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 쓰는 영산강 유역 고대사
 230-영암의 정체성과 마한문화행사

시종 고분군 / 영암은 마한왕국의 심장 역할을 한 역사가 있다. 다른 지역에 없는 영암만이 가지고 있는 남해신사와 시종 고분군 등 유·무형의 역사 문화유산이 바로 마한의 역사이고, 고분에서 출토된 옹관 및 금동관편·옥 유물 등 고대 마한의 보물들이 영암의 역사유산이다.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브랜드 구축이 필요하다.
시종 고분군 / 영암은 마한왕국의 심장 역할을 한 역사가 있다. 다른 지역에 없는 영암만이 가지고 있는 남해신사와 시종 고분군 등 유·무형의 역사 문화유산이 바로 마한의 역사이고, 고분에서 출토된 옹관 및 금동관편·옥 유물 등 고대 마한의 보물들이 영암의 역사유산이다.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브랜드 구축이 필요하다.

지난 10월 22일 밤 월출산 도갑사에서 산사읍악회가 열렸다.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와 반주에      문자 그대로 '야단법석' 이었다. 야단법석을 설법한 부처님께서 빙긋이 웃고 있을 법하였다. 

문득, 필자는 우리나라 종교의 전래과정을 생각해보았다. 우리나라에 불교가 들어온 것은 필자가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영산 지중해를 통해서였다. 나주 불회사의 마라난타 초창 전래설화는 이와 관련이 있다 하였다. 그런데 불교는 들어오면서 기존의 전통신앙과 조화를 꾀하였다. 곧 무불융합(巫佛融合)을 꾀하였다. 사상적 마찰이 적은 까닭이다. 고려 후기에 들어 성리학이 수용될 때도 불교와 관계를 맺었고, 조선 후기에 천주학이 들어올 때도 성리학과 연관을 맺었다. 우리나라에 여러 종교가 있었지만, 종교 때문에 사회적, 정치적 갈등이 일어나지 않은 까닭은 이러한 역사적 전통 때문이다. 

깊은 밤 고요해야 할 사찰에서 야단법석이 있는 것도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쉽게 이해된다. 일반 대중과 호흡하는 불교계의 면모라 하겠다. 영암은 도선국사의 전승이 담겨 있는 도갑사를 비롯하여 월출산 전체가 불교 유적지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마한 이래의 해양제사 유적도 가득하다. 남한의 소금강이라는 절경을 지닌 국립공원 월출산이 이러한 스토리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곧 월출산은 인문환경과 자연환경이 조화된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 관광지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있다. 영암의 토착적 특성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 이번 11월 3일 전라남도와 영암군이 주관하는 마한문화행사는 이러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행사의 한 축을 맡아 진행하는 필자는 이러한 점을 부각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단체, 지역, 인원 규모가 엄청나다. 미술대회에 참여하는 인원만 200명이 넘는다, 공모된 캐릭터 작품 숫자나 수준도 대단하다.  

마한문화행사와 관련하여 작년에 필자가 본란을 통해 강조한 몇 가지 시사점을 다시 언급하고자 한다.

지역의 정체성과 차별화된 이미지

먼저, 마한축제 캐릭터와 심벌 개발을 강조하였다. 지역 브랜드가 장소 마케팅과 결부되어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수많은 종류의 특정지역 농수산물과 지역축제를 경쟁 지역과 차별화하기 위해 지역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시각적 디자인과 브랜드 요소인 슬로건, 로고, 심벌, 캐릭터를 통해서 고객의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 ‘함평 나비 축제’, ‘담양 대나무 축제’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  

지역 브랜드는 단지 하나의 상징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공 영역의 메시지이며 지역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여 지역 내 다양한 주체들이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구심점이 된다. 브랜딩은 지역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지역 이미지의 브랜드화를 추구할 때 지역의 재화, 서비스의 브랜드화까지 함께 추진해야 한다. 말하자면, 지역의 지명도와 외부의 호감도 등을 감안하여 지역 이미지를 확립할 수 있는 지역 자원을 발굴하여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암은 마한왕국의 심장 역할을 한 역사가 있다. 이를 형상화한 브랜드 및 심볼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번 행사에 소개될 캐릭터를 살펴보기를 바란다. 

다음으로 체계적인 문화행사 홍보가 필요하다. 구축된 지역 브랜드의 정보를 역내·외에 발신함으로써 브랜드의 인지도를 심화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작업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좋은 브랜드를 개발해도 소비자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영암군 홈페이지에 마한축제 홈페이지가 최근 구축되어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이번 마한행사도 신안 비금중학교 학생들도 참여한다. 적극적인 홍보의 효과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 없는 영암만이 가지고 있는 남해신사와 시종 고분군 등 유·무형의 역사 문화유산이 바로 마한의 역사이고, 고분에서 출토된 옹관 및 금동관편·옥 유물 등 고대 마한의 보물들이 영암의 역사유산이다. 이를 홈페이지에 소개하여 일반인에게 영암의 역사를 알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 특성을 결합한 축제브랜드 

축제브랜드와 지역 특성을 결합시켜야 한다.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 이를 계기로 인구 증가와 기업의 유치, 고용 증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연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 브랜드화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지역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소비 성향의 변화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소비자가 단지 품질과 가격만으로 소비를 결정해 왔다면, 현재의 소비자는 소비에 있어서 다양한 판단 기준을 갖고 있다. 도갑사 산사음악회도 이러한 추세의 반영이라 하겠다. 상품의 스토리, 상품의 세계관, 만든 사람의 심리, 지역 고유의 스토리가 갖는 흥미, 과거에의 향수 등 복합적인 면들을 고려해야 한다.  

지역 브랜드를 관광브랜드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그 지역이 지닌 브랜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 일본에서는 독자성, 애착도, 구입 의향, 방문 의향 그리고 거주 의향 등 5가지를 계량화하여 지역의 강점을 제시해주고 있다. 이를테면 방문 의향 수치가 높은 지역일수록 관광브랜드의 강화가 관광객 유치 가능성이 크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가령, 홋카이도는 자연 자원, 교토는 역사·문화 자원, 그리고 오키나와는 리조트 분야에 지닌 강점이 관광객들에게 잘 인식되어 관광객들이 많이 오고 있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

관광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스토리 개발이 시급하다. 언론, 여행사의 공급자 역할은 경제적 여유가 있고 인터넷의 보급 등으로 정보 취득이 용이한 요즘에는 과거보다 중요도가 약화되고 있다. 이를테면 최근 관광객들은 먹거리나 볼거리 하나만을 이유로 관광지를 결정하던 과거와 달리 인터넷 등을 통해 사전에 관광지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얻고 경험담을 통한 간접 경험을 한 후에 목적지를 결정한다. 따라서 관광객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그 지역의 스토리를 먼저 개발한 후, 그 스토리와 연결되는 명소와 음식점, 숙박 시설 등을 연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지역관광 브랜드의 성공을 위해서는 먼저 지역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지역 자원들의 연계를 통한 지역 이미지를 형성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 내외 서비스 공급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끊임없는 정보 발신과 방문객의 선호 파악 등 외부로부터의 정보 입수에 노력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관광산업의 경제 효과 측면에서 볼 때, 관광 소비의 부가가치계수 및 취업자 유발 계수가 민간소비, 민간투자 및 수출 분야보다 높으며, 관광산업의 진흥이 지역의 고용기회 확대는 물론 도시에서 지방으로 소득 이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나아가 인구가 줄어드는 현실에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 및 내국인 관광객의 여행횟수 증가를 도모하는 정책도 매우 중요하다. 

영암은 한국 고대사의 원형인 마한왕국의 심장부라는 역사, 그것을 확인하는 고분군과 출토유물, 남한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월출산, 월출산에서 바라본 다도해의 황홀한 풍광, 영산 지중해 입구 바다 및 영산강에서 잡히는 풍부한 어족, 시종의 황토흙에서 생산되는 고구마, 메주, 배 등 특산물과 이러한 농산물을 이용한 전통 마한 음식 등 마한문화행사를 성공시킬 수 있는 다양한 요소가 있다. 이번 마한문화행사는 이러한 영암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군민 모두가 관광해설사가 되어야 한다.                                          
<계속>
글=박해현(문학박사·초당대 교양교직학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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