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 기부금제도의 일본 우수사례)  

현의송 / 학산면 광암마을生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 전 농민신문사 사장 한 ·일농업농촌문화연구소   공동대표
현의송 / 학산면 광암마을生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 전 농민신문사 사장 한 ·일농업농촌문화연구소   공동대표

일본의 농업신용보증기관과 교류를 시작하면서 1980년 처음으로 만난 이노우에스미다다(井上純忠)씨의 고향 미야사키(宮崎) 현(縣)미야코노죠(都城)를 방문한 적이 있다. 모처럼의 귀향길에 그의 부모산소를 함께 참석하고 의사인 그의 형의 저녁식사 대접도 받았다. 그는 자기 선친이 미야사키현 영주의 주치의이며 개고기 보신탕을 즐겨 먹었다는 이야기도 했다. 이 지역에서는 닭고기 육회도 먹는 식습관이 있다. 그가 한국에 오면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 김포공항 근처에서 보신탕을 먹으면서도 비밀로 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의 안내를 받아 미야코노죠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벳부시 파스토랄호텔의 가키자키(金崎) 사장의 안내를 받아 2020년 8월 다시 미야코노죠를 방문, 고향 납세제 도입의 성공지역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본 제일의 ‘고기와 소주의 고장, 마지막 남겨진 자연과 전통문화를 지킨다’는 캐치프레이즈로 일본 전국에 널리 알려졌다. 

지역의 경영자원인 사람, 상품, 화폐를 활용해서 지역의 경제발전과 안전 안심의 지역을 만들어낸 미야코노죠 이케다요시나가(池田宣永) 시장은 관청에서도 시민이 요구하는 것을 받아들여 결과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취임 후 9년 이러한 지자체 경영의 생각을 축으로 목표를 분명히 했다. 특히 인재양성에 중점을 두고 <미야코노죠 인생철학>을 결정하고, 직원의 능력, 창의적 사고를 발현할 수 있도록 주도했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성장함으로써 조직이 성장하고, 창의적인 정책이 탄생하며, 시민에 대한 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향납세는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숫자로 지방행정의 결과를 나타내는 정책수단이라는 생각했다. 미야코노죠 시는 고향납세제도 도입이 직원들의 의식향상에 가장 효과적인 안성맞춤 정책으로 생각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케다 시장은 시장 취임 전 2008년부터 시행된 고향납세를 미야코노죠 시의 대외적인 홍보정책으로 2014년 재작성하고 추진했다. 그 후 연간 200만 엔 정도에 머물렀던 고향납세 기부액을 2015년과 2016년 2년간 5억 엔을 수입해서 전국 1등을 했다. 2020년에는 고향세납세 수입액 135억 엔(약 1350억 원)으로 전국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향납세제도 활용 성공에는 대담한 개념의 재정립이 있었다. 지방자치 행정에는 아무래도 공평, 평등이 원칙이라는 관습이 붙어있으나 이케다 시장은 여기서 벗어나기로 결심했다. 주민들의 반발과 불만은 있었으나 미야코노죠가 가장 자랑하는 <고기와 소주>를 특화한 고향납세제도를 구축하기로 했다. 소주는 본래 백제의 수수허리가 양조기술을 전해주어서 누룩을 이용한 양조업이 탄생했다. 그 후 기리시마(霧島)등 5개 주조회사가 생산한 소주 생산량이 전국 1위이다. 이러한 일점집중(一点集中)의 홍보와 추진 덕택에 <고기와 소주 미야코노죠>로 지명도가 올라가 포털사이트 락쿠덴(樂天)과 연대하면서 기부액은 단숨에 몇 배가 올라갔다. 현재는 고기와 소주 이외에도 폭을 넓혀 약 130개사의 답례품 제공사업자가 지역특산품을 생산하고 있다. 기부액의 60%는 락쿠텐(樂天) 플랫폼을 통해서 들어온다. 

사업자들은 협의회를 조직하고 홍보와 사회공헌 활동 등 여러 가지 봉사활동도 한다. 여기에 시청의 공무원도 포털의 담당자도 함께 관민일체가 되어 절차탁마(切磋琢磨;부지런히 학문과 덕행을 닦음)하면서 발전시키고 있다. 

모금된 기부액 중 50%는 시의 제정으로 쓰이고 나머지는 지역의 사업자나 주민의 서비스향상을 위해 사용하므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향납세는 △시의 대외적 PR 효과와 전 국민에게 인지도 향상 △지역 산업 활성화 △시의 세수증가 △지방공직자의 의식개혁이라는 일석사조를 얻는 지방행정의 중요정책이라고 말한다. 이케다 시장은 다른 지역에는 없는 풍요로운 농림축산업, 오염되지 않는 자연, 다음 세대를 담당하는 어린이를 3개의 보물로 생각하고 자랑으로 여긴다. 

고향납세제도는 태어난 고향도 아니고 거주하는 지역도 아니지만 애착심을 갖고 있는 지역에 기부로 응원하는 제도다. 이를 홍보하고 답례품을 고기와 소주로 특화해서 시의 이름과 매력을 전국에 발신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기부금액에 따라 보내는 답례품은 지역의 식료품이나 공예품(대궁, 목검, 도자기 등)을 조달함으로써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한다. 그래서 보내준 기부금을 지정된 목적에 부합하게 투자함으로써 기부자의 응원에 보답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기부자에 보내는 답례품은 지역에서 조달된 <고기와 소주>를 주 상품으로 하고 총 380종의 품목을 선정해서 전국의 후원자에게 고기와 소주의 이미지를 적극 알린다. 1건당 기부액은 1만 엔(약 10만원)이내가 84%이며 전국 일반인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미야코노죠는 고향납세를 통해서 지역의 홍보와 지명도가 향상되면서 관광촉진으로 연결되고 관계인구 증가를 위한 정책도 준비하고 있다. 이케다 시장은 농촌에 있는 보물을 발굴해서 새로운 포장을 하면 전국 어느 지역이나 성공지역으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선 행정이 자기 만족적인 관료의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즉 고향납세의 금액을 목적으로 하지 말고 전국의 도시민에게 농산촌 지역의 후원자로 만든다는 생각으로 끊임없는 접촉으로 이해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고향납세로 어린이 보육지원, 환경개선 지원, 지역 활성화 지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즉 방과후 아동클럽을 설치 운영하고, 어린이보육 지도센터를 매년 5개 지역에 설치해서 육아에 어려움이 없도록 적극 지원했다. 또 가임여성의 불임 치료비를 100% 시비로 지원했다. 

답례품 제공사업자는 총 84명이 참가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미야코노죠고향납세진흥협의회를 구성해 신상품개발 시설지원, 홍보비 조달, 지역의 봉사활동비 지원 등을 한다. 

고향세납세 초기에는 1천만 엔 정도였으나 2016년에 73억 엔이 되고 매년 1.7배씩 증가해서 2021년에는 135억 엔(약 1350억원)을 달성해서 전국 1위를 2년 연속하고 있다. 

2019년에는 락쿠덴(樂天)과 포괄연대협정을 체결하고 관광, 인테넷 쇼핑, 현금 없는 사회 등 락쿠덴이 갖고 있는 데이터를 활용해서 지역의 매력 발산과 관계인구 창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지역의 경영자원(사람, 상품, 금전)을 활용해서 지역의 발전과 안심의 확보를 위한 지자체 경영을 실천한다. 전국 지자체의 일률적인 경영시대에서 개성과 매력이 있는 지방에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대에 다른 지방 자치단체와 경쟁하면서 끊임없이 절차탁마하는 민간기업의 감각이 지방행정에도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케다 시장은 이러한 지자체 경영의 핵심정책을 시행했다. 특히 인재양성에 중점을 두고 미야코노죠 경영철학을 책정하고 직원의 능력개발과 적극적 행동력을 발휘하도록 의식개혁을 했다. 직원 각자가 성장함으로써 조직이 성장하고, 훌륭한 정책이 탄생하고, 시민에 대한 서비스향상이라는 성과로 연결된다고 주장한다. 

고향납세는 숫자로 결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직원의 의식을 더욱 향상시키는 안성맞춤 격인 정책이라는 생각이다. 미야코노죠 시는 고향납세를 통해서 지역의 홍보, 지명도 향상, 고객창출, 관광촉진으로 연결되어 관계인구를 증가시키는 정책수단이 되고 있다. 미야코노죠 시는 2019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미야코노죠 디지털화 선언>을 했다. 이케다 시장 스스로 시장이 아니고 CDO(최고 디지털 책임자)가 되어 행정의 디지털화를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다. 

지방의 행정의 디지털화는 수도권과의 물리적 거리를 해결하는 중요한 정책수단으로 생각된다. 동경이 아니어도 업무수행이 가능한 경우도 포함해서 디지털화는 지방으로서는 활력을 되찾아오는 필수적인 정책이라는 것이다. 

일본 고베(神戶)대학의 어떤 교수는 고향납세제도는 개선점도 많이 있으나 지금까지 지방의 발전을 위한 정책 중에서 가장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고향납세는 기부를 한 사람에게 특산물 등의 답례품이 배달되고, 수도권과 농촌 사이에 상품과 금전이 순환되는 점이 중요하다. 기부한 사람들의 설문조사를 보면 70`80%가 그 지역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도시지역 주민이 지방에 관심을 갖는 중요한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이며 관계인구 증가를 위한 중요한 정책수단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고향납세는 주민의 입장에서 유일하게 납부한 세금의 사용처를 납세자가 선택하는 세금이라고 볼 수도 있다. 국민들은 보통 지불한 세금이 어느 분야에 사용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고향납세는 자기가 사용처와 기부기관을 결정하므로 주민은 지불의 결과가 눈에 보인다는 통쾌감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후는 각 지자체도 기부금의 사용처를 가시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고향납세제도가 세금에 대한 국민들의 긍정적 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주장도 있다. 

일본의 고향납세제도와 우리의 고향사랑 기부금제도는 명칭은 다르지만 내용면에서 거의 유사하다고 보아도 된다. 일본은 지정학적으로 섬나라이고 도시집중이 우리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정부가 제정한 고향사랑 기부금제도의 내년 실행으로 농촌과 도시의 균형발전은 물론 국가안보상 필수적인 정책으로 인식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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