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와 관련한 규탄 성명이 영암에서도 잇따르고 있다.영암군의회는 4월 6일 본회의장에서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5%이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8%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전량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이 지난 3월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하여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의요구안을 심의·의결했다며 이 같은 행위는 대한민국의 식량 안보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주장하는 ‘포퓰리즘 법안’에 대해 농업·농촌을 살리는 일은 단순히 형평성과 예산의 논리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강력히 성토했다.
이에 앞서 영암군농민회, 한농연 영암군연합회, 영암군 쌀생산자협회 등 영암군 농민단체 대표 50여 명은 지난 4월 4일 오후 2시 군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쌀생산을 줄이기 위해 쌀값을 내리고 있는 정부의 정책은 농민과 농업의 미래가 아닌 현재 농민의 삶과 농업을 파탄내고 말 것이라며 규탄했다.

이들은 “지난해 쌀값이 폭락하고 농민들의 삶이 무너질 때, 우리 영암 농민들은 평리 뜰에서 다 자란 자식같은 벼를 갈아엎고, 부모님이 물려주신 머리카락을 자르며 쌀값 보장을 위해 함께 싸웠다.”면서 “작년 벼를 갈아엎었던 농민들의 트랙터는 농업 말살 정권 윤석열의 용산 대통령실을 갈아엎어 버리기 위해 힘찬 시동을 걸고 있다.”고 밝혔다.

쌀 생산비는 매년 상승한 반면 폭염과 가뭄·태풍 등 잇단 기상이변으로 인한 생산 여건은 해마다 악화되면서 전남 쌀 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더구나 고령화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쌀농사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쌀농사를 포기하는 농민도 해마다 늘어나면서 식량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쌀은 여전히 우리 민족의 주식으로, 에너지의 원천이자 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정부의 태도는 위기감이 전혀 없다.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수입산으로 대체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을 하고 있다. 식량 전쟁의 위기가 몰려오고 있지만 농촌의 홀대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쌀 가격 하락은 전국 최대 쌀 생산지인 전남지역 농가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농업·농촌의 정책은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지 심히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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