 선택한 군의 어려운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끝>                        문배근·신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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